드디어 국산화! FA-50 AESA 레이더, "미국 레이더와 하늘에서 맞대결"

우리나라 전투기 FA-50에 들어갈 순수 국산 레이더가 드디어 하늘을 날 준비를 마쳤습니다.

그동안 "Made in Korea" 전투기라고 자랑했지만, 정작 핵심 부품인 레이더는 미국산을 써야 했던 아쉬운 현실이 있었죠.

수출할 때마다 미국 정부 눈치를 보고, 수리할 때마다 외국 기술자를 불러와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집니다. LIG넥스원이 3년간 공들여 개발한 AESA 레이더가 오는 10월부터 네덜란드에서 본격적인 비행 시험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미 미국 레이시온사의 '팬텀 스트라이크' 레이더가 한발 앞서 시험을 시작했지만, 우리 기술도 만만치 않다는 것이 업계의 평가입니다.

특히 이번 국산 레이더는 FA-50처럼 작은 전투기에 딱 맞게 설계된 '공랭식' 방식을 채택해 크기와 무게를 대폭 줄였습니다.

성능은 유지하면서도 컴팩트하게 만든 것이죠. 만약 이 시험이 성공한다면, 앞으로 FA-50 수출에서 미국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되고, 유지보수 비용도 4분의 1로 줄일 수 있습니다.

심지어 20년 넘게 구식 레이더를 쓰고 있던 우리 공군의 FA-50도 최신형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기회가 열리는 것입니다.

10월부터 2년간 네덜란드 하늘에서 실력 검증


LIG넥스원이 개발한 공랭식 능동주사위배열(AESA) 레이더가 올 10월부터 본격적인 비행 시험에 들어갈 예정입니다.

LIG넥스원이 개발 중인 AESA 레이더 'ESR-500A'가 항공기 가장 앞에 부착돼 있다.

시험 장소는 네덜란드 왕립 항공우주센터로, 약 2년 동안 하늘 위에서 실제 성능을 검증받을 예정입니다.

이 레이더는 공중과 지상, 바다 위의 다양한 목표물을 동시에 찾아내고 추적할 수 있는 첨단 장비입니다.

마치 레이더가 여러 개의 눈을 가진 것처럼 한 번에 여러 방향을 살펴볼 수 있는 거죠.

시험 기간 동안 얼마나 멀리 있는 목표물까지 잡아낼 수 있는지, 여러 목표물을 동시에 처리할 수 있는지 등을 반복적으로 점검할 계획입니다.

작고 가벼운 것이 장점, FA-50에 딱 맞춤


LIG넥스원 레이더의 가장 큰 특징은 '공랭식' 설계입니다.

일반적으로 레이더는 작동할 때 많은 열이 발생하는데, 기존에는 물로 식히는 방법을 주로 사용했습니다.

하지만 이 레이더는 공기만으로도 충분히 식힐 수 있게 만들어졌죠.

이게 왜 중요할까요? 물로 식히려면 별도의 냉각 장치가 필요한데, 이런 장치들이 무겁고 공간을 많이 차지합니다.

공기로 식히는 방식은 이런 부담이 없어서 레더 전체를 훨씬 작고 가볍게 만들 수 있습니다.

FA-50처럼 상대적으로 작은 전투기에는 이런 컴팩트한 설계가 필수적이죠.

또한 약 500개의 송수신 모듈을 전자적으로 제어할 수 있어서 기존 레이더보다 훨씬 넓은 영역을 한 번에 탐지할 수 있습니다.

미국 레이더가 먼저 출발, 하지만 늦지 않았다


현재 폴란드와 말레이시아에 수출될 FA-50에는 미국 레이시온사의 '팬텀 스트라이크' 레이더가 장착될 예정입니다.

레이시온은 지난달부터 이미 시험 비행을 시작했다고 하니, 시기적으로는 한발 앞서 있는 상황이죠.

하지만 군 관계자들은 "개발 속도가 충분히 빠르다"며 자신감을 보이고 있습니다.

당장은 계약상 약속된 미국산 레이더가 탑재되겠지만, 향후에는 국산 레이더로 교체될 가능성이 크다는 설명입니다.

수출 제약 해소, 이제 눈치 안 봐도 된다


국산 AESA 레이더 개발이 성공하면 FA-50 수출에서 겪고 있는 여러 제약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예상됩니다.

가장 큰 변화는 미국의 수출 허가를 받지 않아도 된다는 점입니다. 현재는 미국산 레이더를 사용하기 때문에 FA-50을 수출할 때마다 미국 정부의 승인이 필요했죠.

이 과정에서 시간이 오래 걸리고, 때로는 미국의 정책 변화에 따라 수출 자체가 막히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실제로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이 2022년 폴란드와 FA-50 48대 수출 계약을 맺었지만, 미국제 장비들을 다른 장비와 통합하는 작업이 예상보다 오래 걸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유지보수 비용도 4분의 1로 뚝


국산 레이더의 또 다른 장점은 유지보수가 훨씬 쉽고 저렴하다는 점입니다.

외국산 레이더는 보안상 이유로 분해나 조립이 금지되어 있어서, 수리할 때마다 해당 국가의 전문 인력이 한국으로 와야 합니다.

업계 관계자는 "외국산 부품을 쓴 전투기를 수리하려면 인력과 부품을 모두 해외에서 들여와야 해서 국산 제품보다 최소 4배 이상 비용이 더 든다"고 설명했습니다.

국산 레이더를 사용하면 이런 비용 부담을 크게 줄일 수 있는 것이죠.

우리 공군도 덩달아 업그레이드


흥미롭게도 이번 국산 레이더 개발은 우리 공군에게도 좋은 소식입니다.

현재 공군이 운용 중인 FA-50은 20여 년 전 도입된 기종으로, 전자식이 아닌 이스라엘산 기계식 레이더가 장착되어 있습니다.

FA-50에 장착된 이스라엘 기계식 레이더

수출용 FA-50은 각국의 요구에 맞춰 성능이 개량되었지만, 정작 우리 공군의 FA-50은 상대적으로 구식 장비를 사용하고 있었던 셈이죠.

국산 AESA 레이더가 성공적으로 개발되면 우리 공군의 FA-50도 최신형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FA-50은 KAI와 미국 록히드마틴이 공동 개발한 고등 훈련기 T-50을 개조한 모델로, 현재까지 필리핀, 인도네시아, 태국 등 6개국에 140대 이상 수출되었습니다.

최근에는 필리핀이 12대를 추가 도입하는 등 수출 실적이 꾸준히 늘고 있어, 국산 레이더의 성공 여부가 더욱 주목받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