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욱여넣다', '객쩍다'…맞춤법 고수도 쩔쩔맨 전국민 받아쓰기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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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택견에 있어서 만치는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인물이다. 스스로를 별 볼 일 없다며 과소평가하던 그는 펜실베이니아에서 열린 워크숍에 느지막이 참석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화면 속에서 글을 낭독하자 서울 경복궁 흥복전 앞에 모인 130명의 참가자의 손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받아쓰기를 시작했다.
총 3천여명이 참여한 권역별 예산을 통과한 120명과 외국인 받아쓰기 대회 참가자로 구성된 특별 출연자 10명 등 130명이 이날 대회에 도전장을 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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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그는 택견에 있어서 만치는 전 세계에서 내로라하는 인물이다. 스스로를 별 볼 일 없다며 과소평가하던 그는 펜실베이니아에서 열린 워크숍에 느지막이 참석했다."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화면 속에서 글을 낭독하자 서울 경복궁 흥복전 앞에 모인 130명의 참가자의 손이 분주하게 움직이며 받아쓰기를 시작했다.
제578돌 한글날(10월 9일)을 기념한 한글주간(4∼10일) 첫날인 4일, '맞춤법의 고수'들이 국립국어원과 KBS가 공동 개최한 '전 국민 받아쓰기 대회'에서 실력을 겨뤘다.
총 3천여명이 참여한 권역별 예산을 통과한 120명과 외국인 받아쓰기 대회 참가자로 구성된 특별 출연자 10명 등 130명이 이날 대회에 도전장을 냈다.
참가자들은 두 개의 받아쓰기 문제를 40분가량 풀었다. 각각 7∼8문장으로 구성된 두 문제는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출제됐다고 한다. 첫 문제는 유 장관이, 두 번째 문제는 장소원 국립국어원장이 미리 녹화된 영상으로 읽어주는 방식으로 출제됐다.
이어 대회 진행을 맡은 KBS 유지원·임지웅 아나운서가 천천히 한 문장씩 반복해서 다시 읽어주고, 답안지를 작성할 시간 15분이 주어졌다. 이후 곧바로 채점과 수상자 발표까지 이뤄졌다.
문제로 출제된 문장에는 '욱여넣다', '객쩍다', '오도카니', '숫제' 등 일상적으로 쓰이면서도 헷갈리기 쉬운 낱말들이 등장했고, '펜실베이니아', '워크숍', '브로슈어' 등 한글 표기가 어려운 외래어들도 포함돼 변별력을 높였다.
문제가 출제되자 참가자 몇몇은 고개를 갸웃하고, 몇몇은 썼다 지웠다 반복하는 등 진지한 모습으로 대회에 임했다. 주최 측은 대회장과 주변에서 정숙을 유지해달라고 안내했고, 대회가 진행되는 내내 회장에는 새 우는 소리만 들릴 정도로 적막이 감돌았다.
답안은 제출한 뒤 진행된 인터뷰에서 참가자들은 문제가 어려웠다고 입을 모았다. 한 참가자는 "표준어 규정을 자주 봐서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도 대회가 끝나고 검색해보니 틀린 것들이 많았다"며 "지금이라도 배웠으니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 뜻깊은 대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날 대회에 특별 출연자로 참가한 국립국어원 홍보대사인 다니엘 린데만, 대한민국 서도대전 한글 부문 입선자 후지모토 사오리 등도 문제가 어려웠다고 털어놨다.
다니엘 린데만은 유창한 한국어로 "다시는 안 보고 싶다"며 "문제가 많이 어려웠다"고 토로했고, 후지모토 사오리 역시 "제가 (한국어에) 꽤 자신이 있었는데, 자신감이 사라졌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우승자에게 수여하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상은 이재명 씨에게 돌아갔다.
유 장관에게 호명된 으뜸상 수상자 이재명씨는 스스로를 "초등학교에서 애들을 가르치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문제가 굉장히 어려웠지만, 다행히도 제가 공부한 부분에서 많이 나온 것 같다. 퇴근 후 하루에 두 시간 정도씩 공부한다"고 우승 비결을 설명했다.
시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유 장관은 "그간 한글날 하루만 관련 행사를 했다면 적어도 1년에 일주일만이라도 한글을 많이 생각해보자는 의미로 받아쓰기 대회도 열고 다른 학술대회나 행사도 많이 열게 됐다"고 대회 개최 배경을 설명했다.
jaeh@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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