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 몰래 손주 보러 갔다가.." 어린이집 앞 벤치에서 마주친 사람

며느리가 손주를 어린이집에 보내기 시작한 뒤로 손주 얼굴을 보기 어려워졌습니다. 보고 싶은 마음에 며느리에게 말도 하지 않고 어린이집 앞에 찾아갔습니다.하원 시간을 기다리며 맞은편 벤치에 앉아 있었는데, 그곳에서 뜻밖의 사람과 마주쳤습니다.

몰래 찾아간 어린이집

아들 내외는 맞벌이라 주말에도 바빠 손주를 자주 데려오지 못했습니다. 전화로 보고 싶다고 하면 며느리는 다음에 가겠다고만 했습니다. 서운한 마음이 쌓이던 차에 어린이집 위치를 알게 되었습니다. 저는 멀리서 얼굴만 보고 오겠다는 마음으로 집을 나섰습니다. 혹시 들킬까 봐 모자를 깊이 눌러쓰고 갔습니다.

벤치에서 마주친 사람

맞은편 벤치에는 낯익은 얼굴이 먼저 앉아 있었습니다. 며느리의 어머니, 사돈이었습니다. 사돈도 저처럼 손주가 보고 싶어 몰래 왔다며 멋쩍게 웃었습니다. 두 사람은 서로 말없이 한참을 마주 보다가 동시에 웃음을 터뜨렸습니다. 그동안 며느리가 양가를 오가며 얼마나 애썼을지 그제야 짐작이 갔습니다.

그날 이후 달라진 것

손주가 나오자 사돈과 저는 멀리서 손만 흔들고 돌아섰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사돈과 처음으로 차 한 잔을 함께 마셨습니다. 서로 손주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서운함보다 고마움이 커졌습니다. 그날 저녁 저는 며느리에게 고생이 많다는 문자를 보냈습니다. 그 뒤로 며느리가 먼저 손주 사진을 자주 보내 주었습니다.

손주를 보고 싶은 마음은 양가 부모 모두 같습니다. 그 사이에서 애쓰는 자식 부부의 사정도 한 번쯤 헤아려 볼 필요가 있습니다.서운한 마음이 들 때는 먼저 고생한다는 말 한마디를 건네 보시면 어떨까요. 그 한마디가 더 자주 손주 얼굴을 보게 해 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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