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김고은 “오래 봐야 사랑에 빠져요”(‘대도시의 사랑법’)

한현정 스타투데이 기자(kiki2022@mk.co.kr) 2024. 10. 1.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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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팅·미팅 경험 無...나 다워야 하는 게 가장 중요”
김고은이 천만 영화 ‘파묘’ 이후 ‘대도시의 사랑법’으로 스크린 컴백한다. 사진 I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파묘’의 히로인 배우 김고은(33)이 험한 기운을 벗어던지고 러블리 아우라를 가득 안고 돌아왔다. 신작 ‘대도시의 사랑법’(감독 이언희)을 통해서다.

‘대도시의 사랑법’(감독 이언희)은 눈치 보는 법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재희와 세상에 거리 두는 법에 익숙한 흥수가 동거동락하며 펼치는 그들만의 사랑법을 그린 영화다. 이 작품에서 김고은은 재희로, 노상현은 흥수로 분해 성별을 넘어선 ‘찐친’ 케미를 선보인다.

지난 30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 카페에서 만난 김고은은 “재희는 나와 닮기도, 너무 다르기도 한 인물”이라고 운을 뗀 뒤 “20대에 무수한 시행착오를 겪으며 혼란의 시기를 보낸 건 같고, 그 돌파구를 연애에서 찾은 건 다르다. 여러모로 빠져들 수밖에 없는 캐릭터”라고 소개했다.

시선을 싹쓸이하는 과감한 스타일과 남 눈치보는 법이 없는 자유로운 영혼의 ‘재희’. 그 튀는 개성 때문에 모두의 관심을 한 몸에 받지만 정작 그 관심이 그녀에게 득이 되는 건 별로 없다. 후회하지 않기 위해 노는 것도, 공부하는 것도, 뭐든 진심을 다하지만 여물지 않은 만큼 시행착오를 겪는다. 많이 도전하는만큼 좌절도 잦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교훈을 얻기까지 적잖이 아프다.

그런 재희에게 눈길은 가지만 특별히 흥미는 없는 ‘흥수’. 사실 그는 성소수자다. 그 비밀을 누구에게도 들키고 싶지 않아 철벽을 치고 산다. 그런데 그걸 하필 재희에게 들켜버린다. 하지만 재희는 그런 흥수를 누구보다 존중한다. 흥수 또한 남들이 만들어내는 무성한 소문을 뒤로 한 채 재희를 믿고 응원해준다. 서로가 이상형일 수는 없지만 오직 둘만 이해할 수 있는 모먼트의 연속, 그렇게 이들은 친구가 된다.

배우 김고은. 사진 I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김고은은 “재희는 좋으면 그냥 직진하는 스타일”이라며 “20대여서 그렇다는 건 핑계고, 보는 눈이 좀 낮아 그게 참 아쉽다”고 말해 웃음을 자아냈다.

그는 이어 “그나마 마지막엔 좋은 사람을 만나 다행이긴 한데 재희를 보면서 가장 많이 들었던 생각은 자유분방하고 뭐 하나에 꽂히면 밀고 가는 스타일인 동시에 사실은 자존감이 굉장히 낮다는 거였다. 사랑 받지 못한 결핍, 그걸 감추기 위해 겉으로 더 많이 포장하는 친구고, 그걸 당장 채우려고 연애에 올인한다”고 설명했다.

“20대 재희는 그 남자가 어떤 사람인지는 보지 않고, 이 사람이 날 얼마나 좋아하는 지에만 집중했다. 그게 훨씬 중요한 사람인거죠. 우선 순위가 나인지에 집착하고요. 그것이 재희의 가장 큰 성장통이었던 것 같아요. 흥수가 말하잖아요. ‘너 재수없어, 왜 이렇게 맞춰줘, 멋없어, 다 맞춰주느라 네가 점점 사라지고 있잖아, 넌 걔를 사랑하는게 아니야’라고요. 흥수와 갈등을 겪으면서 그 진실을 점점 깨우치게 되고요.”

자연스럽게 자신의 20대도 돌아봤다. 김고은은 “어린 시절, 청소년기까지 중국에서 살다 와서 그런지 완전히 한국적인 마인드는 아니었다. 나 또한 여러 혼란과 충돌이 있었던 것 같다”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이해가 안 되는 게 많았다. ‘왜 다 똑같길 바라지?’라는 생각도 했다. 다르게 생각하면 잘못된 것처럼 받아들이고, 별나다는 인상을 받더라. 20대에는 그게 억울했다. 나만의 시행착오와 충돌이 있었다. 내가 어려서 함부로 대하는 것 같은데, 동시에 어른스럽기를 바라는 모순도 있더라”라고 꼬집었다.

“어른이 되는 건 ‘자기 자신을 얼마나 잘 표현하는가’에 갈리는 것 같아요. 재희도 자기 생각을 내려놓고 세상과 연인과 타협하려고 하는데 그게 시행착오였죠. 그러다 나의 것을 표현하면서 방향을 잘 찾아가려 하죠. 저 또한 여전히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에 있다고 생각해요. 아직 멀었지만...(웃음)”

배우 김고은. 사진 I 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김고은의 실제 사랑법은 어떨까. “재희와는 다르다”며 딱 잘라 말하는 귀여운 그녀다. “전 (사람을) 봐요. 그것도 오래요. 관계가 깊어지기까지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에요. 저 다울 수 있는 게 가장 중요하고요. 편하고 믿을 때. 저의 본연의 모습들이 나와야지만 관계가 진전돼요.”

이에 ‘자만추(자연스러운 만남 추구) 스타일인가’라고 묻자, “소개팅이나 미팅을 한 번도 해본 적이 없다. 지금이라도 ‘나는 솔로’에 출연하면 되지 않을까 싶다”고 농담해 또 한 번 폭소를 안겼다.

작품 말미 ‘결혼식 장면’도 나온다. 소감을 물으니, “결혼 못 할 것 같다”고 고개와 손을 격하게 내저었다. 그러고는 “제대로 (웨딩)드레스 입은 건 처음이었는데 드레스돠는 또 달라 힘들었다. 다시는 못 할 것 같다”며 너스레를 떨었다.

더불어 “관객 입장에서 보자면 가장 좋았던 장면 중 하나”라며 “춤 추는 흥수, 그 분위기, 마지막 내레이션까지 다 좋았다. 뭉클하더라. 남녀 주인공의 히스토리가 다 담겨 있어 풍성했다. 완벽한 엔딩이 아니었나 싶다”며 만족감을 보였다.

‘대도시의 사랑법’은 오는 10월 1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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