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업계 "전기차 대신 하이브리드"…풀·마일드·스마트-플러그인

최근 국내외 자동차 업계가 하이브리드 신차 출시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전기차 수요 정체에 대비해 중간 단계 기술인 하이브리드를 공략하며 소비자 선택을 유도하는 전략이다. 업계는 풀하이브리드(HEV), 마일드하이브리드(MHEV),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등 다양한 기술을 앞다퉈 선보이고 있다.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

 올 뉴 레인지로버 스포츠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모델12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2024년 국내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은 38만6490대로 전기차(12만2775대)의 3.1배를 기록했다. 올 1분기에는 하이브리드 10만3768대, 전기차 2만8547대로 격차가 3.6배로 더 벌어졌다. 수입차 시장에서도 하이브리드 비중은 66.3%로 전체 판매 절반을 넘어섰다. 국내 완성차 5사의 하이브리드 점유율은 2024년 26.5%로 2020년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하이브리드 차량에 대한 인기가 높아지면서, 다양한 형태의 하이브리드 파워트레인도 선보이고 있다. 그 중 가장 많은 차종은 '풀하이브리드(HEV)' 방식이다. HEV는 엔진과 전기모터가 독립적으로 작동하며 연비 효율이 가장 높다. 

현대차 팰리세이드

현대차 팰리세이드그런 영향으로 차종도 가장 많다. 현대차는 팰리세이드 HEV를 4월부터 고객 인도 중이며, 기아는 쏘렌토·카니발 HEV로 1분기 판매 1~2위를 차지했다. 르노코리아는 그랑콜레오스 HEV 판매 비중이 90%에 달한다. 일본계 브랜드는 렉서스 ES300h(583대), 토요타 캠리 HEV(299대) 등이 수입차 시장을 주도했다. KG모빌리티는 토레스 HEV로 중국 비야디(BYD) 기술을 적용해 첫 진입했다.

푸조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

푸조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최근 유럽차 브랜드를 중심으로는 마일드하이브리드(MHEV)가 대세다. MHEV는 48V 배터리로 엔진 부하를 줄이는 기술이다. 스텔란티스 코리아는 푸조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를 지난달 출시하며 국내 MHEV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48V 배터리를 장착한 이 모델은 시속 30km 이하 구간에서 1km까지 전기 주행이 가능하다. 기존 MHEV와 달리 전기모터 단독 주행 기능을 추가해 '스마트 하이브리드'로 명명했다. 올 하반기 출시되는 푸조 408·3008 SUV에도 동일 시스템을 적용할 예정이다. 

토요타 `프리우스`

토요타 `프리우스`전기차와 하이브리드의 장점을 합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도 점차 인기가 높아지는 추세다. 외부 충전이 가능한 점이 특징으로 토요타는 2025년형 프리우스에 지오펜싱 기술을 도입해 도시 구간에서 자동으로 전기모드 전환된다. 메르세데스 GLC 350e는 50마일(약 80km) 전기주행이 가능해 일상 용도로 충분하다. 다만 국내에선 보조금 중단으로 판매 부진을 겪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2030년까지 친환경차 비중 56% 목표를 발표하며 HEV 생산시설 확대에 나섰다. GM을 제외한 국내 완성차 업체 대부분이 HEV 라인업을 확보한 가운데, 르노코리아는 그랑콜레오스 블랙 에디션 출시로 고급화 전략을 펼쳤다.

푸조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

푸조 308 스마트 하이브리드하이브리드 차량은 내연기관 대비 연비 개선 효과(최대 40%)와 전기차 대비 가격 경쟁력(평균 20% 저렴)으로 주목받는다. 델로이트 조사에 따르면 2025년 미국 소비자 하이브리드 구매 의향은 26%로 전년 대비 5%p 상승했다. 유럽은 2025년 CO₂ 규제 강화에 대응해 HEV·PHEV 비중을 60%까지 확대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하이브리드는 전기차 전환 과도기에서 최적의 대안"이라며 "2030년까지 주요 시장에서 내연기관 판매 금지가 예고된 만큼 기술 고도화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각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