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작스런 통일부 압수수색…2018년 평양 공연 때 무슨 일 있었나

공성윤 기자 2024. 10. 17.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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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아무개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통일부를 압수수색했다.

타이이스타젯을 설립한 이상직 전 의원이 창업주인 이스타항공이 문재인 정부 때 '방북 전세기 항공사'로 선정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이스타항공은 2015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방북 때와 같은 해 열린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 때 전세기를 지원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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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 이스타항공의 방북 전세기 항공사 선정 경위 파악 위해 통일부 압수수색 나서
이스타항공 창업주 이상직 전 의원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과 연결돼

(시사저널=공성윤 기자)

문재인 전 대통령의 전 사위 서아무개씨의 타이이스타젯 특혜 채용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통일부를 압수수색했다. 타이이스타젯을 설립한 이상직 전 의원이 창업주인 이스타항공이 문재인 정부 때 '방북 전세기 항공사'로 선정된 경위를 파악하기 위해서다.

17일 검찰에 따르면, 전주지방검찰청 형사3부(부장검사 한연규)는 지난 14일부터 16일까지 통일부와 그 소속기관인 남북관계관리단(구 남북회담본부) 등을 압수수색 해 관련 증거물을 확보했다. 이달 중순에는 조명균 전 통일부 장관의 주거지도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이스타항공이 어떻게 방북 전세기를 띄우게 됐는지, 이 과정에서 특혜는 없었는지 등을 확인할 계획이다.

도종환, 탁현민, 조용필 탄 방북 전세기 띄운 이스타

지난 2018년 3월 정부는 다음 달에 열릴 '남북 평화협력 기원 남측 예술단 평양 공연'을 위해 방북 전세기를 제공할 항공사를 모집했다. 이 과정은 공개 입찰이 아니라 각 항공사에 정부의 제안을 전달하는 식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이스타항공의 B737-800 여객기가 선정됐다. 이후 그해 3월29일과 31일에 양일에 걸쳐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탁현민 청와대 선임행정관, 가수 조용필, 걸그룹 레드벨벳 등 190여명이 이스타항공 여객기를 타고 방북했다. 올 때도 같은 여객기를 탔다.

당시 정부에 방북 전세기를 지원하는 건 민간 항공사 입장에서 부담스러운 일이었다. 앞서 2017년 9월 발효된 미국의 독자 대북제재 조항 때문이다. 해당 조항은 "외국인이 권리를 가진 항공기가 북한에 착륙했을 경우 180일 동안 미국 착륙이 금지된다"고 규정했다. 즉 방북 이력이 있는 항공사는 반년 동안 미국 노선에 취항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이는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정부는 문제 없다는 취지를 밝혔다. 방북 후발대가 출발한 2018년 3월31일 외교부 관계자는 "대북제재 틀을 준수하는 가운데 한미간에 원만히 협의를 가졌다"며 "이번 전세기 방북과 관련해 미국의 독자 제재상 문제가 없음을 확인했다"고 발표했다. 게다가 이스타항공은 미국 노선이 원래 없었기 때문에 부담이 적었을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그 밖에 이스타항공이 과거 북한 운항 경험이 있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스타항공은 2015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방북 때와 같은 해 열린 '남북노동자 통일축구대회' 때 전세기를 지원한 바 있다.

김정은이 2018년 4월1일 동평양대극장에서 열린 남측 예술단 공연 '봄이 온다'를 관람한 뒤 남측 예술단 중 '레드벨벳'과 이야기하고 있다. ⓒ 연합뉴스

평양 공연 뒤 "이스타가 남북교류 징검다리" 강조

이후 평양 공연을 위해 세 번째 방북을 한 뒤 이스타항공은 '방북 전문 항공사'로 이미지 메이킹을 했다. 이상직 전 의원은 2018년 10월 언론 칼럼을 통해 "10년 전 창업한 이스타항공이 남북교류의 징검다리가 된다는 자부심"이라고 썼다. 최종구 이스타항공 대표는 "백두산 관광 상품 개발 등에 대비해 전세기 운항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문재인 정부 때 통일부의 전세기 항공사 선정과 이 전 의원의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 선임 사이에 대가성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전 의원은 이스타항공 선정 직전인 2018년 3월5일 중진공 이사장으로 임명됐다.

또 이 전 의원이 실소유한 태국 저가 항공사 타이이스타젯은 업계 경험이 전무한 서씨를 고용해 급여와 주거비 등 2억여 원을 지원한 것으로 검찰은 파악했다. 이 돈이 사실상 문 전 대통령에 대한 뇌물이라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이번 통일부 압수수색으로 드러난 '이스타항공 선정 특혜 의혹'에 대한 규명은 뇌물죄 성립 요소인 대가성을 확인하는 주요 절차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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