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직하게 노력하는 이에게 기회가"…80대 장학금 기탁자의 당부

김동철 2024. 10. 17. 1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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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보다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지라도 누구를 원망하기보다 굳은 마음으로 헤쳐 나가기를 바랍니다. 이 세상이 거칠고 힘들지만 정직하게 노력하는 이에게 기회가 옵니다."

전북 임실군 출신의 80대가 고향에 장학금 기탁과 함께 학생들의 미래를 응원하는 편지를 보내와 잔잔한 감동을 준다.

그는 "이번에 적은 장학금을 드리지만, 여기에 담긴 마음과 희망을 함께 받아 공부에 요긴하게 사용하면 감사하겠다"면서 학생들을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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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실 출신 허광욱 광영공익재단 명예이사장, 고향에 5천만원 기탁
허광욱 광영공익재단 명예이사장이 보내온 편지 [임실군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임실=연합뉴스) 김동철 기자 = "남보다 어려운 상황에 처했을지라도 누구를 원망하기보다 굳은 마음으로 헤쳐 나가기를 바랍니다. 이 세상이 거칠고 힘들지만 정직하게 노력하는 이에게 기회가 옵니다."

전북 임실군 출신의 80대가 고향에 장학금 기탁과 함께 학생들의 미래를 응원하는 편지를 보내와 잔잔한 감동을 준다.

17일 임실군에 따르면 광영공익재단(서울 소재) 설립자인 허광욱(88) 명예 이사장이 최근 군에 장학금 5천만원을 기탁했다.

허 이사장의 장학금 기부는 2016년 2천400만원과 2017년 2천만원에 이어 세 번째다.

장학금 수여식에 참석하지 못한 그는 편지를 통해 학생들에게 '정직'과 '노력'을 강조했다.

그는 "저는 임실군 삼계면 덕계리의 가난한 농촌 가정에서 태어나 학비가 없어 고등학교에 가지 못하고 일 년간 농사일을 돕기도 했다"며 "그러나 자식을 가르치겠다는 아버지의 헌신적 노력으로 전주사범학교 영어교육과와 서울대 행정대학원을 다닐 수 있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고등학교 때는 어떻게든 대학에 가려고 12명이 한방에 사는 기숙사 구석 벽장에 들어가 촛불을 켜고 밤새워 공부했고, 대학생 때는 가정교사 아르바이트를 한 뒤 제 공부를 하느라 하루 서너 시간만 자다가 몸이 약해져 폐병에 걸리기도 했다"면서 "가난하게 태어난 것을 수없이 원망했다"고 회고했다.

허 이사장은 고학으로 대학을 졸업한 뒤 40여년간 기업에서 근무했고, 장학재단은 5년 전 세상을 떠난 부인과 함께 근검절약하며 모은 재산으로 설립했다고 한다.

그는 "이번에 적은 장학금을 드리지만, 여기에 담긴 마음과 희망을 함께 받아 공부에 요긴하게 사용하면 감사하겠다"면서 학생들을 응원했다.

임실군은 허 이사장의 뜻에 따라 지난 16일 취약계층 아동과 청소년 25명에게 200만원씩 5천만원의 장학금을 전달했다.

심민 군수는 "고향 사랑과 후학양성의 큰 뜻을 베푼 허광욱 선생님께 감사드린다"며 "소외 계층이 없는 교육복지 실현을 위해 더욱더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sollens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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