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젊은 나이에 벌써 평생 연금 받을 정도로 일거리 넘쳐난 연예인

(Feel터뷰!) 드라마 '모범택시'의 이제훈 배우를 만나다

대한민국 장르물 역사에 이토록 강렬하고 입체적인 영웅이 있었던가. 배우 이제훈이 드라마 '모범택시 3'를 통해 다시 한번 ‘대체 불가능한 배우’임을 세상에 공표했다. 그는 단순히 주어진 배역을 소화하는 배우를 넘어, 작품의 기획 단계부터 치열하게 고민하며 시리즈의 정체성을 구축해온 사실상의 제작자이자 설계자였다.

이번 시즌에서도 이제훈은 ‘김도기’라는 본체 위에 수많은 ‘부캐’를 덧입히며 천의 얼굴을 과시했다. 때로는 서늘한 복수자로, 때로는 능청스러운 사기꾼으로, 심지어는 한 달간의 피나는 연습 끝에 완성한 아이돌 매니저의 화려한 퍼포먼스까지. 그가 선보인 부캐들은 단순한 변장을 넘어 극의 활력을 불어넣는 완벽한 ‘1인 다역’의 정점이었으며, 이는 이제훈이라는 배우가 가진 무한한 스펙트럼이 있었기에 가능한 영역이었다.

'수사반장 1958'의 박영한, '시그널'의 박해영, 그리고 '모범택시'의 김도기까지. 대한민국이 사랑하는 수많은 시리즈물의 중심에는 늘 이제훈이 있었다. 프랜차이즈 시리즈를 이끄는 리더로서의 책임감과, 매 장면 자신을 갈아 넣는 예술가적 집념이 맞닿아 탄생한 '모범택시 3'.

"내 안에 꺼낼 것이 없을 만큼 쏟아부었다"라고 말하면서도, 여전히 다음 스텝을 고민하는 그의 눈빛은 여느 때보다 뜨겁다. 2026년의 시작을 화려하게 수놓은 그가 직접 전하는 '무지개 운수'의 마지막, 그리고 배우 이제훈의 진솔한 이야기를 문답 형식으로 정리했다.

-드라마를 마친 소감은?

매주 금요일과 토요일 밤, 저 역시 한 명의 시청자가 되어 본방 사수를 해왔다. 촬영이 끝난 지는 조금 됐지만 방송이 계속되고 있어서 마음 한구석에는 늘 '김도기'가 남아 있다. 이제 종영한 지 열흘 정도 지났는데, 매주 보던 드라마를 안 보게 되니 비로소 정말 끝났다는 실감이 나고 마음이 참 허전하다. 무지개 운수 식구들과 매일 보던 현장이 벌써 그리워진다.

-작년 연말 SBS 연기대상에서 '대상'을 수상하셨는데,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

사실 작품을 선택하거나 연기를 할 때 상을 목표로 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이번에는 무지개 운수 식구들 모두가 시상식에 초청받아 함께 자리를 지켰는데, 그 자체만으로도 큰 보상을 받은 기분이었다. 내심 우리 팀의 노력이 인정받기를 기대하는 마음도 있었던 것 같다. 대상을 받지 않았더라도 끝까지 함께해주신 시청자분들의 사랑 덕분에 이미 충분히 행복한 시즌이었다.

-시즌 1, 2에 이어 시즌 3까지 큰 성공을 거둔 비결이 무엇이라 보시나?

우리 사회 곳곳에 쌓여있는 억울함과 스트레스가 드라마 속 '무지개 운수'의 활약을 통해 대리 만족을 얻으신 게 아닐까 싶다. 현실에서는 해결하기 힘든 사건들을 법의 테두리 밖에서 사이다처럼 해결해주는 모습에서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있다. 결국 정의가 승리한다는 그 단순하지만 강력한 메시지에 대한 대중의 갈망이 투영된 결과라고 생각한다.

-이번 시즌 최고의 화제였던 '부캐'중 엘리멘탈 매니저의 아이돌 댄스 장면, 비하인드가 궁금하다.

원래 대본에는 춤을 춘다는 설정까지는 구체적으로 없었다. 그런데 현장에서 감독님이 매니저 부캐의 특징을 살려보자고 제안하셨고, 결국 걸그룹 댄스까지 추게 되었다. 사실 제가 춤을 전문적으로 배운 사람이 아니라서 한 달 동안 정말 눈물을 흘리며 연습했다. '아이돌은 아무나 하는 게 아니구나'라는 걸 뼈저리게 느꼈고, 그분들의 노고에 다시 한번 경의를 표하게 된 계기가 되었다.(웃음) 사실 그 부분이 대본으로 나왔을때 경악했다.(웃음) 그래도 사람들이 재미있게 봐줄거란 생각에 열심히 했다.

-에피소드 중 가장 감정적으로 몰입했던 사건은 무엇이었나?

승부조작으로 인해 유망했던 배구선수가 스스로 생을 마감하게 된 사건이 기억에 남았다. 남겨진 아버지의 슬픔과 그 속에 감춰진 비리들을 파헤치며 연기하는 내내 가슴이 너무 아팠다. 특히 최백호 선생님의 목소리가 담긴 OST가 깔릴 때는 저도 모르게 감정이 벅차올라 촬영이 끝난 뒤에도 한동안 자리를 뜨지 못했던 기억이 난다.

-후반부 '계엄' 에피소드가 현실과 맞물려 정치적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드라마는 허구의 이야기이지만, 결국 우리가 사는 세상을 거울처럼 비춰야 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정치적인 해석보다는, 통제되지 않은 권력이 시민들에게 어떤 위협이 될 수 있는지, 그리고 그 속에서 평범한 사람들의 연대가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에 집중했다. 창작물로서 시청자분들이 각자의 시선으로 자유롭게 해석하고 토론해주시는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일이라고 본다.

-'무지개 운수' 멤버들과의 호흡은 이제 가족 그 이상일 것 같다.

이제는 눈빛만 봐도 서로가 무엇을 원하는지 알 수 있는 단계에 왔다. 현장에서는 배역의 이름보다 서로의 본명을 부르는 게 더 어색할 정도로 캐릭터와 배우가 하나가 됐죠. 제가 김도기로서 묵직하게 중심을 잡을 수 있었던 건, 곁에서 든든하게 받쳐준 고은(표예진), 주임님들(장혁진, 배유람), 장 대표님(김의성) 덕분이다. 멤버들이 없었다면 김도기도 없었을 것이다.

-초호화 빌런 군단과의 호흡은 어떠셨나?


매 에피소드마다 출연해주신 빌런 배우분들의 열연이 드라마의 긴장감을 끝까지 유지해주셨다. 특히 윤시윤, 장나라 배우님이 보여주신 압도적인 카리스마는 나에게도 신선한 충격이었고, 연기적으로 큰 자극이 되었다. 주로 선역을 연기했던 배우들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신게 너무 신선했다. "저런 훌륭한 배우들이 무지개 운수의 적이 되어주니 김도기가 더 빛날 수 있구나"라고 생각하며 감사한 마음으로 촬영에 임했다.

-며칠전 해외 한 기사를 번역하다가 알게 된 내용이었다. 과거 영화 '다이하드 3' 촬영장에서 브루스 윌리스가 사무엘 L.잭슨에게 배우 생활을 오래하려면 대중이 사랑하는 프랜차이즈 캐릭터가 하나씩은 있어야 한다고 말하며, 자신에게는 '다이하드'의 존 맥클레인이 그런 캐릭터라고 말하며, 사무엘 에게 그런 프랜차이즈 캐릭터를 꼭 찾으라고 말했다.

이후 사무엘 L.잭슨이 '어벤져스'의 닉 퓨리 캐릭터 제안을 받으면서 브루스 윌리스의 말을 이해했다고 한 내용이었다. 배우님에게 있어서는 이번 '모범택시'를 비롯해 '협상의 기술'의 윤주노, '시그널'의 박해영, '수사반장'의 박영한 등 수많은 프랜차이즈 캐릭터를 많이 확보하고 있어서 대중이 좋아하는 배우라고 생각한다. 배우님에게 있어서 이 캐릭터는 어떤 의미인가?


가끔 나는 내가 연기했지만 내가 연기한 캐릭터들이 이후에 어떤 살믈 살아갈지 궁금할때가 있다. '모범택시'와 '시그널'의 캐릭터도 마찬가지다. 개인적으로 '협상의 기술'의 윤주노 캐릭터의 이후 이야기를 궁금했는데, 현재 새로운 이야기가 쓰여지고 있는 중이어서 후속작 제작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그래서인지 감개 무량하고 기쁠 따름이다. 프랜차이즈 캐릭터들의 이후 이야기를 지속함으로써 그 캐릭터들과 함께 성장하고 인생을 배워가는 기분이다. 브루스 윌리스의 말은 아마도 모든 배우들이 갖고 싶어하는 희망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그점에서 보면 나는 운이 좋은 배우라고 생각한다. 성실하게 캐릭터를 준비하고 새로운 재미를 관객과 시청자들에게 전해주기 위해 노력해서 내 캐릭터들의 새로운 모습들을 보여주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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