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은 한국 자본시장에 역사적인 개혁이 될 수도 있는 엄청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자발적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점은 모든 조치가 실제로 시행될지 여부입니다.”
영국계 투자정보업체 IG그룹의 헤베 첸 시장애널리스트는 블로터와의 화상 인터뷰에서 정부가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해 추진 중인 기업 밸류업 프로그램을 이같이 평가했습니다.
첸 애널리스트는 지난 3월까지 5개월 연속 외국인투자자들의 한국 증시 순매수가 이어진 데 대해 “글로벌투자자들이 한국 시장 진입을 갈망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진단했습니다. 그러나 한국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이 아시아 주요 경제국 중 중국 바로 뒤를 이어 두 번째로 낮은 점이 외국 자본 유입을 막고 있다며 “밸류업 프로그램은 시장이 오랫동안 바라고 기다려온 것”이라고 전했습니다.
그는 “아직 한국에는 완전히 발견되지 않은 잠재력이 많다”며 “이는 한국 증시가 글로벌 표준을 향해 어느 수준까지 나아갈지와 독립된 시장이라는 이미지 재정립 여부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고 강조했습니다.
밸류업 프로그램은 최근 정책적 노력과 엔화 약세의 훈풍으로 호황을 누리는 일본 증시를 벤치마크했는데요. 한국은 일본보다 강력한 지배주주를 보유한 기업이 더 많아 실패로 돌아갈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첸 애널리스트는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이길 수 없는 싸움은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어 “기업 가치가 높아지고 시장 구조가 개선되는 것은 투자자와 시장뿐 아니라 기업에도 이익이 되는 윈윈 전략”이라고 평가했습니다.
그러나 이번 지원방안이 의무 규제가 아니라는 데 대해 외국인투자자들이 실망감과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며 조치 이행 여부가 핵심이라고 거듭 강조했습니다.
첸 애널리스트는 한국의 공매도 금지 조치가 시장 참여도와 유동성을 제한해 부정적이라고 평가하며 “한국 자본시장을 강화하려는 당국의 노력을 크게 반감시킬 것이며 글로벌투자자들이 원하지 않는 조치”라고 지적했습니다.
헤베 첸 IG 애널리스트와의 인터뷰는 지난 4월 24일 화상으로 진행됐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해 주세요.
최경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