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젤와인, 상큼한 산미에 낮은 도수…설음식과 한잔 어때?

설에 전통주 대신 와인을 찾는 이가 늘었다. 국내 와인 애호가 수가 코로나를 거치면서 폭발적으로 증가했기 때문이다. 가족과 함께 마신다면 어떤 와인이 좋을까.
이인순 ‘이인순와인랩’ 원장은 독일 모젤와인을 추천한다. 그는 국제적인 권위를 자랑하는 와인교육기관 ‘더블유에스이티’(WSET)를 한국에 처음 론칭하고 26년간 국내 와인 교육에 앞장선 전문가다. 그는 지난해 최만수 ‘독일 와인 셀렉션’ 대표와 ‘2025 모젤와인협회 인증 모젤와인 교육가’로 지정된 변정환, 최태현, 최윤진, 최광혁, 황언필, 장수연 등과 독일 모젤 지역을 탐방하고 왔다. 이들은 현지에서 생생하게 체득한 지식을 기반으로 모젤와인의 장점을 꾸준히 알리는 중이다. 지난해 말에도 모젤와인 토크 콘서트를 열어 모젤와인의 매력을 전파했다.

모젤와인은 독일 모젤 지역에서 포도품종 리슬링으로 만드는 화이트와인을 말한다. 청량하고 섬세한 맛이 특징이며 산미도 강해 음식과 잘 어울린다. 와인농장은 주로 모젤강 인근에 분포되어 있다. 대부분 점판암 토양이다. 통상 리슬링 와인의 정수가 이곳에 있다고 한다. 독일은 전세계 리슬링 와인 생산의 60%를 차지할 정도로 대표 리슬링 와인 생산국이다. 모젤 지역의 중심 도시는 트리거다.
토크 콘서트에서 최광혁씨는 “트리거는 모젤와인의 거점이며 19세기 이곳을 중심으로 모젤와인의 황금기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1900년대에 프랑스 고급 와인보다 비싼 가격에 팔린 모젤와인은 두번의 세계대전, 병충해, 대량 생산으로 인한 부정적 영향 등의 이유로 한때 인기가 주춤했다. 하지만 혁신을 추구하는 젊은 양조자들이 나타나면서 화려한 부활을 예고하고 있다. 세계적으로 화이트와인이 주목받고 있는 지금 추세도 부활을 거들고 있다. 최광혁씨가 모젤와인 역사를 정리해 발표했다면 황언필씨는 모젤와인 생산 조건을 말했다. “평생 한가지만 마신다면 리슬링 와인”이라고 말문을 연 그는 “수천년 퇴적층이 만들어낸 모젤 지역은 고도 차이는 적으며 겨울에 온화하고 경사진 밭이라 겨울에도 햇볕이 많이 든다”고 했다.

모젤와인은 경사도가 70도 이상인 밭에서 생산된다. 모젤 지역 토양인 점판암은 물 빠짐이 좋고 햇볕 저장 기능이 탁월하다. 기온이 떨어진 밤에 포도나무를 따스하게 한다. 상큼한 산미와 복숭아, 사과 등 신선한 과일 향과 특유의 미네랄 맛이 리슬링 모젤와인의 매력이다.

최윤진씨는 2021년 개정되어 올해부터 적용되는 독일 와인 등급 체계로 얘기를 시작했다. “원산지를 강조하는 체계지만 아직 다 정리되진 못했다. 예전 체계와 요즘 체계가 섞여 있다”고 했다. 모젤와인은 병에 표시된 당도(잔당)에 따라 나뉜다. 트로켄(단맛이 전혀 없는 드라이한 와인으로 잔당이 낮음), 할프트로켄(약간의 단맛, 중간 드라이), 파인헤릅(약간 달콤), 리블리히(분명한 단맛), 쥐스 혹은 밀트(매우 달콤) 등이다. 최윤진씨는 “단일품종으로 다양한 맛의 와인 생산이 가능한 게 리슬링 와인의 장점”이라고 했다.


이인순 원장은 모젤 지역 와인을 ‘3에스(S), 2알(R), 1에이치(H)’로 정의했다. ‘3에스’는 스위트니스(Sweetness, 단맛), 슬레이트(Slate, 점판암), 스팁(Steep, 비탈)이다. 다채롭게 단맛을 변주하는 모젤 지역 와인은 점판암 토양인 비탈진 데서 생산된다. ‘2알’은 리슬링(Riesling, 포도품종 리슬링), 리버(River, 모젤강)다. 모젤와인 포도품종은 리슬링이며 모젤강 인근 지역에서 생산된다. ‘1에이치’는 휴먼(Human, 사람)이다. 이 모든 와인 생산의 조건과 과정은 결국 와인을 마시는 사람의 기호로 연결된다는 의미로 ‘휴먼’을 언급했다.
모젤 리슬링 와인은 도수가 대부분 10도 안팎이다. 가볍게 즐기기에 더없이 좋은 도수다. 더구나 음식과 맛의 궁합도 매우 좋다. 설 밥상에 나오는 각종 전이나 고기류, 흥건한 탕이나 떡국과 페어링하기 좋은 와인이다.
박미향 기자 mh@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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