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중이 머물러야 돈이 돈다…천안아산 돔구장 경제효과의 조건
<7>해외 사례로 본 돔구장의 지역 경제 파급효과
2031년까지 1조원 투입… 5만석 돔건설 사업
공연·전시 등 유동인구 만들고 경제활기 기대
구장 외부 생산유발효과 60% ‘도쿄돔’ 사례
에스콘 필드도 지역 문화·관광상품화 성공해
숙박·외식·쇼핑·관광 움직이는 경제 장치 必
BTS 등 K팝 이벤트 도시경제 新사례 주목
천안아산돔구장, 대형 복합공간 수요도 충족
상권·지역 관광지 등 동선 넓히는 전략 필수


[충청투데이 김영정 기자] 충남도는 지난달 '천안·아산 다목적 돔구장 건립 기본구상 및 타당성 조사 용역' 착수보고회를 가졌다. 지난해 11월 김태흠 충남도지사가 천안아산돔구장 건립 구상을 발표한 지 5개월 만으로, 이례적인 속도감으로 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이날 보고회에 따르면 천안아산돔구장 프로젝트는 2031년까지 약 1조 원을 투입해 KTX천안아산역 인근에 K팝 공연과 대형 전시회, 프로야구, 축구, 아이스링크가 가능한 5만 석 이상의 대형 돔구장을 건설하는 사업이다. 도는 특히 2030년까지 6735억 원이 투입돼 건립되는 광역복합환승센터가 완공되면 돔구장과 연계돼 시너지 효과를 거두는 것은 물론 수도권에서 돔구장까지의 거리가 30분∼1시간 내에 연결되면서 지역 관광산업, 지역상권, 청년 일자리 창출 등의 경제적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충청투데이는 충남도가 천안아산돔구장 건립 계획을 발표한 이후 일본과 대만 등 돔구장을 건립해 운영 중인 해외 현장 취재를 통해 향후 돔구장 건립 방향과 비전을 기획 시리즈로 제시하고 있다. <편집자주>
5만 관중이 몰리는 돔구장은 그 자체로 하나의 도시가 된다.
공연과 전시회, 스포츠 경기를 보기 위한 관중의 발길은 지역 유동인구를 만들고, 그에 따른 쇼핑과 숙박, 관광은 지역 경제에 활기를 불어 넣는다.
그렇게 형성된 도시 인프라와 상권은 지역에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자연스로운 인구 유입으로 이어져 한 지역의 경제를 움직이는 플랫폼이 될 수 있다.
여기에 기존 도시가 갖고 있는 역사와 인프라, 인근 시설이 연계된다면 시너지 효과는 기대 이상이 될 수 있다.
이 것이 충남도가 추진 중인 천안아산돔구장이 그리는 청사진이다. 국내 최대인 5만석 규모의 돔구장이 인근에 들어설 충남국제전시컨벤션센터와 e스포츠경기장, 광역복합환승센터, 그리고 기존 천안·아산 인프라와 결합하면 지역을 넘어 대한민국의 스포츠·공연·전시·관광을 아우르는 새로운 '핫플레이스' 탄생도 가능하다.
관건은 이 집객력을 지역 소비로 어떻게 바꾸느냐다.


-해외 돔구장, 경기장을 넘어 도시경제 플랫폼으로
해외 돔구장 선진지의 사례는 천안아산돔구장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보여준다.
일본 도교돔은 단순한 스포츠 시설 아닌 '새로운 도시 콘텐츠'를 구축하면서 쇼핑몰, 테마파크, 호텔, 온천이 결합된 독립적 경제 체계이자 도시의 활력을 창출하는 거대 플랫폼으로 자리잡았다.
도쿄돔의 경제적 가치는 구장 담장 안의 매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도쿄돔 1회 대형 공연 시 발생하는 생산유발효과는 약 900억 원에 달하는데 이 중 약 60% 이상이 구장 외부의 숙박, 식사, 쇼핑 등에서 발생한다.
실제 공연이 끝난 직후 쏟아져 나온 5만여 명의 인파는 거대한 파도처럼 인근 식당가와 굿즈숍으로 흡수되고 공항 셔틀과 5개 지하철 노선이 교차하는 초역세권 입지는 이러한 폭발적 수요를 순식간에 담아내는 그릇된다.
일본 홋카이도의 샷포르돔과 에스콘필드 역시 마찬가지다.
세계 유일의 가변형 필드 기술력을 자랑하는 삿포로돔(다이와하우스 프레미스트돔)은 야구와 축구, 공연이 가능한 '다목적성'을 극대화해 구장 자체 흑자 운영은 물론 지역의 문화·관광상품이 됐다.
일본 에스콘필드 홋카이도는 야구장을 하나의 거대 테마파크로 탈바꿈시켰다. 구장 주변 32만㎡ 부지를 'F 빌리지(F Village)'라는 거대 레저 단지로 조성해 구장 자체를 하나의 도시로 만들었다.
F 빌리지의 전체 방문객은 약 419만 명으로, 놀라운 점은 이 중 경기가 없는 날 순수하게 관광과 휴양을 위해 이곳을 찾은 '비경기관람객'이 211만 명으로 절반을 넘어섰다는 것이다.
대만 유일한 돔구장인 타이베이돔은 낡은 공장을 허물고 건설돼 개장 이후 대형 공연과 국제대회 유치로 주변 상권 변화를 이끌었다.
돔구장 주변 백화점과 지하상가, 식당가에 더해 상업시설이 추가로 들어서고 있었고, 인근 관광자원과 연결되며 도시 관광 동선의 일부로 기능하고 있었다.


-BTS·테일러 스위프트 대형 공연의 힘
최근 글로벌 대형 공연은 공연장이 도시경제를 움직이는 핵심 인프라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최근 멕시코시티에서 열린 BTS 공연은 K팝 이벤트가 도시경제를 움직이는 대표 사례로 주목받았다.
멕시코시티 상공회의소는 BTS의 멕시코시티 3회 공연이 약 1억 750만 달러의 경제효과를 낼 것으로 추산했다. BTS를 보기 위해 방문한 13만 명이 넘는 관람객 수요가 공연장 안 티켓 판매를 넘어 숙박과 외식, 교통, 굿즈 소비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싱가포르 공연도 대형 공연 유치가 도시 간 경쟁으로 번지는 현실을 보여준다. 싱가포르는 테일러 스위프트의 동남아 단독 공연을 유치했고, 6회 공연에 30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몰렸다. 외신은 이 공연으로 호텔과 식음, 엔터테인먼트 분야에서 수억 달러 규모의 소비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사례는 대형 공연이 단순한 문화행사가 아니라는 점을 보여준다.

-천안아산, 집객을 지역 소비로 연결해야
천안아산돔구장이 주목받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K팝과 스포츠, 대형 전시·박람회 수요는 이미 충분하지만 국내에는 이를 안정적으로 담아낼 대형 복합공간이 없다.
수도권 대형 공연장 부족과 야외 경기장의 기후 리스크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KTX천안아산역 인근 5만석 규모 돔구장은 수도권과 지방 관객을 동시에 흡수할 수 있는 대안이 될 수 있다.
특히 천안아산돔구장이 광역복합환승센터, 충남국제전시컨벤션센터, e스포츠경기장과 함께 조성될 경우 단순한 경기장이 아니라 공연과 스포츠, 전시·박람회, 쇼핑, 숙박, 교통 기능이 결합된 복합 경제권으로 성장할 수 있다.
다만 관중이 공연만 보고 다시 떠나는 구조라면 지역에 남는 소비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돔구장과 환승센터, 전시컨벤션 기능, 호텔·쇼핑시설을 하나의 경제권으로 묶고, 불당·탕정 상권과 천안 원도심, 온양온천, 전통시장, 지역 관광지로 소비 동선을 넓히는 전략이 필요하다.
돔구장이 안정적으로 운영되면 공연기획, 전시 운영, 안전관리, 시설관리, 식음, 숙박, 관광, 교통, 마케팅 등 다양한 서비스 분야에서 일자리도 만들어질 수 있다.
얼마나 많은 사람을 불러오느냐보다 중요한 것은 그 사람들이 어디에서 먹고, 머물며, 소비하도록 만들 것인가다.
천안아산돔구장이 경기와 공연을 담는 그릇을 넘어 지역경제를 순환시키는 플랫폼으로 작동할 때, 천안아산은 대한민국 문화산업의 새로운 중심지로 도약할 수 있다.
김영정 기자 yeongjeong0896@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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