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코리아 사장 "2027년 SDV·2028년 전기차 승부수"…한국 거점 키운다

"르노코리아는 2028년 부산공장에서 차세대 전기차를 생산하고 2027년 소프트웨어 정의 차량(SDV)을 출시할 것입니다."

니콜라 파리 르노코리아 사장은 14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 하얏트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2029년까지 매년 전동화 신차를 출시하는 중장기 전략에 대해 이와 같이 강조했다. 

이번 전략은 르노 그룹의 '퓨처레디' 플랜을 기반으로 한국을 유럽 외 핵심 성장 거점으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또 부산공장을 중심으로 생산 경쟁력을 강화하고 전기차 배터리 공급망까지 국내에서 구축하겠다는 방향도 포함됐다.

이번 계획의 핵심은 한국을 D·E세그먼트 중심 글로벌 허브로 재편하는 것이다. 르노코리아는 이미 그랑 콜레오스와 필랑트 등 신차를 통해 상품성을 입증한 만큼 이를 기반으로 지속적인 제품 사이클을 구축하겠다는 판단이다. 특히 2029년까지 매년 1종 이상의 신차를 투입해 라인업 공백을 최소화하고 시장 대응력을 유지한다는 계획이다.

기술 전략은 소프트웨어 중심 구조로의 전환이 핵심이다. 르노코리아는 2027년 SDV를 시작으로 차량의 전자·소프트웨어 아키텍처를 근본적으로 바꾼다. 이후 인공지능 정의 차량(AIDV)으로 확장해 차량이 스스로 판단하고 사용자와 상호작용하는 구조로 진화시킨다는 목표다. 

르노코리아는 이를 통해 도심과 고속도로 환경에서 '레벨2++' 수준의 엔드투엔드(E2E) 주행을 구현하고 차량 기능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하는 구조를 만든다. 하드웨어 중심 제조업에서 소프트웨어 기반 플랫폼 사업자로 전환하려는 전략적 시도다.

전기차 전략은 2028년을 기점으로 본격화된다. 르노코리아는 부산공장에서 차세대 전기차를 생산하고, 글로벌 시장에 공급하는 구조를 구축한다. 또 국내 배터리 공급망을 확보해 원가 경쟁력과 안정성을 동시에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전기차 출시 전까지는 하이브리드 중심으로 판매를 유지하며 전환 과정에서의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전략을 병행한다.

생산과 개발 체계 역시 구조적으로 변화한다. 르노코리아는 신차 개발 기간을 2년 이내로 단축하는 체계를 구축해 시장 대응 속도를 높인다. 실제 그랑 콜레오스는 24개월 만에 개발되며 개발 프로세스 혁신 사례로 자리잡았다. 부산공장은 1개 생산라인에서 3개 플랫폼과 7개 차종을 동시에 생산하는 유연성을 바탕으로 그룹 내 핵심 생산기지로 평가받고 있다. 

르노코리아는 전기차 생태계 구축을 위해 국내 협력사와의 수평적 파트너십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모든 기술을 자체 개발하기보다 최적의 파트너를 통해 기술을 조합하고 최적화하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개발 속도를 높이고 품질을 유지하는 동시에 비용 효율성까지 확보한다는 계산이다. 실제 소프트웨어와 커넥티비티 영역에서 국내 기업들과의 협업이 확대되고 있는 점도 이런 전략의 연장선이다.

부산공장의 역할 확대도 명확하게 제시됐다. 현재 연간 생산능력 30만대 수준이지만 가동률은 아직 충분히 올라오지 않은 상황이다. 르노코리아는 향후 신차 투입과 전기차 생산을 통해 생산량을 단계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다만 보호무역 강화와 지정학적 변수로 인해 남미, 중동, 아시아 신흥시장 발굴이 병행될 전망이다. 

파리 사장은 "한국 시장은 기술 요구 수준이 높고 변화 속도가 빠른 만큼 르노의 미래 전략을 실행하기에 가장 적합한 환경"이라며 "협력사와 함께 전기차 생태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르노코리아는 단일 성공 사례에 머무르지 않고 지속 가능한 성장 시스템을 구축해 시장에서 존재감을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르노코리아, 지피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