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실 현관에 설치된 '가림막'…출근길 문답 바뀌나

<앵커>

윤석열 대통령과 출근길 문답이 이루어지던 용산 대통령실 1층 현관에 가림막이 설치됐습니다. 이곳에서 공개 설전이 벌어지면서 논란이 된 게 이틀 전이라 여러 해석이 나왔지만 대통령실은 보안상 필요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김기태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은 특별한 외부 일정이 없으면, 매일 아침 출근길에 기자들을 만나 소통해 왔습니다.

그런데 오늘(20일) 갑자기 '출근길 문답'이 이루어지던 용산 대통령실 1층 현관 안쪽에 나무 합판으로 만든 대형 구조물이 설치됐습니다.

대통령실 현관은 기자실에서 불과 20m 떨어져 있어 평소 기자들은 대통령은 물론, 참모들과 외부인의 출입을 자유롭게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외교 등 분야에서 대통령 일정의 비공개가 필요한 부분이 있고 경호상 보안 이유가 존재한다"며 구조물 설치 이유를 설명했습니다.

지난 2일 윤 대통령과 접견한 일본 측 민간단체 대표단을 일부 기자단이 촬영해 외교가의 문제 제기가 있었다고 덧붙였는데, 해당 방송사 관계자는 "대통령실의 문제 제기에 따라 영상을 송출하지도, 보도하지도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때문에 지난 18일 출근길 문답 직후, MBC 기자가 대통령에게 따지고 홍보기획비서관과 설전을 벌인 게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해석을 낳았습니다.

[MBC 기자 (지난 18일) : MBC가 뭘 악의적으로 했다는 거죠? 뭐가 악의적이에요?]

이에 대해 대통령실은 출근길 문답 중단은 어떤 결정도 내려진 바 없으며 구조물 설치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습니다.

다만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출근길 문답이 저잣거리처럼 난장판이 된다는 건 좀 나아져야 한다"며 "신뢰를 회복할 시간이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소통은 계속된다고는 해도 물리적 공간 구분이 이루어진다는 상징성을 고려하면, 대통령이 언제든지 국민과 소통하겠다는 용산 시대의 의미가 바래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옵니다.

(영상취재 : 이용한, 영상편집 : 박선수)

김기태 기자KKT@sb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