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간다]국내산이라더니…여전한 속여 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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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추석 차례상에 올린 갖가지 음식들 온가족이 나눠먹는다고 기껏 국산으로 준비했는데 수입산이라면, 정말 배신감이 들죠.
채널A가 원산지 표시 단속 현장을 동행 취재해보니 속여파는 일이 여전했습니다.
다시간다 김태우 기자입니다.
[기자]
해마다 명절이면 정부가 농수산물 원산지 표시 실태 단속에 나섭니다.
수입산을 국내산으로 속여 파는 비양심 업체들이 매년 적발됐는데, 지금은 어떨지 다시 가봤습니다.
대구의 한 마트 안 정육점.
돼지고기 더미에 '국내산'이라는 문구가 또렷이 적혀 있습니다.
[현장음]
"(이거 국산 맞아요?) 예."
하지만 냉장고 안에는 수입산 고기가 산더미처럼 쌓여있습니다.
단속반원이 추궁하자 점주가 사실을 털어놓습니다.
[현장음]
"(네덜란드산을 구입하신 거죠?) 네, 국내산을 좀 섞어서 판매했습니다."
돼지고기 원산지는 2020년 만들어진 판별 키트로 쉽게 감별할 수 있습니다.
이 키트는 국내산 돼지가 모두 돼지열병 백신을 접종하는 점에 착안해 만들어졌습니다.
돼지열병 항체가 있는 국내산 돼지고기는 키트를 사용할 경우 이렇게 두 줄이 나타나지만, 항체가 없는 수입산 돼지는 한 줄만 나타납니다.
청과물 시장에 진열된 각종 채소들.
그런데 수입산 고사리에 원산지가 표시돼 있지 않습니다.
[현장음]
"이건 중국산이에요. (중국산이에요? 중국산 표시된 게 있나요?) 아뇨, 오늘 와서 그래요."
원산지 거짓 표시 또는 미표시로 한 해 평균 3,300여 곳의 업체가 적발됩니다.
단속을 피해가는 수법도 교묘해지고 있습니다.
[이준영 / 국립농산물품질관리원 경북지원 특별사법경찰관]
"국내산과 수입산을 혼합한 후 고의적으로 소비자를 속이기 위해 거짓 표시해 판매하는 업체들이 늘고 있습니다."
인천의 한 수산물 시장.
수조에 비치된 원산지 표시판의 글씨가 지워져 생선이 어디에서 왔는지 알 수 없는 가게들이 많습니다.
[현장음]
"사장님, 지워지니까 잘 보이게 다시 한 번 써서 표시하셔야 되고요."
단속반을 보고 그제서야 부랴부랴 원산지를 적기 시작합니다.
거래명세서나 영수증을 보여달라는 단속반원 요구에 끝까지 서류를 내놓지 않는 가게도 있습니다.
[현장음]
"(서류 하나 볼 수 있을까요? 이거 배에서 바로 온 거 아니잖아요.) 그러니까, (영수증을) 맨날 집으로 가져간다니까."
생선은 육안이나 유전자 분석만으로 원산지를 가리기 어려워 서류를 확인해야 합니다.
그런데 거래명세서 보관이 의무화돼 있지 않다보니 현장 확인이 어렵습니다.
[인천해경 단속반원]
"오늘 만약 (확인이) 안 되더라도 저쪽 구매 업체를 알아내서 거기서 등록된 게 맞는지 그런 부분을 확인하고 있습니다."
원산지를 속여 팔면 7년 이하의 징역이나 1억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지고, 표시하지 않으면 천만 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됩니다.
다시간다 김태우입니다.
김태우 기자 burnkim@ichannel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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