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회 갈 때마다 우는 치매 남편…기저귀 속 비닐로 묶인 주요 부위 ‘가족 분통’

조성신 매경닷컴 기자(robgud@mk.co.kr) 2023. 5. 25. 20: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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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MBC 뉴스 갈무리]
전북 군산의 한 요양원이 치매 환자 몸의 일부분에 비닐봉지를 씌운 채 기저귀를 채운 사실이 뒤늦게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환자 가족들은 기저귀를 갈기 싫어 성적 수치심을 주는 학대를 했다며 이 요양원을 경찰에 신고했다.

지난 24일 온라인 커뮤니티 보배드림에는 ‘요양원에서 일회용 비닐봉지를 성기에 묶어 놓았습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피해 남성 A씨(57)의 아내 는 글을 통해 지난 19일 A씨를 퇴소시킨 사연을 전했다.

게재된 글에 따르면 A씨는 4년 전 전두측두엽 치매를 앓기 시작해 최근 상태가 나빠져 지난 2월 3일 군산의 한 요양원에 입소했다. 말을 잘하지 못하고 침대에 항상 누워있어야 해서 타인의 도움을 받지 않고서는 생활이 어려웠고 사고로 오른팔을 잃어 3급 장애 판정도 받았다.

A씨 아내는 “면회를 하러 갈 때마다 남편이 매번 울었다. 잘 먹고 잘 지내고 있으니 걱정 말고 마음 편히 지내도 된다고 해서 뭔가 찜찜한 기분이 들었지만 믿었다”고 했다.

그런데 그로부터 약 두 달 뒤 사달이 났다. 지난 19일 A씨 면회에 아내는 평소라면 소변을 누었을 시간인데도 기저귀가 축축해지지 않은 것을 이상하게 여겼다.

기저귀를 풀어보고 아내는 깜짝 놀랐다. 남성의 성기가 흰 물체에 둘러싸인 채 비닐봉지에 묶여 있었기 때문이다. 봉지 윗부분은 한쪽으로 꼬아진 채 매듭이 지어졌던 것처럼 주름져 있었다.

아내는 요양원 내 폐쇄회로(CC)TV도 확인했다. 화면에는 보호사들이 4인실에서 가림막도 없이 남편의 기저귀를 교체하고 모습이 담겨 있었다. 집에서 기저귀를 갈아줄 때도 수치심으로 힘들어했던 남편이었다.

A씨 가족들은 요양원 측에 이유를 물으니 “A씨 피부가 안 좋아서, 짓무를까 봐 그렇게 했다”고 답했다고 한다.

A씨 아내는 MBC와의 인터뷰에서 “입소 한 달 만에 남성의 종아리와 겨드랑이가 짓물러 있었다”면서 “그동안 방치한 것 아니냐”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더욱이 피부 손상을 이유로 비닐봉지를 이용해 성기를 묶어 놓은 것은 성적 수치심을 느끼기 충분한 학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행법상 요양원 내 노인학대처벌법 적용 기준은 만 65세다. 50대인 피해 남성의 경우 경찰에 신고하는 것 외에는 별다른 방법이 없는 상황이다.

한편 A씨 아내와 가족들은 A씨를 퇴소시키고,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요양원 관계자 등을 상대로 학대 여부에 대한 조사에 나설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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