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조선 앵커 "명태균 김대남 의혹, 정권말기적 현상 봇물터지듯"
대통령실 33일 만에 공식해명 "윤 명태균 두 번 만나"… 거짓말 논란
JTBC 앵커 "진실공방으로" MBC 앵커 "김 여사에 불리한 소식 계속"
[미디어오늘 조현호 기자]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과 관련 명태균 씨의 폭로성 언급이 여러 언론에서 경쟁적으로 쏟아지는 것을 두고 TV조선 앵커가 정권말기적 현상이 봇물 터지듯 한다고 비판했다. 대통령실의 간접대응을 두고 갈대숲에 숨어있는 오리알에 빗대 겨울이 닥치면 갈대숲도 헐벗는다고 했다.
MBC 앵커는 “김 여사에 불리한 검찰조사 내용이 흘러나온다”면서도 “민심은 진실을 원한다”고 말했다. 대통령실이 33일 만에 명태균씨 관련 의혹에 해명했으나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김종인 전 상임고문이 거짓말이라고 반박하자 JTBC 앵커는 “진실공방으로 번졌다”고 평가했다.
윤정호 TV조선 앵커는 지난 9일 '뉴스9' '앵커칼럼 오늘' <귀신 부르는 시월>에서 “자칭 정치 컨설턴트라는 명태균 씨의 입이 갈수록 태산”이라며 “느닷없이 귀신 씻나락 까먹는 소리에 세상이 어지럽다”고 지적했다. 자신이 입을 열면 한 달이면 대통령 하야와 탄핵이 될 거라는 발언, 김 여사와 주고 받은 메시지 공개, 윤 대통령의 후보시절 자택에 다니며 총리 천거 등 조언했다는 명씨 주장을 소개했다. 그가 지방 6급 공무원 승진 로비를 해주겠다며 금품을 받은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 받았고, 불법 여론조사와 선거운동으로 벌금형을 받았다고도 했다.
윤 앵커는 “'선거 브로커' 쯤으로 알려진 사람이 대통령 부부의 멘토를 자처하다 못해 협박성 발언까지 했다”고 규정했다. 김대남 전 대통령실 행정관이 '여사하고 네트워킹이 된 용산의 십상시가 있다'고 한 추가 녹취도 거론했다. 윤 앵커는 이를 두고 “대통령의 힘과 권위가 떨어지는 정권 말 현상이, 임기 절반도 안 돼 봇물 터지듯 한다”고 진단했다.
윤 앵커는 이들의 주장이 중구난방이 지나치고 허풍도 섞였을 것이라면서도 대통령실이 한 두 마디 간접 대응을 할 뿐이라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 부부와 정권의 처지를 가을 갈대숲에 오리 알이 숨어 있다고 빗대어 “겨울이 닥치면 갈대숲도 헐벗는다”고 했다.
윤 앵커는 리포트 <'명태균 여론조사 제공 의혹' 수사 착수> 앵커멘트에서도 “언론을 통해 일방적인 주장을 펴고 있는 명태균 씨는 여러 의혹에 수사를 받고 있다”며 “사실관계를 철저히 밝혀 가짜뉴스가 넘쳐나는 일이 없도록 하는게 최선일 것 같다”고 말했다.
조현용 MBC 앵커는 같은 날짜 '뉴스데스크' '클로징 멘트'에서 “과거 김건희 여사는 권력을 잡으면 수사기관이 알아서 움직인다고 했다”며 “그 말대로라면 알아서 안 움직이기 시작할 땐 권력은 이미 빠져나가고 있단 뜻이겠죠”라고 말했다. 조 앵커는 “최근 김 여사에게 불리해 보이는 검찰 조사 내용들이 계속 흘러나온다”며 “특검까진 안 가려는 포석인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 건 그 권력은 국민에게서 나오고 민심은 의혹과 꼼수가 아닌 진실을 원한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대통령실이 33일 만에 명태균씨 관련 의혹에 첫 입장을 내자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과 김종인 상임고문 등이 새빨간 거짓말이라고 반박해, 대통령실 해명조차 논란을 불렀다.
대통령실은 지난 8일 밤 대통령실 홈페이지 '사실은 이렇습니다' 코너에 '명태균 씨가 대통령과 별도 친분이? → 친분 없으며 입당 전, 국민의힘 정치인 소개로 두 번째 만남'이라는 글을 올렸다. 대통령실은 윤 대통령과 명태균씨 관계를 두고 “대통령은 국민의힘 정치인들을 통해 명 씨를 만나게 됐다”며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한 뒤 국민의힘에 입당하기 전인 2021년 7월 초, 자택을 찾아온 국민의힘 고위당직자가 명 씨를 데리고 와 처음으로 보게 됐고, 얼마 후 역시 자택을 방문한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 씨를 데려와 두 번째 만남을 가지게 된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당시 두 정치인을 각각 자택에서 만난 것은 그들이 보안을 요구했기 때문이며, 명 씨가 대통령과 별도의 친분이 있어 자택에 오게 된 것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대통령실은 “이후 경선 막바지쯤 명 씨가 대통령의 지역 유세장에 찾아온 것을 본 국민의힘 정치인이 명 씨와 거리를 두도록 조언했고, 이후 대통령은 명 씨와 문자를 주고받거나 통화한 사실이 없다고 기억한다”며 “당시 대통령은 정치 경험이 많은 분들로부터 대선 관련 조언을 듣고 있었고,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분의 조언을 들을 이유가 없는 상황이었다”고 선을 그었다.
한민용 JTBC 앵커는 '뉴스룸' 톱뉴스 <“이후 문자 통화 사실 없다고 기억”>에서 “연락한 사실이 없다고 대통령은 '기억한다'는 이례적인 표현을 썼고, 김 여사와는 언제까지 어떤 내용으로 교류했는지에 대해선 일체 언급하지 않았다”며 “대통령에게 명씨를 소개했다고 지목된 김종인, 이준석 같은 정치인들이 대통령실의 해명에 '거짓말'이라면서 반발하고 나서 대통령실의 해명이 진실공방으로 번졌다”고 지적했다.
MBC는 <용산 첫 해명부터 '거짓' 논란…의혹 '일파만파'> 리포트에서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이 MBC와 통화에서 “대통령실이 급하니까 뚱딴지같은 헛소리를 만들어내고 있다”, “오히려 명 씨가 나에게 윤 대통령 부부를 소개했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MBC는 “당시 명 씨가 나에게 전화를 걸어와 받았더니 김건희 여사를 바꿔줬고, 김 여사가 '남편을 만나 달라'고 해, 식당에서 처음 만나게 됐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열 대통령 부부에게 명태균 씨를 소개해 준 것으로 지목된 이준석 의원도 채널A '라디오쇼 정치시그널'에 출연해 “대통령실의 해명은 새빨간 거짓말”이라며, 당시 명 씨가 윤석열 후보의 입장을 전달하면서 '사과하라'고 요구하는 문자를 공개했다. 이 의원은 윤 대통령 취임 후에도 명 씨와 김 여사가 메신저로 대화를 주고 받는 것을 봤다고 했다.
강연섭 MBC 기자는 스튜디오에 출연해 이 같은 입장을 낸 대통령실을 두고 “공교롭게도 명 씨가 탄핵과 하야를 거론한 직후였다”며 “나와서는 안 되는 말이 명태균 씨 입에서 연일 터져나오고, 언론들이 이를 옮기면서 파장이 커지고 있고 그냥 놔뒀다가는 정권에 메가톤급 악재가 될 수 있다는 판단도 있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강 기자는 “일단 명태균 씨를 깎아내리는 데 해명의 목적이 있었던 것 같다”며 명씨를 '무슨 일을 하는지 모르는 분'이라고 표현한 것을 두고 “신뢰가 없는 사람으로 깎아내려 명 씨가 말하는 거 믿지 말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메신저 공격에만 치중하다 보니까 기본적인 팩트를 간과했고 결국 거짓 해명 논란만 커지는 꼴이 됐다”고 했다.
한편 명태균 씨 동행인터뷰에서 검찰이 자신을 잡아가면 '한 달이면 대통령 하야 탄핵'이 될 거라는 발언을 보도했다가 하루만에 명씨가 '농담이었다'면서 기사 삭제요청을 했다고 보도한 채널A는 이날도 단독보도를 이어갔다.
채널A는 톱뉴스 뉴스A <단독 “명태균 만남, 첫 번째 이준석, 두 번째 박완수”>에서 “대통령실 첫 만남 때 언급한 고위당직자는 당시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 두 번째는 박완수 경남지사인 것으로 파악됐다”고 보도했고, 이어 <단독 “거리 둬야” 조언자는 친윤 윤한홍>, <단독 “김종인과 첫 만남 주선자는 명태균”>, <단독 “김 여사-명태균, 취임 후에도 메신저 대화”> 등을 보도했다. 동정민 채널A 앵커는 <단독 오세훈에 “시장 할래요? 대통령 할래요?”> 앵커멘트에서 “저희 인터뷰에서 명 씨가 오세훈 서울시장과 2021년 시장 보궐선거 때 만나 '시장할 거냐, 대통령할 거냐' 물었다고 전했다”며 “오세훈을 만든 게 본인이라는 주장인데, 오 시장 측은 '선거 돕겠다고 찾아온 수 많은 사람 중 한 명일 뿐'이라고 반박했다”고 전했다.
KBS는 '뉴스9' <'명태균 의혹' 공방…“거간꾼” “국정농단”>에서 명 씨가 KBS와의 인터뷰에서 윤 대통령 부부와 소통해 왔다면서도 국정을 논의했다는 의혹은 부인했다고 인터뷰 영상을 내보냈다. 차량 안에서 뒷모습만 나온 명 씨는 “대통령님은 그렇게 안부 정도 묻는 정도만 했지, 국정 운영하시는데 제가 뭐 해서 이렇게 말하는 것은 그렇게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하는 것으로 방송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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