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사도 유가 리스크]⑤ 미래에셋증권, 글로벌 분산 전략 '시험대'

서울 을지로 미래에셋 센터원 빌딩. /사진 제공=미래에셋증권

유가 상승에 따른 금리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증권사 사업모델의 방어력 점검이 이어지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해외 자산과 글로벌 사업 비중이 높은 구조를 바탕으로 국내 증권사 가운데 가장 적극적인 분산 전략을 펼쳐온 곳으로 꼽힌다. 다만 유가와 금리, 자산가격이 글로벌 전반에 동시에 영향을 미치는 환경에서는 이러한 분산 구조가 실제로 리스크를 낮추는지 아니면 노출 범위를 넓히는 요인으로 작용하는지에 대한 평가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중동 지역 긴장 고조로 국제 유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며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도 확대되는 흐름이다. 유가는 물가와 금리 경로를 통해 자산가격에 영향을 미치며 이는 지역을 가리지 않고 투자자산 전반으로 확산되는 특징을 보인다. 특히 글로벌 자산 비중이 높은 금융투자사의 경우 특정 지역이 아닌 다수 시장에서 동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 특성이 부각된다.

미래에셋증권은 이러한 환경에서 차별화된 사업 구조를 갖고 있다. 11개 해외법인을 기반으로 글로벌 사업을 확대해왔으며 주요 해외 자회사 이익이 전체 연결 기준 세전이익의 10~20% 수준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내 증권사 가운데서도 해외 사업 기여도가 높은 편으로, 지역별 자산과 수익원을 분산해 온 전략이 특징이다.

자본 규모 역시 업계 최상위권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자기자본은 약 10조원을 웃도는 수준으로 대형 투자와 글로벌 사업 확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고 있다. 영업순수익 기준 시장점유율도 약 9~10% 수준을 유지하며 전 사업부문에서 안정적인 지위를 확보하고 있다.

부동산금융 익스포저는 자기자본 대비 약 31% 수준으로 나타난다. 이는 일부 투자은행(IB) 중심 증권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이지만 이 가운데 약 39%가 해외 부동산으로 구성돼 있다는 점은 특징적이다. 국내 리스크를 분산하는 구조이지만 동시에 글로벌 부동산 시장 변동성에 노출되는 구조이기도 하다.

특히 해외 대체투자 자산 가운데 오피스, 호텔 등 상업용 부동산 비중이 높은 점은 최근 환경에서 변수로 꼽힌다. 글로벌 금리 상승과 경기 둔화 우려가 겹칠 경우 해당 자산군의 가치 변동 가능성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실제 일부 해외 투자자산에서는 손상 인식이 반영되는 등 변동성이 확인된 바 있다.

운용 부문 역시 금리와 시장 변동성에 영향을 받는 구조다. 채권 운용 비중 확대에 따라 금리 변화에 대한 민감도가 커졌으며 파생상품과 외환 관련 자산 역시 글로벌 시장 움직임과 연동되는 특성을 갖는다. 이는 분산 구조 속에서도 공통 변수에 대한 노출이 존재함을 보여주는 부분이다.

다만 이러한 글로벌 분산 구조는 특정 지역 리스크를 완화하는 효과도 갖는다. 국내 부동산이나 특정 산업에 대한 집중도를 낮추고 다양한 시장에서 수익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실제 미래에셋증권은 △투자중개 △자산관리 △IB △운용 등 사업 전반이 고르게 구성된 포트폴리오를 유지하고 있으며 해외 사업 확대를 통해 수익 기반을 다변화해왔다.

자본적정성 역시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순자본비율은 3000%를 상회하며 업계 최상위 수준을 기록하고 있고 조정 영업용순자본비율도 180%대를 유지하며 규제 기준을 충분히 웃돌고 있다. 이는 시장 변동성 확대 국면에서도 일정 수준의 대응 여력을 확보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증권업계에서는 미래에셋증권의 사례가 '글로벌 분산 전략'의 효과를 가늠할 수 있는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특정 자산군이나 지역에 대한 집중도를 낮추는 전략이 유효한 것은 맞지만 글로벌 거시 변수 충격이 동시다발적으로 발생할 경우 분산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미래에셋증권은 국내 증권사 가운데 글로벌 사업 비중이 가장 높은 구조를 갖고 있어 지역별 리스크 분산 측면에서는 강점이 있다"면서도 "다만 유가와 금리 변동성이 글로벌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국면에서는 해외 자산 전반이 동시에 영향을 받을 수 있어 분산 전략의 실질적인 방어력에 대한 검증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조윤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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