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바겐 ID.5의 정숙성은 내연기관 시대의 아쉬움을 완전히 해소한 느낌입니다. 승차감을 완성하는 중요한 요소 중 하나가 바로 정숙성이라고 할 수 있죠. 폭스바겐 차량의 정숙성은 사실 내연기관 시대에는 늘 아쉬움이 많았습니다. 특히 좋은 기본기를 가지고 있던 티구안이나 그 롱바디 모델인 올스페이스, 최근 시승했던 아틀라스, 그리고 고급 차량인 투아렉에서도 동급 대비 뛰어나다고는 말하기 어려웠습니다.

특히 도로에서 올라오는 잔진동, 이른바 '따다다다닥' 하는 잔진동을 걸러내는 능력이 조금 아쉬웠던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ID.5라면 이 정도면 충분히 타협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주 고급스러운 느낌까지는 아니지만, 확실히 이전 내연기관 시대보다는 흡차음재 처리가 훨씬 잘 된 것 같습니다.

내연기관 엔진이 사라지면서 엔진룸에서 넘어오는 소리는 사실상 없다고 봐야겠죠. 따라서 지금 시승하면서 실내로 들리는 소리는 주로 타이어에서 올라오는 소음과 노면을 읽고 들어오는 소음들입니다. 고속도로에서 평균적으로 시속 100km를 좀 넘는 속도로 달리고 있는데, 실내에 유입되는 소리는 패밀리 용도로 사용하기에 이 정도면 충분하다고 생각됩니다.

저는 패밀리 차량에서 1열의 소음도 중요하지만, 2열의 소음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중형급 미만 차량에서는 2열에 있는 리어 펜더 쪽에서 올라오는 소음이 제법 크게 느껴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제조사들도 이 점을 잘 알고 있어서 리어 휠하우스 커버를 떼어보면 흡음 소재가 잘 처리되어 있기도 하죠.

가장 많은 소음 차이를 느낄 수 있었던 부분은 2열의 소음이었는데, ID.5는 제가 시승해 보니까 소음 때문에 크게 불만을 가지실 경우는 없을 것 같았습니다. 또한 가장 좋았던 점 중의 하나는 바로 루프였습니다. 루프의 크기가 상당하다는 것을 보셨을 겁니다.

지금 제 머리 위까지 루프가 넓게 펼쳐져 있어서 정말 좋았습니다. 보통 이 루프가 머리 뒤쪽에서 끝나버리면 운전자는 개방감의 혜택을 전혀 누리지 못하게 되는데, ID.5는 운전자 앞쪽까지 시원하게 뚫려있습니다. 그리고 2열에서의 개방감 역시 뛰어나서 전반적인 상품성을 놓고 볼 때, 이제 폭스바겐도 정말 잘하고 있고 많이 노력하고 있구나 하는 점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기에 아쉬운 점이 딱 세 가지 정도 있었습니다. 이것을 아쉽다고 말해야 할지, 아니면 이 기능을 원하시는 분들에게는 단점이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국내 소비자라면 이 최신 차량에서 기대하는 기능들이 몇 가지 있죠. 최신 기능 중 하나가 바로 HUD, 즉 헤드업 디스플레이인데요. 아쉽게도 ID.5에는 이 헤드업 디스플레이가 제공되지 않습니다.

다만 이 기능의 대안으로 전면에 조그마한 계기판이 있습니다. 처음에 사이즈가 작아서 '아유 뭐 속도만 나오겠지' 하는 생각을 했었죠. 그런데 이 계기판이 사용하면 사용할수록 굉장히 괜찮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중앙에는 속도가 명확하게 표시되고, 양쪽에는 정보를 보여줍니다.

좌측에는 운전자 보조 시스템 정보가, 우측에는 전비와 같은 정보가 표시되는데, 이게 정말 괜찮게 느껴졌습니다. 작아서 좋은 점은 별로 없을 것 같았는데, 얘는 마치 HUD처럼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운전을 하다가 HUD보다 살짝 눈을 내리면 딱 잘 보이는 위치에 있었고, 핸들 위에 고정되어 있기 때문에 핸들을 조정해도 언제나 시야를 가리지 않고 정보를 보여준다는 점이 좋았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HUD를 선호하셨던 분들에게는 조금 아쉬운 부분이 될 것 같습니다. 두 번째로 아쉬웠던 점은 바로 통풍 시트였습니다. 이 기능은 국내 소비자들이 정말 많이 원하시는 기능이죠. 저희 콘텐츠의 댓글들을 보면 '정말 좋은 차량인데 통풍 기능이 없어요'라고 제가 알려드리면, 어떤 구독자분들은 '그럼 저는 차를 안 삽니다'라고 단호하게 말씀하시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만큼 통풍 시트 기능을 선호한다는 증거겠죠. 특히 국내의 경우 요즘 여름이 덥고 또 길기도 해서 통풍 기능을 더욱 선호하시는 것 같은데, 아쉽게도 ID.5에는 통풍 기능이 제공되지 않았습니다. 이게 두 번째로 아쉬웠던 점이었죠. 그리고 어쩌면 이것보다 제 개인적으로 더 아쉬웠던 부분은 바로 실내의 소재감이었습니다.

거친 느낌의 플라스틱 소재를 실내 곳곳에서 볼 수 있었는데, 직접 만져보면 어떤 느낌인지 아실 겁니다. 오돌토돌한 이런 소재들이 주는 감성적인 만족도가 좀 아쉬웠습니다. 왜냐하면 이 차는 저 혼자 타는 차량도 아니고, 사업자를 위한 차량도 아닙니다. 패밀리를 위한 차량인데 저런 부분들이 너무 아쉬웠습니다.

특히 국내 차량에서는 이제 소형급에서도 이런 소재들은 거의 찾아보기 어렵잖아요. 그래서 개인적으로 좀 진하게 아쉬운 느낌을 받게 되었습니다. 소재 부분만 개선한다면 ID.5의 평가는 전혀 달라졌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따라서 이것을 좀 정리하자면, 기본기에 있어서는 저는 대중차 중에서 거의 탑티어를 주겠습니다.

이 정도면 완벽하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죠. 좌우로 흔들리는 롤링이 없고, 앞뒤로 흔들리는 피칭도 거의 없었습니다. 대각선으로 흔들리는 요잉도 찾아보기 어려웠죠. 물론 조금씩은 있었지만, 기존에는 없었던 부드러움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특히 안정적인 거동을 보여주기 때문에 이게 바로 차량의 기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 실내는 분명 잘 만들었다고 생각합니다. 시트도 편안하고, 그래도 감성적인 느낌들을 조금씩 넣으려고 노력한 흔적도 보입니다. 그리고 정숙성을 포함해서 '이 정도면 괜찮은데'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런데 정말 눈이 꽂히는 부분, 그리고 손이 만져지는 이런 플라스틱 부분은 아쉬워도 좀 진하게 아쉬웠습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추가한다면, 인포테인먼트 시스템도 이제는 UI를 포함해서 많이 좋아졌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인포테인먼트의 메뉴 색상이 너무 원색적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나요? 폰트의 크기나 아이콘들의 크기, 그리고 색상들의 정의만 살짝 좀 정리해 줘도 훨씬 좋을 것 같은데, 이런 부분은 폭스바겐 코리아에서 아주 조금만 더 신경 써줬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특히 폰트 정도는 충분히 바꿀 수 있을 것 같았는데, 이 부분이 아쉬웠습니다. 마지막으로 두 가지만 더 말씀드리겠습니다. 기본기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바로 핸들링입니다. ID.5의 핸들링은 정말 좋습니다. 저희 콘텐츠에서 핸들링을 좀 민감하게 다루고 있는데, 어떤 분들은 '아니 뭐 그렇게 중요합니까? 내 차 문제없어요'라고 말씀하시는 경우도 있죠.

하지만 그건 여러분이 모르고 계셔서 그렇습니다. 차량이 직진을 안 하겠습니까? 그건 아니겠죠. 특히 요즘은 운전자 보조 시스템까지 들어가서 차선을 유지해주기 때문에 '핸들링 괜찮아요'라고 말씀하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하지만 아닙니다. 기본적인 핸들링은 운전자 보조 시스템을 끄더라도 도로 환경에 맞게 차량이 직진하려는 고유의 성향이 중요한 법입니다.

핸들링이 부족한 차량들은 항상 두 손으로 핸들을 꽉 잡게 됩니다. 물론 운전하는 도중에는 두 손으로 핸들을 잡아야 하죠. 그런데 이게 편안하게 두 손으로 잡는 것과 불안해서 두 손을 잡는 것은 좀 다른 이야기입니다. 이유는 핸들이 미세하게 계속 흔들려서 이렇게 저렇게 움직이기 때문에 두 손으로 잡고 보타를 하게 되는 것이죠.

폭스바겐의 핸들링은 가장 작은 차량이나 물론 대형급은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항상 안정적인 핸들링을 제공합니다. 직선 같은 구간이나 급격하게 선회하는 구간에서도 핸들링에 대한 불만은 전혀 없었고, 충분히 만족할 수 있는 핸들링을 제공했습니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좀 달랐던 부분이 있었는데, 폭스바겐 차량은 제동력이 꽤 괜찮은 편이죠.

그런데 ID.5의 제동력은 다른 폭스바겐 차량들보다는 부드러웠습니다. 다른 차량에서는 안전에 대해서는 타협하지 않고 예민한 제동력을 보여줬다면, ID.5의 제동력은 상대적으로 좀 더 부드럽게 느껴졌습니다. 그래서 혹시 밀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해봤는데요. 제가 저희 가족 4명을 모두 태우고 이 차량을 시승해 보면서 제동력이 불안하지 않을까 테스트해 봤습니다.

테스트 결과, 제동 성향이 부드러운 것이지 제동력이 밀리거나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 부분들을 종합해 봤을 때, ID.5의 성향은 무엇일까요? ID.5는 기존 폭스바겐 차량들보다 확실히 좀 더 부드럽습니다. 그렇지만 이 부드러움 속에는 단단함이 숨겨져 있고요. 이 단단함은 언제 드러나느냐 하면, 요철이나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 전륜이 넘어간 뒤 후륜이 넘어갈 때 확실히 '아 이 차량의 기본적인 골격은 단단하구나' 하고 느끼게 되실 겁니다.

저는 전동화 모델을 좋아하지 않는 이유로 '멀미'를 말씀드린 적이 있습니다. 또 한 가지 이유는 너무 성능만 강조하다 보니 요란하다는 점이었죠. 가속페달을 좀 깊게 밟으면 부드럽고 묵직하게 쭉 나가는 느낌이 아니라, 머리가 뒤로 제쳐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데 ID.5의 가속감은 6 기통 엔진을 타는 것처럼 부드럽게 쭉 밀어주는 느낌이었습니다.

어쩌면 이것 때문에 제가 이 차는 내연기관 차량과 비슷하다고 느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운전 내내 편안하게 느껴졌죠. 전동화 모델에서 6 기통 같은 느낌을 받고 싶다면, 이 차량은 정말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오늘은 ID.5를 시승해 본 경험을 들려드렸는데요. 이 차량은 어떤 분들에게 잘 어울릴까요?

수입차를 타기에는 가격적으로 부담이 되고, 짧은 AS 기간 때문에 걱정이 되시는 분들에게 ID.5는 괜찮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폭스바겐은 5년 15만 킬로미터라는 긴 보증 기간을 가지고 있습니다. 이게 얼마나 큰 장점이냐면, 대부분의 수입차는 2년 또는 3년 정도면 보증이 끝납니다.

보증이 끝날 때 차량에 따라 다르지만, 저는 개인적으로 450만 원 정도를 보증 연장하는 데 쓴 경험이 있습니다. 어떤 부품들이 고장 나게 되면 한두 개만 갈아도 수입차에서는 이 가격을 쉽게 넘어설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예상보다 보증을 연장하시는 분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5년 15만 킬로미터라면 여러분들이 차량을 정말 오래 타시는 분들이 아니라면 5년 정도면 충분히 만족하실 겁니다.

두 번째로 패밀리 용도를 찾으시는 분들이라면 '좋다 나쁘다' 하는 평론보다는요. 그냥 직접 운전해 보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핸들링도 직접 느껴보시고, 정숙성, 승차감, 그리고 시트 부분도 만져보시고 앉아보시면서 어떤 차이가 있는지, 그리고 가족들도 좋아하는지 직접 확인하는 것이 중요할 것 같습니다.

결론을 내리면, 저는 예상보다 폭스바겐 ID.5에 크게 만족했습니다. 솔직히 별로 기대하지 않았었죠. 특히 전동화 모델 특유의 멀미 현상이 없다는 점이 무엇보다 좋았습니다. 이 차량은 그냥 전동화 모델을 가장한 내연기관 차량 같아요. 6 기통 내연기관을 운전하는 것 같은 그런 부드러운 느낌이 정말 좋았죠. 폭스바겐은 내연기관 시대뿐만 아니라, 역시 전동화 모델도 잘 만드는 것 같습니다. 다만 눈에 보이는 부분들은 여전히 조금 아쉬움으로 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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