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이 그간 부진을 겪은 중국 시장에서의 재도약을 위해 자사 프리미엄 스킨케어 브랜드 재정립에 나서고 있다. 각 사의 대표 프리미엄 브랜드 ‘설화수’와 ‘더 히스토리 오브 후’의 신제품 출시·제품 리뉴얼 행사를 중국에서 개최하고 관련 마케팅을 강화하는 식이다.
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9월 1일 설화수의 하이엔드 라인 ‘진설’을 론칭했다. 진설은 중국 현지에서 인기 있는 궁중·한방 이미지를 더욱 강조했다. 총 4종으로 출시된 진설 용기 디자인은 ‘백자 달항아리’를 연상케 하며 인삼 열매를 지칭하는 ‘진생베리’를 첨가했다.
이어 아모레퍼시픽은 같은 달 15일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예술문화공간 ‘엑스포 아이파빌리온’에서 설화수 진설 출시 글로벌 이벤트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글로벌 앰버서더인 틸다 스윈튼을 비롯해 중국 배우 바이징팅 등 300여 명의 인사들이 참석했다.

LG생활건강 역시 중국을 겨냥한 제품 리뉴얼을 단행했다. LG생활건강은 지난 8월 31일 럭셔리 궁중 화장품 브랜드 ‘더후’의 대표 제품인 ‘천기단’을 리뉴얼하고 브랜드 표기를 기존 ‘The history of 后(후)’를 ‘The whoo’로 축약했다. 더후 천기단은 중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제품 중 하나로 리뉴얼은 2010년 1월 첫 출시 이후 13년 만이다.
LG생활건강은 천기단 리뉴얼 홍보를 위해 지난 8월 30일 중국 상하이에 있는 복합문화공간 ‘탱크 상하이 아트센터’에서 ‘더후 천기단 아트 페어 인 상하이’ 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에는 중국 유명 아이돌 가수 판청청을 비롯해 현지 셀러브리티, 인플루언서 등 유명 인사 100여 명이 참석했다. LG생활건강이 중국에서 대규모 브랜드 홍보 행사를 개최한 건 지난 2019년 이후 약 4년 만이다.
그간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은 중국 시장에서의 부진을 겪었다. 중국 내수 시장이 코로나-19를 겪는 동안 급변했기 때문이다. 중국 소비자들 사이에선 '애국소비(궈차오)'와 '가치 소비' 트렌드가 퍼지며, 소비 양상이 가성비 제품과 하이엔드급 제품으로 양극화 됐다. 아모레퍼시픽의 '설화수', LG생활건강의 '더후'는 로레알과 LVMH(루이비통모에헤네시) 등 해외 유수기업의 하이엔드급 제품에 밀려 설 자리를 잃었다.
이에 실적 하락도 이어졌다. 아모레퍼시픽의 상반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8591억원, 70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9%, 49.3% 하락했다. 이동순 아모레퍼시픽 대표는 지난 3월 정기 주주총회를 통해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것이 아킬레스건이 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양사는 이번 브랜드 재정립을 통해 중국 고객들의 관심을 집중시키고 침체된 뷰티 사업의 반전을 모색한다는 계획이다. 프리미엄 브랜드의 하이엔드 라인 출시, 리뉴얼로 해외 유수기업의 아성에 다시 도전한다.
다행히 현재 상황은 아모레퍼시픽과 LG생활건강에게 긍정적이다. 중국 정부가 지난 8월부터 한국 여행 금지령을 해제하면서 중국인 단체 관광객(유커)가 다시 한국을 찾기 시작했다. 유커들은 화장품업계 최대 고객인 보따리상(따이공)을 불러온다. 유커들을 통해 현지에 입소문이 퍼진 한국 화장품들을 ‘싹쓸이’ 해가는 것이다. 현재 화장품업계에서는 따이공에 의한 매출을 포함, 중국 관련 매출이 최대 70%에 달할 것이라고 추정하고 있다.
화장품 업계관계자는 “중국은 국내 화장품 업체에게는 여전히 제일 중요한 시장”이라며 “북미나 유럽, 일본 시장으로 판로를 넓힌다고는 하지만 중국 시장을 포기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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