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합 어때” “참 용하네”… 챗GPT로 사주보는 청년들
아이 작명·결혼상담 만족도 높아
“과의존 경계… 스스로 미래 결정을”

최근 20·30대 젊은 층에서 AI에 사주나 명리학 등을 학습시켜 운명을 점치는 사례가 늘고 있다. 30대 직장인 김모씨는 올해 4월 태어난 첫 아이 이름을 챗GPT와 함께 지었다. 김씨는 “유명하다는 작명가를 찾아갔는데 너무 옛날식 이름만 추천해줬다”며 “밤새 지피티와 상의한 끝에 결정했다”고 했다. 한자 획수나 부수 등 운세에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진 요소를 기반으로 이름을 추천받았고, 가족 투표를 거쳐 아이 이름을 정했다. 김씨는 “철학관에 다시 가서 물어보니 괜찮은 이름이라고 하더라”며 “집안 어른들의 반감을 생각해 AI가 지어줬다곤 말하지 못했지만, 작명가 한 사람에게 맡긴 것보다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온라인에서도 AI에 별자리나 운세 등을 물어봤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자기 탐구 세대’로 불리는 이들이 사주와 타로에 빠진다는 건 최근 몇 년간 나왔는데, 유행이 AI로까지 번진 것이다. 한 엑스(X·옛 트위터) 이용자는 “올해 지피티에 취업운 사주를 물어본 적이 있는데 진짜 용하다”며 “7∼11월에 합격 가능성이 높다고 했는데 1지망으로 원하는 곳에 7월28일 합격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불안을 해소하려는 마음과 AI의 대중화가 낳은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곽금주 서울대 심리학과 교수는 “불안과 불확실성이 큰 젊은 세대가 미래의 일을 미신을 통해 알고자 하는 것”이라면서도 “이 세대가 유독 스스로 결정하기보다 외부에 의존하는 경향성도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활용을 넘어서는 과의존은 경계해야 한다는 제언도 있다. 임명호 단국대 심리학과 교수는 “재미나 흥미 수준으로 활용하는 것은 괜찮지만 친한 친구나 가족보다 AI가 나를 더 잘 이해한다는 생각은 경계해야 한다”고 말했다. 곽 교수도 “미래를 결정하는 건 행동하는 주체인 자신”이라며 “모두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소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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