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자산관리가 부실채권(NPL) 회수와 STX엔진 등의 매각 성과 덕에 2000억원 넘는 당기순이익을 올리며 최대 실적을 냈다. 올해는 NPL시장 규모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실질적인 수익률 관리에 방점을 찍을 계획이다.
11일 연합자산관리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2024년 당기순이익이 2064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97억원)보다 20배가량 늘어난 액수다. 이는 이자수익, 수수료 등 영업수익이 7조8681억원으로 전년(4조4624억원) 대비 76.3% 불어난 영향이다.
영업수익 증가에 가장 크게 기여한 부분은 공정가치 측정 금융상품 관련 수익으로 490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1826억원)보다 168.4% 커졌다. 연합자산관리가 투자한 주식, 채권 등의 가격이 상승해 관련 수익이 급증한 것이다.
연합자산관리는 STX엔진, 페이퍼코리아, 알파에어로, 알멕 등에 투자했다. 기업구조조정(CR) 사업 부문에서 기업재무안정 사모투자합자회사(PEF)를 활용해 투자한 기업이다. 이들 포트폴리오 가운데 STX엔진에서만 약 1800억원 이상의 수익이 발생해 공정가치 측정 금융상품 관련 수익이 늘었다.
STX엔진은 방산 호황에 힘입어 주가가 상승했다. 전차, 자주포, 장갑차 등 육상무기 외에 구축함이나 호위함, 고속함 등 군용선박 관련 엔진도 생산하고 있다. 실적개선의 영향으로 1년 사이 주가가 65% 이상 오르면서 연합자산관리에 효자 노릇을 했다.
국내 방산기업의 해외 수출이 늘면서 매출은 7246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영업이익은 2023년(189억원) 대비 123% 커진 422억원을 기록했다. 2022년에는 88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으나 2023년 턴어라운드한 뒤 실적개선을 이어왔다.
연합자산관리가 운용하는 '유암코기업리바운스제팔차기업재무안정사모투자합자회사'는 STX엔진 지분 59.2%를 보유하고 있다. STX엔진 등에 대한 투자 성과로 CR부문의 영업이익은 2179억원에 달했다.
본업인 NPL부문의 성과도 뒷받침됐다. NPL부문은 지난해 506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전년(331억원) 대비 52.9% 증가한 액수다. 지난해 은행권이 역대 최대 규모인 8조3000억원가량의 NPL을 매각하면서 관련 물량이 늘어난 영향이다.
업계는 올해도 8조원가량의 NPL이 시장에 풀릴 것으로 보여 NPL부문이 견조한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NPL 매물 증가로 가격과 회수기일이 길어지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어 수익률은 지난해 대비 악화될 것으로 예상했다.
연합자산관리 관계자는 "지난해 STX엔진에서만 약 1800억원의 지분이익이 발생했다"며 "다른 투자 주식과 NPL부문의 기여도도 적지 않으나 제일 큰 부분을 차지한 것은 CR부문의 투자 성과"라고 말했다.
CR부문의 실적이 주가변동에 좌우되는 만큼 NPL 분야의 꾸준한 수익이 올해 경영성과를 가를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NPL 매각 물량이 늘어나면서 오랜 만에 큰 장이 선 것은 맞다"며 "전방 업계의 불황이 NPL 전업사의 실적개선으로 연결되는 만큼 당분간 양호한 성과가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진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