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특별한 사운드, 정전형 헤드폰 시스템의 완성형

Stax SR-009S · SRM-T8000

정전형 헤드폰을 이야기할 때 이들을 빼놓을 수 있을까. 무려 1960년을 시작으로 정전형 헤드폰을 세상에 알렸고, 정말 고집스럽게 정전형 헤드폰을 줄곧 출시하며 정전형 헤드폰의 아이덴티티로 거듭났다. 유행에 민감한 헤드폰 시장에서 이들의 장인 정신과 고집이 없었다면, 그 역사는 단절되었을지도 모른다. 물론 지금은 고가의 다양한 정전형 헤드폰 브랜드들이 소개되면서 한층 더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는 모양새지만, 역시 결국에는 이들 브랜드를 한 번쯤 거쳐 가야 할 만큼 이들만의 기술적 장점과 특유의 사운드는 그야말로 독보적이다. 정전형 헤드폰의 긴 역사를 설명해주는 역사적인 아이콘, 바로 스탁스(Stax)이다.

스탁스는 최근 새로운 플래그십 SR-X9000을 내놓으면서, 가장 호화로운 정전형 헤드폰을 선보였는데, 오리지널 SR-오메가를 리메이크한 제품으로 스탁스의 최신예 기술인 MLER-3을 새롭게 탑재해 화제를 모았다. 그 아래로 SR-009S, SR-007 MK2 및 어드밴스드-람다 시리즈가 자리하는데, SR-009S는 이전 플래그십으로서 스탁스 사운드의 위용과 정점을 보여주었다. 특히 플래그십 헤드폰 앰프 SRM-T8000과 매칭되며 하나의 세트 시스템으로도 크게 인기를 끌었는데, 이번에 다시 한번 SR-009S·SRM-T8000 시스템을 소개하고자 한다.

우선 SR-009S 헤드폰이다. 이름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작 SR-009의 업그레이드 모델. 외관상은 큰 차이점이 없지만, 내용과 사운드적인 부분은 꽤 많이 업그레이드된 제품이다. 실제 SR-009에서 SR-009S 넘어간 후기들도 굉장히 좋은데, 그야말로 완성형 정전형 헤드폰이라는 이야기들이 주류이다. 이번 변화의 핵심은 역시 기존 MLER에서 MLER-2로의 진화. MLER은 멀티 레이어를 결합시킨 전극을 뜻하는데, 저 공진 설계를 중심으로 음파의 투과율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이는 2세대로 업그레이드되면서, 작은 구멍들을 더욱 매끄럽게 가공했는데, 이로써 공기 저항을 줄이고 소리의 투과성을 향상시켰다고 한다. 실제 확대 사진으로 보면 한층 더 미세하게 가공된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꼼꼼한 가공 처리가 소리에서 꽤 많은 변화를 가지고 온다고 한다. 또한 금도금을 추가하여, 공진을 최소화하고 전기 저항을 감소시켜 음의 선명함과 질감을 높였다고 이야기한다. 실제 SR-009와 비교해보면, 은색에서 금색으로 변화한 모습을 볼 수 있다. 무게 역시 전작에 비해 조금 줄어들었다는 점도 어필할 수 있겠다.

그 외에도 슈퍼 엔지니어링 플라스틱이라는 새로운 고분자 소재를 사용해 초박막 다이어프램을 완성시켰고, 고품질 사운드와 강성 및 경량을 실현하기 위해 알루미늄 인클로저를 적용했다. 또한 은으로 코팅된 고품질 6N OFC 케이블을 채용해 신호의 순도를 높였다. 착용감 역시 어필할 수 있는데, 이어 패드와 10단계 조절이 가능한 인체 공학적인 헤드 밴드 등이 적용되어, 오랫동안 착용해도 피로감이 밀려오지 않는다. 실제 착용감은 정말 우수한데, 음악 듣는 내내 자극 없는 편안함을 제대로 경험했다.

다음은 SR-009S와 페어 매칭으로 자주 소개되는 SRM-T8000에 대한 소개이다. 역시 플래그십 모델로 일단 규모부터 하이엔드 인티앰프 같은 모습을 하고 있다. 특히 내부를 보면 더 놀랄 수밖에 없는데, 대형 토로이달 트랜스포머를 중심으로 빼곡하게 꽉 찬 부품들은 이게 헤드폰 앰프가 맞나 생각들 정도. 특이하게도 하이브리드 구성이다. 즉, 진공관과 반도체를 조합한 것인데, 초단에는 노이즈 처리 및 고음질로 정평 있는 6922 쌍3극관 2개를 채용했고, 출력단은 대전류의 이미터 팔로워·클래스A 구성의 반도체가 담당한다. 역시 음질적인 장점을 최대한 발휘하기 위한 설계인데, 스탁스의 정전형 헤드폰을 완벽히 구동할 수 있게 최적화된 것도 특징이다. 전체적으로 진동을 방지하는 대책이 많이 마련되어 있는데, 견고한 섀시는 물론이고 바닥에 대형 알루미늄 인슐레이터를 장착한 것도 돋보인다.

사운드에 대한 이야기. 전원이 들어가자마자 정말 말도 안 되는 해상력과 세밀함이 밀려온다. 그 특유의 음의 입자감은 정말 경외감이 들 정도인데, 이 사운드를 하이파이 스피커로 구현한다면 정말 천문학적인 비용을 투자해야 할 것이다. 스탁스 제품들이 저음을 강렬하게 내는 제품은 아니지만, SRM-T8000의 능력 때문에, 저음적인 부분도 확실히 안정적으로 보강되는 모습이다. 특히 SR-009S로 넘어오면서 투명도와 청명함은 더욱 강력해졌는데, 아마 이쪽만 놓고 본다면 어떤 브랜드도 쉽게 넘볼 수 없는 장점이다. 쉼 없이 몰아치는 음의 파도는 굉장히 밝고 선명하며, 진공관 특유의 끝 음 처리는 굉장히 아련하고 깊이 있다. 특유의 스피드감과 정말 빛이 나는 중·고음의 매력은 음악을 멈추더라도 계속 생각나는 중독성까지 만들어낸다. 스탁스의 제품들이 단계적으로 올라갈수록 그 급수가 제법 차이가 나는데, SR-009S·SRM-T8000 조합은 확실히 자신의 입지를 증명해내는 능력을 보여준다. 글 | 김문부

수입원 (주)다미노 (02)719-5757

SR-009S
가격 760만원 유닛 타입 푸시풀 일렉트로스태틱, 오픈형 임피던스 145㏀ 음압 101dB 주파수 응답 5Hz-42kHz 일렉트로스태틱 커패시턴스 110㎊ 이어 패드 리얼 래더 바이어스 전압 DC 580V 케이블 Silver-coated 6N OFC 무게 583g(케이블 포함)

SRM-T8000
가격 998만원(실버) 사용 진공관 6922×2 주파수 응답 1Hz-115kHz 아날로그 입력 RCA×2, XLR×1 패러럴 아웃 지원 게인 60dB 입력 레벨 100mV 최대 출력 전압 470V 하모닉 디스토션 0.01% 이하 크기(WHD) 32×10.3×39.5cm 무게 7.3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