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군의날 시가 행진에 시민 수천명 운집 “나라 지켜주는 것 실감해”
1일 오후 서울 중구 세종대로 일대에서 건군(建軍) 76주년 국군의 날 시가행진이 개최됐다. 병력 3000여명과 장비 80여대가 투입된 이날 행진에는 시민 수 천명이 운집해 군(軍)의 행진을 관람했다.
이날 오후 2시쯤 찾은 광화문 일대는 이미 시가행진을 위해 몰려든 인파로 세종대로 8차선 도로 양 옆이 수 겹으로 꽉 메워져 있었다. 경찰과 군인 등이 마련한 통행로를 제외하고는 발 딛을 틈도 없이 북적였다. 한 시민은 “도로는 보이지도 않는다. 완전 인간 바리게이트”라고 토로했다. 가족 단위 관람객들은 부모(父母) 상관없이 아이들의 관람을 돕기 위해 목마를 태우고 연신 땀을 흘리기도 했다. 군복을 챙겨입은 한 7살 아이는 나무에 올라타 군인들이 총검술을 선 보일 때마다 “멋있다”며 소리를 질렀다.
‘국민과 함께해서 고마워요’라는 글귀와 군인 그림이 그려진 머리띠를 착용한 시민과 실제 군복과 제복을 착용한 휴가 군인·사관학교 생도들도 곳곳에 보였다. 외국인 관광객도 수 백명 이상 운집했다. 아들을 품에 끌어안고 시가행진을 관람한 뉴질랜드인 모나프 모슈(37)는 “군대의 행진은 한국뿐만 아니라 고국에서도 본적이 없다. 이번이 난생 처음 보는 것”이라며 “기대한 것만큼 규모가 대단했고 특히 전투기가 오색 빛깔을 내며 상공을 날아다니는 게 인상 깊었다. 훌륭했다”고 했다.
이날 행진의 백미였던 공군의 F-35A, F-15K, KF-16, FA-50 전투기 20대가 5대씩 편대를 이뤄 서울 상공을 수 놓았을 때는 시민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하늘을 바라보며 환호성을 질렀다. 시민들은 개인 휴대폰뿐만 아니라 직접 가져온 카메라를 들고 연신 셔터를 눌렀다. 장갑차·탱크 등이 도열해 행진했을 때는 시민들은 군을 향해 직접 손을 흔들고 “화이팅” “자랑스럽다” 등 격려를 보냈다.
시민들은 군대를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평소 흔치 않아 뜻깊은 경험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광화문에 들렀다 우연히 시가행진을 봤다는 고은옥(31)씨는 “웅장한 군대를 실제로 마주하니 군(軍)이 우리를 지켜준다는 것을 깊게 체감할 수 있었다”며 “사람도 생각보다 너무 많았고 볼거리가 많아서 신기하고 재밌었다”고 했다. 이날 시가행진을 관람하러 아침부터 부천에서 왔다는 박현민(66)씨는 “전국 방방곡곡에서 이런 국가적인 행사를 보러올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좋나. 앞으로는 매년 국군의 날마다 행진을 해야한다”며 “나와 국가를 지켜주는 대한민국 군대를 직접 내눈으로 확인하니 애국심과 안보의식이 고취된다. 국민들 안보 교육 차원에서도 매년 필요한 것 같다”고 했다.
한편 이날 시가행진 중엔 일부 진보단체 회원들이 “윤석열 퇴진하라”를 외치며 불법 집회를 벌여 경찰에 제지 당하기도 했다. 이들은 ‘하늘에는 전투기 굉음, 땅에는 벙커버스터’ ‘전쟁못해 안달난 윤석열 퇴진하라’ 등이 적힌 피켓을 들고 ‘윤석열 퇴진하라’ ‘경찰은 제지하지 마라’ 등을 외쳤다. 이 과정에서 제지하는 경찰과 몸싸움이 벌어졌고, 일부 시민들은 구호를 외치는 이들 옆에서 “반전 시위는 북한에 가서 외쳐라”고 소리를 질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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