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워지는 날씨, 뇌졸중·심혈관 건강 주의

- 급격한 온도 변화는 심장, 혈관, 뇌에 영향 미쳐
- 쌀쌀한 날씨에 두통 느낀 적 많다면 진료 받아볼 것

아침에는 낮았던 기온이 정오가 되면서 올라갔다가, 저녁이 되면 다시 떨어진다. 가을에서 겨울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흔히 나타나는 일교차 패턴이다. 계절 변화가 비교적 뚜렷한 우리나라에서는 흔한 현상이라 대수롭지 않게 여길 때가 많다.

하지만 이 시기에 별다른 이유 없이 두통이나 편두통, 손발이 저리거나 차가워지는 증상, 전신 피로감이나 어지러움 등을 느낀다면 주의가 필요하다. 이들은 모두 혈압 및 혈관에 이상이 있을 때 나타날 수 있는 전조 증상이기 때문이다.

Designed by Freepik (https://www.freepik.com/)

급격한 기온 변화, 심혈관계에 부담

일교차가 약 10℃ 이상 나는 경우, 혈압이나 혈관은 스트레스를 받는다. 기온이 높아지면 혈관은 열을 발산하기 위해 팽창하게 되고, 기온이 떨어지면 열을 보존하기 위해 수축한다. 이에 따라 혈압이 낮아지거나 높아질 수 있다.

지난 주 며칠 간 아침과 저녁에는 영상 5℃ 안팎, 낮에는 15℃ 이상의 기온이 유지되며 약 10~15℃의 일교차가 발생한 적이 있었다. 겨울로 넘어가는 길목에서 종종 마주하게 될 현상이다. 또, 날씨가 점점 추워지면서 실내온도와 바깥 온도의 차이가 점차 커지게 된다. 갑작스럽게 5℃ 이상의 온도 차에 노출되는 일이 빈번해지는 것이다.

우리 몸의 자율신경계는 노출된 환경의 온도에 따라 체온을 조절한다. 이 과정에서 혈관의 수축과 팽창이 일어난다. 점진적인 변화에서는 큰 문제가 없지만, 갑작스러운 변화가 반복되면 혈관 상태와 혈압이 수시로 변하게 된다. 이는 심장을 비롯한 심혈관계 전체에 커다란 스트레스 요인이 된다.

단순 두통부터 흉통, 호흡 곤란까지

온도 변화에 따라 혈관이 수축하거나 확장하는 일이 거듭되면, 뇌 혈류에 영향을 미치며 두통을 유발할 수 있다. 혈류가 불규칙하게 늘어났다 줄어들었다는 반복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또한, 스트레스 호르몬 분비가 증가하면서 두통이 동반될 수도 있다. 갑작스럽게 낮은 기온에 노출되면 혈관이 빠르게 수축하면서 뇌 혈류가 크게 감소해 어지럽거나 현기증을 느낄 수도 있다.

이때 심한 피로감이 동반될 수도 있다. 환경에 맞춰 적정 체온을 조절하는 일은 자율신경계의 역할이다. 자율신경계 활성화가 지속되면 그만큼 많은 에너지가 소모된다. 또한, 혈관의 수축과 확장이 반복되면 심장이 뛰는 패턴이 불규칙해지면서 피로를 느끼게 된다.

낮은 기온으로 인해 전신의 혈관이 수축하면 아무래도 말초 혈관들이 더 큰 영향을 받게 된다. 손끝이나 발끝처럼 상대적으로 작은 혈관이 닿는 곳은 혈류가 감소하면서 산소와 에너지 공급이 줄어들며, 이로 인해 손발이 차가워지는 증상이 생길 수 있다. 신경계의 자극도 줄어들기 때문에 저림 증상이 발생하기도 한다.

평소 혈압이나 혈관 관련 문제, 혹은 심장 건강 문제가 있었을 경우, 호흡 곤란이나 가슴통증을 겪을 수도 있다. 낮은 기온으로 인해 기도의 혈관이 수축하면서 일시적으로 호흡이 어려워질 수 있다. 심장에 스트레스가 가해지는 상황에서는 심장근육에 산소 공급이 부족해져 가슴 통증이 발생할 우려도 있다.

어떤 문제들은 건강 상태와 관계 없이 발생한다. 반면, 어떤 문제들은 심혈관계 건강에 이상이 있을 때 더욱 두드러진다. 만약 별다른 건강상 문제가 없는 걸로 알고 있었던 와중에 위와 같은 문제를 겪었다면, 오히려 심혈관계 건강을 점검해보라는 경고일 수도 있다.

뇌졸중, 골든타임이 중요

점점 추워지는 시즌에 가장 주의해야 할 질환이라면 뇌졸중을 빼놓을 수 없다. 일교차가 크거나 실내외 온도 차이가 심한 환경에서는 혈관이 갑작스럽게 수축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갑작스레 기온이 낮아지는 상황에 두통을 자주 겪었던 사람이라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어지러움, 시야 장애, 어눌한 발음 등은 뇌혈관이 막히는 뇌경색(허혈성 뇌졸중)의 대표적 증상이다. 한편, 극심한 두통과 구토, 졸리거나 의식이 흐려지는 것은 뇌출혈(출혈성 뇌졸중)에서 흔하게 나타난다. 감각 소실 및 부자연스러운 움직임은 두 가지 유형 모두에서 나타난다.

이때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골든타임’이다. 이대목동병원 뇌졸중센터장을 맡고있는 신경과 장윤경 교수는 “급성 뇌경색일 경우, 혈전을 녹이는 약물을 정맥에 투여해 뇌 조직이 죽는 것을 막을 수 있다”라고 설명하며, “증상 발생 후 4시간 반 이내에 주사할 수 있고, 최대한 빠르게 치료를 시작해야 예후가 좋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뇌경색으로 막힌 혈관을 뚫는 또 다른 방법으로 ‘기계적 재개통술’이 있다.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뇌병원 신경외과 조병래 교수는 약물 주사의 경우 뚫릴 때까지 시간이 좀 걸리는 편이라는 점, 약물 사용량이 과도할 경우 혈관 파열이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기계적 재개통술은 미세 와이어와 스텐트를 활용해 물리적으로 혈전을 제거하는 방법이다.

뇌출혈의 경우는 보다 위급하다. 보통 1시간 이내에 치료가 이루어져야만 최상의 결과를 기대할 수 있다. 출혈이 지속되면 뇌에 공급돼야 할 혈액이 부족해지므로 뇌경색과 마찬가지로 뇌 기능 저하가 발생한다. 한편, 뇌실로 유입된 혈액으로 인해 뇌척수액 양이 늘어나면서 뇌내 압력이 높아진다. 이는 2차적으로 뇌에 압력을 가하게 되므로, 추가적인 손상이나 기능 저하를 유발한다.

추워질 때는 더욱 건강 챙기기

우리 몸 어디든 중요하지 않은 곳은 없겠지만, 뇌는 특히 중요하다. 어떠한 이유로든 뇌 조직이 손상되면 다시 재생되지 않는다. 뇌 가소성(신경 가소성)에 의해 회복되는 사례가 있지만, 이는 기존 조직이 복구되는 것이 아닌 새로운 조직이 생겨나는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뇌 조직이 한 번 손상되면 본래 기능을 되찾기 위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 물론 이 또한 손상의 정도가 심할 경우에는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가장 중요한 것은 예방이다. 일교차가 커지는 시기에는 몸에서 보내오는 신호에 특히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두통이나 어지러움은 일상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지만, 이런 증상이 갑작스러운 온도 변화와 함께 나타났다면 이상 징후로 볼 수 있다. 쌀쌀해진 시간대에 외출을 나섰다가 두통을 경험한 사례가 있다면, 의료기관을 방문해 상담을 받아볼 것을 권한다.

물론 평상시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고, 영양 섭취와 운동, 충분한 수면을 취하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Copyright © 본 콘텐츠는 카카오 운영지침을 준수하며, 저작권법에 따른 보호를 받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