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경기 성남 분당두산타워에서 업무협약이 체결됐다. 체계는 LIG D&A가, 엔진은 두산에너빌리티가 맡는다.
국내 방산의 오랜 약점으로 지목돼 온 유도무기 엔진 국산화에 대기업 두 곳이 손을 잡았다. 두산에너빌리티는 20일 LIG 디펜스&에어로스페이스(LIG D&A)와 유도무기 엔진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협약식은 하루 전인 19일 경기 성남시 분당두산타워에서 열렸다. 손승우 두산에너빌리티 파워서비스BG장과 박태식 LIG D&A 미사일시스템사업부문장 등 양사 관계자가 참석했다.

"체계는 LIG, 엔진은 두산"
협약에 따른 역할 분담은 명확하다. LIG D&A가 유도무기 체계 개발을 맡고, 두산에너빌리티가 그 체계에 적용될 엔진 개발을 담당한다. 양사는 엔진 개발에서 시험·평가, 인증에 이르는 전 과정에 걸쳐 협력체계를 구축하기로 했다. 단발성 공동연구가 아니라 획득 절차 전반을 함께 밟겠다는 뜻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항공엔진 분야에서 쌓은 기술을, LIG D&A는 국내 최고 수준으로 평가받는 유도무기 체계 개발 역량을 각각 투입한다.

"장거리 정밀타격 수요가 바꾼 계산"
양사가 엔진을 지목한 배경에는 시장 변화가 있다. 최근 글로벌 방산 시장에서 장거리 정밀타격체계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사거리와 비행 성능을 좌우하는 고성능 엔진 확보가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했다. 유도무기의 성능은 결국 추진기관이 얼마나 멀리, 얼마나 오래 밀어주느냐에 달려 있다. 체계는 국산인데 엔진은 수입인 구조에서는 성능 개량도 생산량 확대도 남의 일정에 끌려갈 수밖에 없다.

"수출 제약을 푸는 열쇠"
엔진 국산화의 실익은 성능보다 오히려 수출에서 크다. 해외 기술이 들어간 부품은 원산지 국가의 수출 허가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아, 계약이 성사돼도 인도 시점이 늦춰지거나 특정 국가에는 아예 팔 수 없는 상황이 생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엔진 국산화가 해외 기술 의존도를 낮추고 이런 수출 제약을 해소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손승우 BG장은 "국내 최고 수준의 유도무기 체계 개발 역량을 보유한 LIG D&A와 장기적인 협력체계를 구축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양사의 핵심 기술을 결합해 K-방산의 기술 국산화와 글로벌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협약은 이제 막 체결됐고, 엔진 하나가 실제 체계에 올라가기까지는 시험과 인증에 적잖은 시간이 걸린다. 다만 체계 업체와 엔진 업체가 처음부터 함께 설계 단계를 밟는 구조는 그동안 국내 방산에서 흔치 않았다. 수출 호조 뒤에 가려져 있던 '핵심 부품은 여전히 수입'이라는 과제를 정면으로 겨냥했다는 점에서, 이번 협약의 성패는 K-방산의 다음 단계를 가늠하는 지표가 될 전망이다. (사진 출처=다음뉴스·다음 이미지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