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동안 땅굴파서 ''땅굴 안에 고급 한옥 아파트를 만들어버렸다는'' 이 사람

서울을 떠나, 남다른 집에 도전하다

대한민국에 수많은 집들이 있지만, 땅속 동굴을 손수 파서 고급 한옥 아파트를 지은 사람은 오직 한 명뿐일 것이다. 서울의 안정된 생활을 뒤로 하고 고향 전남 보성으로 내려온 윤형돈 씨. 누구나 한 번쯤 꿈꾸지만 결코 실행하기 어려운 ‘내 멋대로 집 짓기’를 그는 8년 넘게 곡괭이와 삽 하나로 밀어붙였다. 처음에는 단순한 저장고 용도로 시작했지만, 욕심이 커지면서 마침내 거주용 동굴 아파트로 탈바꿈했다.

땅속 아파트의 럭셔리 내부—냉장고, 방, 샤워실까지

밖에서 보면 평범한 시골집과 다르지 않아 보이지만, 동굴 안으로 들어서면 완전히 새로운 세상이 펼쳐진다. 딸을 위한 방을 포함해 화장실, 샤워실, 냉장고, 세탁기, 싱크대 등 현대식 아파트 주거 기능이 꼼꼼히 구현되어 있다. 동굴 특유의 구조 덕에 여름이면 시원하고, 겨울이면 포근한 천연 에어컨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실제로 동굴 내부는 연중 약 25도 내외의 쾌적한 온도를 유지해, 극심한 한여름이나 추운 겨울에도 별다른 난방·냉방 없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다.

부부의 선택, 가족의 조화—누구나 만족하는 공간

재미있는 점은 집에서의 생활 공간 배분이다. 바깥 공기가 좋다는 아내는 한옥에서 잠을 자고, 윤영돈 씨 본인은 오히려 동굴 안 공간이 더 안락하다며 자랑한다. 밖에서 보면 답답하고 기괴하다는 반응도 있지만 정작 그는 “적막하고 포근해 완벽하게 편안하다”고 말한다. 이 집의 진짜 가치는 3대가 함께 어우러져 여유로운 전원생활을 누릴 수 있는, 가족 모두가 행복한 공간에 있다.

한옥 복원과 생활의 예술—‘100년 집, 다시 숨을 쉬다’

윤영돈 씨는 평범한 동굴주택 애호가가 아니라, 100년 넘은 한옥을 복원하는 전문가이기도 하다. 무너져가는 고택을 직접 고치고, 옛 가구와 고미술품을 수집해 독특한 정원과 주거 환경을 만들었다. 그는 딸을 위해 폐가를 뜯어 한옥 카페까지 만들었고, 서울 직장 생활을 하던 딸도 5년 전 보성으로 내려와 이곳을 운영 중이다. 딸과 손녀까지, 3세대가 마을·집·동굴·카페를 오가며 진짜 시골스러운 여유와 가족애를 나누는 특별한 삶을 산다.

멈추지 않는 도전—다음은 와인셀러 동굴

이미 거주용 동굴 아파트가 완성됐지만, 윤영돈 씨의 열정은 멈추지 않는다. 현재 그는 동굴 와인셀러를 별개로 만들고 있으며, 완공까지 약 2년이 더 필요하다고 한다. 취미이자 건강을 위해 새로 동굴을 파고, 와인 저장에 최적화된 자연적 조건을 활용할 계획이다. 이런 종류의 동굴집이 무엇보다 의미 있는 점은 새로운 문화창조의 사례라는 것, 나아가 외부 환경과 자연의 힘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자립적 주거 트렌드의 표본이라는 점에 있다.

도시를 떠나, 나만의 공간에서 가족과 삶을 재정의하다

정원을 가꾸고, 집을 고치고, 동굴을 파면서 그는 도시의 바쁜 일상에서 벗어나 진정한 여유와 가족애, 그리고 자신만의 삶의 방식을 발견했다. 서울이 주는 화려함과 속도를 포기한 대신, 2천 평 정원과 땅속 아파트, 100년 한옥, 자식들과 손녀가 함께 사는 전원생활이라는 값진 보상을 얻었다. 취향과 욕심, 가족 사랑이 결합된 이 ‘동굴 럭셔리 아파트’는 슬로라이프의 끝판왕으로 남아 있다. 그의 여정은 아직도 현재진행형이다—오늘도 그는 새로운 동굴을 파고, 발전하는 집을 꿈꾸고 있다.

이 기사는 단순히 땅굴집이라는 흥미로운 개별 사례를 넘어, 한 개인과 가족이 어떻게 공간과 삶의 방향을 창조적으로 재해석할 수 있는가를 보여준다. 예기치 못한 발상의 전환과 꾸준한 집념, 그리고 가족을 향한 따뜻한 진심이 한옥과 동굴 집 안 곳곳에 스며들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