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태균-김건희 리스크'에 들고 일어난 조중동 "구정물을 뒤집어쓴 느낌"
[아침신문 솎아보기] "철없이 떠드는 오빠" 논란에 여론조사 조작 의혹까지
조선 "다음에는 폭탄 어디서 터질까 겁나"… 중앙 "尹 공정과 상식 앙상"
[미디어오늘 윤수현 기자]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이 '명태균-김건희 리스크'에 휩싸였다.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 중심에 있는 명태균씨가 김건희 여사와의 카카오톡 내용을 공개해 논란을 불러온 가운데, 명씨가 김 여사와 나눈 메시지 대화 사진이 2000장이 될 것이라고 폭로하며 정국을 뒤흔들고 있다. 이와 관련 “국민에겐 조금도 미안한 마음이 안 드나”(조선일보), “김 여사를 수사받게 하라”(동아일보) 등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명태균씨는 김건희 여사 공천개입 의혹에 더해 윤석열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여론조사 가공 논란까지 받고 있다. 명씨가 부하직원에게 2021년 9월 윤 대통령 지지율이 홍준표 당시 대선후보보다 2~3%p 높게 나오도록 조작하라고 지시한 녹취록이 공개된 것이다. 국회 운영위원회 더불어민주당 측 위원들은 16일 김건희 여사와 명씨를 국정감사 증인으로 채택했다.
조선 “김 여사, 몇 번째인가”… 동아 “김 여사 라인 제거해야”
이와 관련 17일 조선·중앙·동아는 칼럼을 통해 윤석열 대통령과 김건희 여사를 비판했다. 김창균 조선일보 논설주간은 칼럼 <녹취록, 디올 백, 카톡 메시지… 다음엔 뭘까 겁난다>에서 “진짜 고수들은 명씨처럼 경박하게 입을 놀리지 않는다. 세상사 이치에 눈이 뜨인 사람이라면 명씨 같은 부류에게 놀아나지도 않는다. 여사가 정체도 불투명한 인사들과 엮이면서 문제를 일으켜 정권에 부담을 주고, 국민을 놀라게 한 게 벌써 몇 번째인가”라며 그간 김 여사와의 녹취록을 공개한 서울의소리 기자, 디올백을 선물한 최재형 목사를 두고 “하나같이 대통령실 근처에 접근시켜서는 안 되는 사람들”이라고 밝혔다.
김창균 논설주간은 “여사가 이런 인물들을 높이 평가하고 속내를 털어놓고 뒤탈이 날 물증까지 남겼다는 사실에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며 “다음엔 어디서 어떤 폭탄이 터질까 겁이 난다… 대통령실이 2류, 3류들에게 농락당한 장면을 목격하면서 구정물을 함께 뒤집어쓴 느낌”이라고 했다. 김 주간은 윤 대통령에게 “국민에겐 조금도 미안한 마음이 안 드나”라고 지적했다.
김순덕 동아일보 칼럼니스트는 <대통령은 '패밀리 비즈니스'가 아니다> 칼럼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 리스크에 대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했다. 김 칼럼니스트는 “윤 대통령은 냉정해지기 바란다. 도이치모터스 사건만이라도 철저히 수사받게 하는 것이 오히려 김 여사를 구하는 길일 수 있다”며 “임기 반환점을 맞아 김 여사 라인 제거를 포함한 대통령실 전면 개편을 발표해 국민 앞에 떳떳해지고 새출발 함으로써 나라를 구했으면 한다”고 했다.
이현상 중앙일보 논설실장은 <여사 문제 앞에서 허망해진 '공정과 상식'>에서 “(명태균씨와 김건희 여사의) 카톡 시기는 윤 대통령의 국민의힘 입당 직전이다. 잠재적 유력 대통령 후보의 부인이 '오빠'를 바보 취급하며, 일개 정치 브로커에게 '완전 의지'하는 상황은 상식적이지 않다”며 “친오빠가 왜 정치에 개입했으며, 무슨 역할을 했나. 정치가 '패밀리 비즈니스'였나”라고 비판했다. 이 실장은 “윤석열 정부가 자랑스레 내걸었던 '공정과 상식'은 이미 앙상해졌다”며 “지금 윤석열 정부에 필요한 것은 냉정한 자기 객관화다. 거센 여론에 탄핵 방어망을 지탱하는 8개의 기둥은 언제 무너질지 모른다. '김건희 라인은 없다' 같은 못 믿을 소리를 할 게 아니라, 사즉생 생즉사의 각오로 상황을 돌파해야 한다”고 했다.
사설에서도 비판이 제기됐다. 한국일보는 <김 여사 문자 2000개 더 있다니… 국가 위신 걱정된다>에서 “국가적 난제가 가득한 지금 국정 난맥을 넘어 해외에서 어떻게 볼지 나라 체면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문제의 카톡 대화는 '오빠' 진위를 떠나 김 여사의 경박한 말투, 명씨와의 심상치 않은 이해관계를 보여주는 점에서도 충격적”이라며 “김 여사가 국민에게 전모를 밝히고 정리하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다”고 했다.
한겨레는 사설 <끝 모를 명태균 폭로, 윤 대통령 부부가 직접 설명해야>에서 “명씨의 폭로가 정국을 뒤흔들며 정권을 위태롭게 하는데도 대통령실과 여당의 대응은 무력하기 짝이 없다”며 “명씨 입에 오르내린 여당 정치인들은 '모욕적'이라면서도 누구 하나 명씨를 고소·고발하지 않고 있다… 이러니 국민들은 '뭔가 있구나'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했다. 한겨레는 “이 어지러운 폭로와 혼돈을 멈추려면 윤 대통령과 김 여사가 명씨와의 관계에 대해 국민 앞에 직접 설명하고, 책임질 일은 책임져야 한다”고 밝혔다.
서울 진보 교육감 당선… 낮은 투표율에 조선 “시·도지사 러닝메이트제” 제안
2024 하반기 재·보궐선거에서 진보진영의 정근식 후보가 보수진영의 조전혁 후보에게 승리하며 당선됐다. 기초자치단체장 선거에선 여야가 2석씩 나눠 갖게 됐다. 부산 금정구청장과 인천 강화군수에는 국민의힘 후보가, 전남 곡성군수와 영광군수는 민주당 후보가 당선됐다. 서울 지역의 낮은 투표율(최종 투표율 23.5%)로 전체 투표율은 24.6%에 그쳤으나 전남 곡성군과 영광군의 투표율이 각각 64.6%·70.1%가 나오는 등 지역 투표 열기는 뜨거웠다.
조선일보는 1면 <텃밭은 지켰다>에서 “이번 선거는 일부 기초자치단체장 등을 뽑는 '미니 재·보궐'이었지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와 이재명 대표가 선거전에 뛰어들면서 여야 대표가 명운을 거는 양상으로 진행됐다”며 “한 대표는 대통령실을 상대로 '김건희 여사 문제' 등 현안 해결을 강하게 요구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동아일보는 6면 <서울시교육감 진보 4연승… 정근식 “혁신교육 계승하겠다”>에서 “서울에선 10년 동안 계속된 진보 교육의 흐름이 이어지게 됐다”며 “교육계에선 '윤석열 정권에 대한 실망이 진보 후보 지지로 이어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고 했다. 경향신문은 2면 <진보·혁신 교육 10년 심판 대산 '계승'… 조희연표 정책 이어질 듯>에서 “생태전환교육 확대, 역사교육 강화, 혁신학교 및 학생인권조례 유지에 다시 힘이 실리게 됐다”며 “다만 정 당선인은 '뉴라이트 친일교육 심판' 프레임을 내세워 선거운동을 펼쳐 교육감 선거를 진영 논리에 가뒀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조희연 계승'을 내세우면서 대체로 공약의 구체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고 밝혔다.
조선일보는 교육감 선거 제도 개편을 주문했다. 조선일보는 사설 <'깜깜이' 교육감 직선에 세금 565억 헛돈>에서 교육감 투표율이 낮지만 선거비용은 565억 원에 달한다면서 “2007년 교육감 직선제 도입 이후 선거를 몇 번 치렀지만 유권자 무관심과 그 부작용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교육감 직선제 실험은 실패했음이 분명해졌다”고 주장했다. 조선일보는 “이런 선거는 이번을 마지막으로 하고, 2026년 지방선거부터는 새로운 방식으로 교육감을 선출하거나 임명해야 한다”며 “여야는 바로 논의를 시작해 교육감 직선제를 시·도지사 러닝메이트제나 임명제 등으로 바꿔야 한다”고 했다.
주식 지키려 구청장직 던졌다… “공천한 국민의힘 사과하라”
올해 재산 196억 원을 신고한 문헌일 서울 구로구청장이 자신이 소유한 주식의 백지신탁을 할 수 없다며 최근 구청장직을 사퇴했다. 문 구청장은 주식백지신탁심사위원회의 주식 백지신탁 결정에 반발해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했다.
문 구청장의 이 같은 결정을 두고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특히 언론은 문 구청장을 공천한 국민의힘에 책임을 물으며, 재보궐 선거에서 무공천 약속을 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겨레는 사설 <주식 지키려 공직 버린 구청장, 국힘 '불량 공천' 책임져야>에서 “공직을 가벼이 여기는 인물을 공천한 국민의힘은 공식 사과하고 응분의 책임을 져야 한다”며 “보궐선거 비용으로 수십억원의 예산이 들어간다고 한다. 애초에 공천을 제대로 했다면 쓰지 않아도 될 돈을 낭비하는 셈”이라고 했다.
중앙일보는 <주식 못 팔겠다며 사퇴 구로구청장…구정이 가욋일인가> 사설에서 “당선자가 나올 때까지 행정 공백이 불가피하고, 그나마 임기도 얼마 남지 않게 된다”며 “국민의힘은 공천에서 미리 거르지 못한 책임이 큰 만큼 지역 주민들에게 사과해야 한다. 아울러 당의 귀책사유로 재·보선을 치를 경우 공천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지키기 바란다”고 밝혔다.
한국일보 역시 <2년 넘게 누려놓고… 백지신탁 불복 사퇴한 후안무치 구청장> 사설을 내고 “본인은 지난 2년여간 구청장의 지위를 마음껏 누렸다. 심지어 재산이 임기 중 수십억 원 불었다고 한다”며 “그를 뽑아준 40만 구민들에 대한 배신행위, 사기행위에 가깝다. 애당초 백지신탁 뜻이 없었다면 출마를 하지 말았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국일보는 “이런 인물을 공천한 국민의힘 또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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