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캠 조회수 800만, 모델로 떠난 치어리더가 야구장으로 돌아온다

KBO 응원단 시장에 '스타 치어리더' 공식이 생긴 건 2024년부터다. 기아 이주은의 삐끼삐끼 영상이 터지면서 치어리더 직캠은 야구 콘텐츠의 독립된 장르가 됐다. 조회수 단위가 달라졌고, 팬덤 구조도 달라졌다. 2025년, 그 흐름의 중심에 KT 김정원이 있었다.

피리춤과 Hold UP 응원 직캠이 각각 800만, 900만 회에 근접했다. 야구를 모르는 사람도 "아, 그 치어리더"라고 알아볼 만큼 온라인 존재감이 커졌다. 단순한 인기가 아니었다. 김정원은 2025시즌 KT 위즈의 응원 문화를 대표하는 얼굴이 됐다.

그리고 시즌이 끝나자마자 그녀는 떠났다.

2025년 말, 김정원은 SNS를 통해 치어리더 활동을 잠시 쉬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팀에서의 소중한 추억을 마음에 담고 잠시 휴식기를 가져보려 한다"는 내용이었다. 표현은 완곡했지만 팬들은 알아챘다. 단순한 오프시즌 휴식이 아니었다.

2026년 초, 방향이 드러났다. 모델 에이전시 PETITE CONCIERGE와 계약을 맺고, 미우미우·샤넬·토즈 등 명품 브랜드 관련 활동을 시작했다. 유튜브 콘텐츠에서는 "치어리더 그만두고 모델이 됐다"는 식의 제목이 달렸다. 2026시즌 KT 개막 로스터에 그녀의 이름은 없었다.

이 전환은 단순한 직업 변경으로 읽히지 않는다. 김정원의 배경을 알면 더욱 그렇다.

그녀가 치어리더가 된 건 우회로의 결과였다.

어린 시절부터 무용을 준비했다. 예술중학교 진학까지 염두에 뒀을 정도로 실력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길을 막은 건 허리 부상이었다. 무용을 접고 선택한 두 번째 길이 엔터테인먼트였다. 위에화엔터테인먼트코리아에서 약 6년간 연습생 생활을 했다. 데뷔는 없었다. 그 6년이 쌓아올린 것들 — 안무 소화력, 표정 연기, 무대 장악력 — 은 결국 치어리더로 출구를 찾았다.

이 이력이 중요한 이유가 있다. KBO 치어리더 시장에서 '직캠 스타'로 부상하는 인물들은 대부분 비슷한 구조를 갖고 있다. 단순한 무용 실력이 아니라, 카메라 앞에서 달라지는 능력이다. 표정, 타이밍, 관중과의 호흡. 이 세 가지를 동시에 처리하는 능력은 아이돌 트레이닝 과정에서 반복 훈련되는 것이다. 김정원의 직캠이 유독 반응이 좋았던 이유는 비주얼만이 아니었다. 6년이라는 시간이 만든 퍼포먼스 구조가 있었다.

그 구조가 이제 패션 업계로 이동한 것이다. 모델 전향은 우연이 아니다. 171cm의 체형, 아이돌급 비주얼, 이미 형성된 12만 명 이상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치어리더로 쌓은 대중 인지도가 모델 커리어의 출발점 역할을 했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복귀설은 단순히 반갑다는 감정으로만 읽을 수 없다.

5월 14일, KT 위즈 응원단 공식 라인업 게시물에 김정원의 이름이 포함됐다. 5월 16일 토요일과 17일 일요일, 한화 이글스와의 주말 시리즈다. 배경은 확인된다. 올 시즌 합류 후 빠르게 새로운 팬층을 만들고 있던 김가현 치어리더가 건강 문제로 약 한 달 휴식에 들어가면서, 그 공백을 메우는 형태다. 구단 공식 발표나 본인의 공개 입장이 아닌 팬 커뮤니티 정보 기반이라는 점은 감안해야 한다. 하지만 라인업 게시물 자체는 공식 채널을 통해 확인됐다.

팬들의 반응이 즉각적이었다는 것이 현재 상황을 설명한다. 모델 활동 기간 동안 SNS 댓글에는 복귀를 기다린다는 글이 꾸준히 달렸고, 이전 직캠 영상이 다시 유통됐다. 팬덤이 유지된다는 것은 구단 입장에서 무시할 수 없는 데이터다.

여기에 KT의 팀 성적이 변수로 작용한다. 현재 KT 위즈는 39경기 24승 14패 1무, 승률 0.632로 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팀이 이기고 있을 때 응원단 화제성이 더 크게 증폭된다는 건 KBO 마케팅의 오래된 공식이다. 지금이 타이밍으로서 최적이라는 계산이 어딘가에서 작동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번 출격이 대타 성격의 단기 합류로 끝날지, 아니면 정규 재합류로 이어질지는 아직 알 수 없다.

그러나 질문은 다른 곳에 있다. 치어리더로서 정점을 찍고 모델로 전향한 인물이 다시 응원단 무대에 서는 것이 이 산업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가. 치어리더와 모델 사이에서 커리어를 오가는 방식이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는가.

2025년 KBO 시즌이 치어리더를 독립된 콘텐츠 산업으로 공식화한 해였다면, 2026년은 그 이후를 어떻게 설계하느냐의 문제가 수면 위로 올라온 해가 될 수 있다. 김정원의 이번 복귀는, 그 질문에 대한 첫 번째 실험적 답변에 가깝다.

기록은 이미 남아 있다. 조회수 800만과 900만이 그것이다. 그 숫자가 6개월의 공백 이후에도 유효한지는, 이번 주말 수원에서 확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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