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청광역연합 출범 앞두고 세종시·시의회 신경전

충청권 메가시티. 그래픽=김연아 기자.

전국 최초의 특별지방자치단체인 ‘충청광역연합’이 출범을 앞둔 가운데, 연합의회 사무처장(3급·부이사관) 자리를 놓고 세종시청과 세종시의회 사이 미묘한 신경전이 흐르고 있다.

대전·세종·충남·충북 4개 시도가 함께하는 충청권 특별지방자치단체 합동추진단은 18일 ‘충청광역연합’을 공식 출범한다.

연합의회 사무처장 자리는 4개 시도에 순번제로 적용되는데, 우선권은 추첨을 통해 세종시의회에게 주어졌다. 3급 티오를 부여받은 세종시의회 입장에선 희소식이다.

문제는 연합의회 사무처장 선임 과정에서 세종시청과 시의회간 주고받은 메시지가 화근이 된 것.

세종시청의 한 관계자는 "연합의회 3급 사무처장의 몫은 세종시의회가 가지고 있지만, 시의회가 내부 검토 과정에서 마땅한 인물이 없다는 이유로 3급 자리를 세종시청이, 4급 자리를 시의회가 가지고 가는 것으로 합의가 되는 듯 했다"면서 "하지만 최근 들어 말이 번복됐다.

원래 계획대로 3급은 세종시의회가, 4급은 세종시청으로 가자는 것으로 방향이 틀어져 집행부 입장에선 아쉬움이 크다"고 전했다.

세종시청과 세종시의회는 한 지붕 식구 같으면서도, 2022년부터 인사권이 독립됐다.

다만 지속적 인사교류를 시행되고 있는 구조다.세종시청 입장에선 3급 티오를 부여받을 경우, 적체된 인사 물꼬를 틀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다.

세종시의회에 비해 연공서열이 높은 공직자들이 많기 때문.세종시의회는 원칙론을 고수했다.

시의회 관계자는 "연합의회 사무처장 자리는 4개 시도가 추첨을 통해 우선권이 세종시의회에 부여됐고, 현직 의원들과 함께하는 자리인만큼, 현재 시의회 직원이 가는 것이 맞다고 판단했다"면서 "연합의회 사무처장 자리를 놓고 세종시 집행부와 의회간 공식적으로 오고간 문서는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세종시와 시의회는 원활한 인사교류를 이어오고 있다. 이번 문제로 양 기관의 갈등이 빚어지기를 바라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세종시의회는 조만간 인사위원회를 통해 1년 임기인 3급 사무처장의 인물을 선정할 계획이다. 현재 4급 서기관 중 1인이 적임자로 선정될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의회가 선정한 4급 서기관은 1년 임기를 마치고 복귀 할 경우, 최근 중앙지방협력회의에서 심의·의결된 ‘지방의회 3급 직위 신설’에 따른 선임 담당관 자리에 안착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시의회의 인사구조를 시 집행부는 부러움의 시선으로 바라보고 있다.

세종시의 한 관계자는 "정원박람회 조직위 3급 사무국장의 자리도 물건너 갈 위기고, 뜻 밖에 기대를 모았던 연합의회 3급 자리도 해프닝으로 마무리 돼 시 집행부 직원들의 허탈감은 너무 크다"면서 "집행부 조직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는 탈출구 마련이 시급하다"고 전했다.

강대묵 기자mugi1000@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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