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나나와 맥주로 만드는 '초파리 트랩'

5월 초, 날씨가 따뜻해지면서 부엌 주변에 초파리가 하나둘 보이기 시작한다. 창문을 열어두면 시원한 봄바람이 들어오지만, 그 틈을 타 작은 벌레들도 함께 들어온다.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만, 하루이틀 사이 부엌 근처를 맴도는 수가 점점 늘어난다.
기온이 25도 이상으로 오르면, 초파리는 더 빠르게 번식한다. 과일이나 음식물 찌꺼기에 알을 낳고, 하루이틀 만에 부화한다. 살충제를 사용할 수도 있지만, 냄새가 거슬리거나 독성 성분이 꺼려질 수 있다. 이런 상황이라면, 집에 있는 재료로 간단한 트랩을 만들어 보는 건 어떨까.
바나나와 맥주로 초파리 트랩 만들기

냉장고 아래 칸에 방치된 바나나 한 송이, 먹다 남은 김 빠진 맥주면 충분하다.
바나나는 발효 냄새 덕분에 초파리를 쉽게 끌어당기는 과일이다. 특히 껍질이 검게 변한 상태일수록 유인 효과가 크다. 과육뿐 아니라 껍질만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어, 바나나 껍질을 재활용해도 좋다.
먼저, 페트병 하나를 준비해 절반 정도를 자른다. 아래쪽에는 잘라둔 바나나 조각을 3~4개 정도 넣고, 그 위에 맥주를 3~4큰술 붓는다. 더 많아도 상관 없다. 주방세제를 2~3회 펌핑해 넣는 것도 빠뜨리면 안 된다. 표면 장력을 깨뜨려 초파리가 한 번 빠지면, 다시 나오지 못하게 막는 역할을 한다.


내용물을 다 넣었다면, 입구를 랩으로 덮는다. 그리고 이쑤시개나 젓가락을 이용해 빨대 굵기 정도의 구멍을 4~5개 뚫는다. 초파리는 냄새를 따라 구멍 안으로 들어가지만, 한 번 들어간 뒤에는 다시 빠져나오기 어렵다.
완성된 트랩은 초파리가 자주 출몰하는 장소에 두면 된다. 예를 들어 음식물 쓰레기통 근처나 과일 바구니 옆, 혹은 싱크대 아래에 두면 된다.
하루이틀만 지나도 페트병 안에 초파리가 여럿 잡힌 걸 확인할 수 있다. 트랩 안의 바나나는 부패하면서 냄새가 독해지기 때문에, 3~4일에 한 번씩은 새것으로 교체해 주는 것이 좋다.
초파리 안 생기게 하려면 이건 '꼭' 해야 한다

초파리를 없애는 것도 중요하지만, 아예 생기지 않게 막는 게 더 효과적이다. 초파리는 음식물 쓰레기, 과일 껍질, 싱크대 주변에서 잘 생긴다. 냄새를 따라 날아들기 때문에 음식물 쓰레기는 매일 비우고, 음식에는 밀폐용기를 사용하는 게 좋다.
과일을 꺼내두는 시간도 줄여야 한다. 특히 바나나나 복숭아처럼 숙성이 빠른 과일은 서늘하고 통풍이 잘되는 곳에 보관하거나, 가능하면 냉장 보관하는 것이 좋다. 싱크대 배수구도 신경 써야 한다. 눈에 보이지 않지만, 배수구 안쪽은 초파리 유충이 알을 낳기 쉬운 장소다.

주 1회 정도 뜨거운 물을 부어 세척하고, 사용하지 않는 시간대에 배수구 마개를 덮어두면 유입을 줄일 수 있다. 배수구 필터에 커피 찌꺼기나 음식물 찌꺼기가 쌓이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초파리가 달라붙는 주방용 행주나 수세미도 습한 상태로 오래 두면 유인 요인이 될 수 있다. 사용 후엔 햇볕에 바짝 말리거나, 자주 교체하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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