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택시호출 중개 시장 1위 사업자 카카오모빌리티의 지난 10년 간 사업 확장 과정을 짚어보고, 향후 방향을 점쳐봅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15년 국내에서 택시 호출 중개 서비스 카카오T를 시작한 뒤 2020년부터 해외 진출로 새로운 성장 방향을 모색했다. 최근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주차 플랫폼 개발 협력을 논의해 모빌리티 플랫폼 수출 발판을 마련했다. 택시 호출 중개가 아닌 모빌리티 플랫폼으로 수출 계약까지 논의하는 것은 처음이다.
카카오모빌리티가 2020년 류긍선 단독대표 체제를 시작할 때부터 해외 진출 확대를 강조해온 가운데 한정적인 시장 규모, 정부의 각종 제재 등으로 성장 속도가 더딘 국내 택시 중개 위주 사업구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중동서 '모빌리티 솔루션 직접진출' 기회 모색
기존 카카오모빌리티의 해외 진출 사업은 현지 업체와 협력해 '카카오T' 운영 국가를 넓히는 '간접 진출' 방식이었다. 여행객이 해외에서 카카오T 앱의 '해외 차량호출'을 이용하면 현지 업체와 연계돼 택시를 호출하는 서비스다. 주요 진출 국가는 일본, 대만, 베트남, 호주, 미국, 독일, 영국 등 한국인의 여행 수요가 높은 곳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현지 업체와 수수료를 정산한 수익과 함께 해외에서 브랜드를 알리는 효과를 얻었다.
카카오모빌리티가 해외에 직접 진출한 사례는 카카오T 괌 택시가 유일했다. 2022년 시작한 괌 택시 서비스는 현지 업체와 서비스를 연동하지 않고, 카카오T 앱으로 실시간 택시 예약·택시 기사·관제 시스템을 연동했다. 이 외에 2023년 영국 모빌리티 중개 플랫폼 '스플리트(Splyt)'를 인수했지만 이를 활용한 해외 서비스 출시 사례는 내놓지 못했다.

이번 사우디아라비아 주차 플랫폼 구축 사업은 기존 주력 사업인 택시 호출 중개가 아닌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직접 진출까지 도모해 관심을 모았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올해 5월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의 자회사인 디리야컴퍼니와 '미래 모빌리티 서비스 공동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디리야컴퍼니는 현지 정부가 총 사업비 630억 달러(약 86조원)를 투입하는 '디리야' 도시 개발 사업에 참여한다. 카카오모빌리티는 디리야컴퍼니의 협력사로 주차 플랫폼을 통합한 모빌리티 솔루션을 개발할 계획이다.
카카오모빌리티는 아직 계약 수주는 아니지만 디리야에 주차장 인프라를 운영하는 실증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사업을 확대할 것으로 기대했다. 현지에서 선보이는 주차장 인프라는 카카오T 앱에서 선보인 주차 서비스와 비슷한 형태다. 회사는 주차장 운영·이용객의 주차 예약 및 결제 등을 통합 관리하는 솔루션 시스템 개발에 주력한다. 디리야에 조성되는 주차장은 차량 6만 대 이상을 수용할 수 있는 거대 규모다. 이번 실증을 성공하면 광활한 공간에 주차 인프라를 적용한 노하우를 쌓을 수 있다.
카카오모빌리티 측은 "실증사업을 성공해 사업 범위를 넓혀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이어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에서 진행하는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기 때문에 향후 다른 해외 사업 진출 시 필요한 레퍼런스를 쌓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주차 솔루션은 '우버' 같은 거대 선점 기업 없는 시장
카카오모빌리티의 해외 시장 경쟁사는 미국의 우버와 리프트, 중국 디디추싱 등으로 거론됐다. 이 기업들은 전 세계 승차 호출 서비스 시장을 선점하고, 앞다퉈서 사업 확장을 위한 투자를 진행했다. 이 때문에 카카오모빌리티의 해외 진출 경쟁은 녹록지 않았다.
반면 이번에 사우디아라비아를 시작으로 해외 진출을 시작한 주차 솔루션은 빅테크 1~2개 기업이 아닌 여러 지역의 사업자들이 경쟁하는 구조다. 주요 사업자는 미국·유럽 등에 주차 관제 시스템을 공급한 일본 '아마노', 프랑스 '플로우버드' 등이 꼽힌다.
모빌리티 업계 한 관계자는 "주차 플랫폼은 차량 이용률이 높지만 비교적 주차 공간이 한정적이라 '주차난'이 발생하는 국가에서 수요가 높았다"며 "이 때문에 일본, 한국 등 소수 국가에서 기술이 발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아직 전 세계적인 영향력을 행사는 기업이 없는 시장이기 때문에 선점할 여지가 있다는 뜻이다.
윤상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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