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소프트웨어 사용으로 저작권 침해 내용증명을 받았다면[로에나의 저작권돋보기]
A회사는 최근 B로부터 A회사의 컴퓨터에서 불법으로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여 사용한 사실이 발견되었으니 저작권 침해를 중단하고 합의에 응할 것을 요구하는 내용증명을 받게 되었다.
이에 A회사는 내부 조사를 진행하였고, A회사의 직원이 업무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불법으로 설치하여 사용한 사실을 알게 되었다.
저작권 침해 내용증명을 받은 A회사, 직원의 저작권 침해 행위에 대해 책임을 져야 할까?
저작권법 산책
형사상 책임
소프트웨어는 '컴퓨터프로그램저작물'에 해당하여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다. A회사의 직원이 소프트웨어의 저작권자인 B의 허락 없이 불법으로 소프트웨어를 설치하여 사용했다면, 소프트웨어를 자신의 컴퓨터에 복제했다는 점에서 저작권자 B의 '복제권'을 침해하는 행위에 해당한다. 따라서 A회사의 직원은 저작권법에 따라 형사상 책임을 지고,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
제136조(벌칙)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5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거나 이를 병과(倂科)할 수 있다.
1. 저작재산권, 그 밖에 이 법에 따라 보호되는 재산적 권리(제93조에 따른 권리는 제외한다)를 복제, 공연, 공중송신, 전시, 배포, 대여, 2차적저작물 작성의 방법으로 침해한 자
그런데 직원의 저작권 침해 행위에 대해 A회사가 책임을 져야 할까?
이에 대해 알기 위해서는 저작권법 제141조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제141조(양벌규정) 법인의 대표자나 법인 또는 개인의 대리인ㆍ사용인 그 밖의 종업원이 그 법인 또는 개인의 업무에 관하여 이 장의 죄를 범한 때에는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 또는 개인에 대하여도 각 해당조의 벌금형을 과한다. 다만, 법인 또는 개인이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저작권법 제141조는 법인의 대표자가 종업원이 업무에 관하여 저작권법 위반의 죄를 범한 때에는 행위자를 벌하는 외에 그 법인에 대하여도 벌금형을 과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즉, 직원(종업원)이 불법 소프트웨어를 업무에 관하여 사용한 경우에는 A회사(법인의 대표자)에게도 5천만원 이하의 벌금형이 과해질 수 있다.
다만 141조 단서 조항에 나와 있듯이, 법인이 그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하여 해당 업무에 관하여 상당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하지 아니한 경우에는 벌하지 않는다.
이에 대법원은 "형벌의 자기책임원칙에 비추어 보면, 위반행위가 발생한 그 업무와 관련하여 법인이 상당한 주의 또는 관리감독 의무를 게을리한 때에 한하여 위 양벌규정이 적용된다"는 전제 하에 아래와 같이 판단하였다(대법원 2010. 7. 8. 선고 2009도6968 판결).
甲법인의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서는, 甲법인의 직원들에 대한 지휘감독관계 등이 규명되어야 하고, 甲법인이 직원들의 법규 위반행위를 예상하여 이를 방지하기 위한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거나, 컴퓨터프로그램 저작권, 불법복제 금지 등에 관한 교육 실시 및 컴퓨터 불법복제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시스템을 관리, 감독하였는지 여부 등 주의의무 위반 여부 등을 심리할 필요가 있으며, 위와 같은 구체적 의무의 내용과 그 위반 여부에 관하여는 검사가 입증책임을 부담하는바, 원심에 이르기까지 甲법인이 부담하는 구체적 주의의무의 내용 및 甲법인이 그러한 의무를 위반하였는지 여부에 관하여 검사가 이를 충분히 입증한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
즉 대법원은 검사가 "甲법인이 직원들의 법규 위반행위를 예상하여 이를 방지하기 위한 상당한 주의를 기울이거나, 컴퓨터프로그램 저작권, 불법복제 금지 등에 관한 교육 실시 및 컴퓨터 불법복제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시스템을 관리, 감독하는 등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사실"에 관한 입증책임을 부담하고, 위와 같은 의무위반 사실을 입증하지 못하였다면, 법인을 처벌할 수 없다고 판시한 것이다.
따라서 A회사가 평소 직원들의 법규 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교육을 실시하고, 직원이 불법복제 프로그램을 설치하지 못하도록 관리감독하였다면, A회사는 형사상 책임을 면할 수 있게 된다.
민사상 책임
위와 같이 직원이 저작권 침해행위를 한 경우 해당 직원을 사용한 A회사가 민사상 책임도 지게 될까? 형사상 책임(징역형 또는 벌금형)과 민사상 책임(돈으로 배상하는 책임)은 다른 책임이기 때문에, A회사가 민사상 손해배상책임도 부담하는지 알기 위해서는 민법 규정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제756조(사용자의 배상책임) ①타인을 사용하여 어느 사무에 종사하게 한 자는 피용자가 그 사무집행에 관하여 제삼자에게 가한 손해를 배상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사용자가 피용자의 선임 및 그 사무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한 때 또는 상당한 주의를 하여도 손해가 있을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민법 제756조에 따르면 직원들의 저작권위반행위를 방지하기 위한 주의와 감독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는 점에 대하여는 회사와 사업주가 입증책임을 지게 되므로, A회사가 정기적으로 직원들을 대상으로 불법 소프트웨어 관련 교육을 하고 메일을 통하여 수시로 주의를 촉구하는 등 직원의 사무감독에 상당한 주의를 기울인 사실을 입증하지 못한다면 손해배상책임을 면할 수 없다.
결국, A회사가 평소 직원들이 불법 소프트웨어를 사용하지 않도록 정기적인 교육을 하는 등 직원의 사무감독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았다면, 형사상 및 민사상 책임을 면할 수 없으므로 B와 원만한 합의를 진행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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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에나의 도서 ☞ <이제는 알아야 할 저작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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