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줍줍]검단으로 이사하면 '투잡러'라고요?
1. 검단으로 이사하면 나도 '투잡러'
2. 정의선 찾아간 은마…GTX는 언제
3. 1기 신도시 재건축 '역시 무린가'
검단으로 이사하면 나도 '투잡러'
연초까지만 해도 분위기가 좋았던 인천 검단신도시, 역시 공급 앞에선 장사가 없나 봅니다. 국민 평형인 전용면적 84㎡ 전셋값이 1억원 대까지 떨어져 충격인데요. 검단 디에트르 더힐에서 1억8000만원짜리 급전세 매물이 나왔고, 지금도 2억원 미만의 매물이 여러 개 있다고 하네요.
이렇게까지 가격이 낮은 건 '공급 폭탄' 영향이에요. 신도시다 보니 여러 아파트가 동시다발적으로 지어졌는데, 입주 시기도 비슷해 수요가 공급을 못 따라가는 상황이에요. 디에트르 더힐의 경우 지난 9월 준공돼 내년 1월까지 입주해야 하는데, 세입자 없이 잔금을 내기 어려운 집주인들이 결국 가격을 계속 내리는 거죠.
올해 인천 서구 입주 물량은 약 2만 가구에 달해요. 작년에도 9000가구가 입주한 바 있고요. 내년 1만7000가구, 2024년 4000가구, 2025년 1만 가구 등으로 앞으로도 입주 물량이 쏟아질 예정이에요. 공급량이 워낙 많으니 당분간 전셋값은 이런 약세를 유지할 것 같은데요.
서울에서 보증금 2억원으론 아파트는커녕 빌라도 구하기 어렵잖아요. 이렇다 보니 서울에서 검단 전셋집으로 이사하고, 남은 보증금으로 투자(은행 예금금리도 5%)를 하면 웬만한 연봉만큼 버는.. '투잡'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우스갯소리까지도 들리는데요. 미분양 무덤에서 벗어난 지 얼마나 됐다고 또다시 이런 시련이…. 검단 집주인들의 마음은 타들어 가겠네요.
정의선 찾아간 은마…GTX는 언제
요 며칠 동안 서울 강남 은마아파트 주민들이 한남동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자택 앞에 모였습니다. 현대건설이 대표사로 참여하는 수도권 광역급행철도(GTX)-C 사업의 노선을 수정하라고 요구한 건데요. 이 노선이 은마아파트 지하를 통과할 예정인데, 은마아파트가 워낙 노후하다 보니 안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거예요.
결국 현대건설은 지난 17일 입장문을 통해 "아직 공사 계약조차 하지 않은 현대건설과, 사업적 연관성이 전혀 없는 현대차그룹까지 악의적으로 비방하고 있다"며 "추진위의 행보에 더 이상 협의는 어렵다고 판단해 추가 우회안을 제출하지 않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밝혔어요.
현대건설은 지난 9월 은마아파트 지하 대신 매봉산을 통과하는 우회안을 제출한 바 있는데, 이게 마지막 제안이라는 거죠. 사실 현대건설은 GTX-C와 관련, 아직 계약서에 서명조차 안 한 상태예요. 민자 사업이기 때문에 제안자인 현대건설 측이 노선을 확정하고 적격성 검토를 통과해야 정부와 계약을 맺을 수 있거든요.
GTX-C, 내년에는 삽이라도 뜰 수 있을까요. 일단 국토교통부는 현대건설이 제안한 노선에 대해 적격성 검토를 진행하고 있어요. 검토 결과는 내년 초에 나올 예정인데, 이때까지는 민원 등이 해결돼야 사업이 착착 이어지겠죠. 이름은 급행 철도인데.. 짓는 속도는 그야말로 완행이네요.
1기 신도시 재건축 '역시 무리인가'
역시 1기 신도시 재건축은 규제 완화가 필수일까요. 경기 일산신도시 백송마을 5단지가 예비안전진단에서 탈락했어요. 예비안전진단은 정밀안전진단에 앞서 지자체 관계자가 단지를 방문해 육안으로 조사하는 건데, 여기서 D등급을 받아야 다음 단계로 나갈 수 있어요. 백송 5단지는 주거환경은 D등급이지만, 구조 안정성과 건축마감에서 C등급을 받아 탈락했어요.
이 단지는 1992년 준공한 단지로, 올해 30주년을 맞아 재건축 연한을 채웠어요. 일산에서 재건축 안전진단을 신청한 건 이 단지가 처음이라 과연 어떤 결과를 받을지 관심이 컸어요. 앞서 김동연 경기도지사 등이 방문하기도 했던 곳이라 통과 기대감이 있었고요. 하지만 '유지·보수하면 괜찮다'는 판정을 받았네요.
백송 5단지가 탈락하면서 다른 단지들은 속도 조절에 들어갈 것으로 보여요. 일단 정부가 연내 안전진단 규제 완화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했으니 기다려봐야 할 것 같고요. 1기 신도시 특별법 등도 내년 2월에 발의될 예정이죠.
사실 서두르기도 어려운 상황이죠. 부동산시장이 워낙 침체하다 보니 기존에 재건축을 추진했던 단지들도 다들 주춤했거든요. 가뜩이나 공사비용이 올라 부담인데 기껏 지어도 분양이 안 되면 문제니까요. 이러나저러나 1기 신도시 재건축은 잠깐 숨을 돌려야겠네요.
이하은 (lee@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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