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는 다양한 만두
냉동음식의 대표였던 우리나라의 만두가 질적으로 엄청난 향상을 이뤘다. 그 덕에 이제 만두는 우리나라는 물론 전 세계 곳곳에서 인기가 있는 먹거리로 거듭났다. 만두가 이토록 전 세계의 주목을 받을 수 있게 된 데에는 이러한 형태의 먹거리가 의외로 굉장히 보편적이기 때문이기도 하다. 세계 각국에는 저마다의 특징을 담은, 마치 만두 같은 먹거리가 많다. 지금부터는 세계 각국의 만두를 모아서 살펴보고자 한다.
이탈리아 - 라비올리
이탈리아식 만두로는 ‘라비올리’를 들 수 있다. 라비올리는 네모, 반달, 원형, 세모 등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어지는 음식이다. 안에는 이탈리아 햄인 판체타, 소고기, 생선, 가금류, 채소 등 다양한 재료를 넣어서 만든다. 적어도 중세시대부터 만들어 먹은 것으로 추정되는 라비올리는 두 층으로 나눈 반죽에 다양한 속 재료를 채워서 만든 파스타의 일종으로 보기도 한다. 완성된 라비올리는 토마토, 크림, 버터 등 다양한 소스를 곁들여 즐긴다.
폴란드 - 피에로기
폴란드는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하는 무역로로, 먼 나라에서 온 상인들로부터 특이한 향신료와 요리법이 공유된 곳이다. 폴란드의 국민음식으로 알려진 ‘피에로기’는 이러한 특징이 발현돼 만들어진 폴란드식 만두라 할 수 있다. 효모를 넣지 않은 밀가루 반죽에 으깬 감자, 다진 고기, 치즈, 양파, 양배추 절임 등을 넣고 삶거나 튀긴 음식이다. 폴란드 출신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가 즐겨 먹은 것으로 유명하다.
러시아 - 펠메니
‘펠메니’는 러시아식 만두로, 러시아 요리문화의 심장이라 불리는 메뉴다. 13세기에 몽골인들이 러시아를 점령했을 때 영향을 받았던 것으로 추정된다. 밀가루, 물, 계란을 반죽한 두꺼운 피에 돼지고기, 양고기, 소고기, 후추, 마늘, 양파를 섞어 만든 소를 싸서 삶아 만든다. 만두피가 두꺼운 이유는 펠메니가 반찬이나 사이드 메뉴가 아니라, 이것 자체가 하나의 메인 요리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간이 상당히 심심한 편이다.
스페인 - 엠파나다
스페인의 만두이자, 스페인의 영향을 받은 남미에서 주로 먹는 만두 같은 음식으로는 ‘엠파나다’를 들 수 있다. 먹기가 간편해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축제나 연회에서 빠지지 않고 제공되는 메뉴다. 밀가루 반죽 속에 고기, 채소를 넣어 만드는 빵으로, 순례자나 양치기처럼 먼 길을 떠나는 여행자들이 가지고 다니면서 먹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스페인 갈리시아 지방에서는 지인들과 모여 커다란 엠파나다를 먹고 음악을 즐기는 피크닉 축제가 열리기도 한다.
인도 - 사모사
인도를 비롯해 남아시아권에서 즐겨 먹는 만두 같은 요리로는 ‘사모사’를 들 수 있다. 뜨거운 기름에 튀긴 만두로, 단단한 삼각형의 튀긴 피에 마치 만두 같은 소가 들어간 요리다. 소는 향신료가 첨가된 다진 감자나 완두콩, 고기, 양배추, 양파 등의 채소가 주를 이룬다. 인도와 가까운 동아프리카 국가와 일부 서아프리카 영어권 국가에서도 길거리 음식으로 많이 소비된다. 아랍 지역에서도 삼부사라 불리는 일종의 사모사가 널리 소비되고 있다.
베트남 - 짜조
이제는 어디에서나 흔하게 먹을 수 있게 된 베트남식 만두인 ‘짜조’는 ‘왕족의 롤’이라는 별칭을 가진 먹거리다. 반짱이라는 라이스페이퍼에 고기와 버섯, 국수 등을 섞은 소를 넣고 말아서 튀긴 베트남식 튀김만두라 할 수 있다. 짜조는 새해 음식이나 행사 등에 빠지지 않는 메뉴로 꼽힌다. 왕족의 롤이라는 별칭은 음양의 조화를 고려해 다양한 속 재료를 사용해, 왕족들이 즐겨 먹었다고 전해져 붙게 된 것이다.
태국 - 뽀삐아
‘뽀삐아’는 마치 스프링롤처럼 생긴 태국의 먹거리로, 싱가포르에서도 널리 먹는 메뉴다. 동남아시아와 터츄 지방의 음식 문화가 만나서 만들어진 요리로 알려져 있다. 얇은 밀가루 피를 말아서 먹기에, 마치 남미의 또띠아와도 비슷하다. 얇은 밀가루 피 안에 각종 채소와 재료를 넣고 롤 형태로 만들며, 또띠아와는 달라 잘라서 먹는다. 상추, 당근, 두부, 스크램블 에그, 숙주, 샬롯 등이 주된 재료로 활용된다.
중국 - 딤섬
중국 홍콩에는 다양한 모양의 딤섬이 소비되고 있다. 딤섬은 ‘마음을 만지다’는 뜻을 가지고 있는 먹거리다. 1930년대 광저우 찻집에서 시작된 딤섬은 차와 함께 즐기는 음식이라 해 ‘얌차’라 부르기도 한다. 한입 크기로 만들어져 먹기가 편하다. 딤섬의 종류는 실로 다양한데, 우리에게 가장 익숙한 것은 잘게 다진 새우살을 투명한 얇은 피로 감싼 ‘하가우’와 버섯과 밤으로 속을 채우고 윗부분을 덮지 않은 ‘쇼마이’를 들 수 있다.
튀르키예 - 만트
‘만트’는 튀르키예 요리 중 가장 유명한 축에 속하는 메뉴로 꼽을 수 있다. 튀르키예뿐 아니라 대부분의 중동 국가에서 인기가 있는 요리다. 일반적으로 튀르키예에서 가장 널리 소비되는 만듦새는 밀가루 반죽을 펴서 다진 양고기 또는 소고기로 채우고, 만두 모양으로 작게 접어 삶거나 구운 것이다. 취향에 따라, 바삭함을 더하기 위해서 마치 우리나라의 군만두처럼 튀겨서 먹기도 한다.
몽골 - 호쇼르
과거 유목생활을 했던 몽골은 양고기로 만두와 같은 음식을 만들었다. 이들의 만두는 전 세계 곳곳에 영향을 끼쳤다. 몽골의 만두는 대표적으로 쪄서 만두는 ‘부즈’와 튀겨서 만드는 ‘호쇼르’를 들 수 있다. 부즈와 호쇼르 모두 주먹 크기로 큼지막하게 만들어서, 손님이 왔을 때 푸짐하게 차려 대접한다. 몽골식 만두 위에는 작은 구멍이 나 있는데, 만두 속 육즙을 먼저 마시던 식문화의 영향으로 전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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