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스타 국적은 어디?…'지분·철학' 살펴보니

칼-울르프 안데르손 주한 스웨덴 대사가 이달 1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폴스타 미디어데이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폴스타코리아

"폴스타는 스웨덴의 혁신적 가치를 응축한 브랜드다."

칼 울르프 안데르손 주한 스웨덴 대사는 이달 11일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호텔에서 열린 폴스타 미디어데이에서 이렇게 말했다. 중국 자본이 절대 지분을 쥐고 있지만 브랜드 정체성만큼은 '스웨덴'에 뿌리를 두고 있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 것이다.

지분 및 지배구조 측면에서 폴스타는 명백한 중국 지리(Geely) 그룹의 직속 브랜드다. 당초 스웨덴 볼보의 고성능 부문에서 독립 브랜드로 분사했지만 현재 지분 구조는 지리 그룹의 직할 체제에 가깝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공시와 자본 시장 자료에 따르면 폴스타 지분 80%는 중국 지리자동차그룹이 보유하고 있다. 2대 주주인 볼보자동차 지분은 18% 수준이다. 주목할 점은 지리 그룹이 볼보자동차의 지분 78.7%를 보유한 최대주주라는 사실이다. 지리가 볼보를 지배하고 그 지리와 볼보가 다시 폴스타를 지탱하는 겹겹의 지배구조를 통해 지리의 지배력이 폴스타 전체에 미치는 셈이다.

이러한 압도적 중국 자본에도 불구하고 폴스타가 스웨덴 브랜드로서의 정통성을 유지할 수 있는 근거는 연구개발(R&D)의 독립성이다. 폴스타는 본사와 핵심 연구 시설을 여전히 스웨덴 예테보리에 두고 있다. 브랜드의 정체성을 결정짓는 디자인과 고도의 엔지니어링 역량을 스웨덴 인력들이 주도하는 방식이다.

이는 현대 자동차 산업의 전형적인 자본과 기술 거점의 분리 전략이다. 영국 프리미엄 브랜드의 상징인 재규어랜드로버가 2008년 인도 타타모터스에 인수된 후에도 영국차로 인식되는 것과 같은 맥락이다. 독일 BMW 그룹 산하의 미니(MINI)나 폭스바겐 그룹의 자회사인 체코의 스코다 역시 경영권과 별개로 고유의 브랜드 헤리티지를 유지하며 성공한 사례로 꼽힌다.

나아가 폴스타는 생산과 공급망의 다변화를 통해 소비자 인식을 재설계하고 있다. 한국 시장의 핵심 카드는 현지 생산이다. 폴스타는 2025년 하반기부터 르노코리아 부산 공장에서 '폴스타 4'를 생산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한국 소비자들에게 국내 생산 프리미엄 전기차라는 인식을 심어주는 동시에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대응과 차이나 리스크 해소라는 실익을 동시에 챙기겠다는 구상이다.

김세배 폴스타코리아 마케팅커뮤니케이션 총괄실장은 "자본 구조와 생산 거점은 과거와 비교해 많은 변화를 겪은 것이 사실"이라면서도 "5년 전 폴스타코리아 출범 때와 다름없이 주한 스웨덴 대사가 공식 행사에 참석해 전폭적인 지지를 보내는 것은 폴스타의 뿌리가 여전히 스웨덴에 있음을 증명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최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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