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운영한다면서요

이 영상을 보라. 서울 번화가에 있는 ‘24시간’ 카페인데, 실제로는 심야 영업을 하지 않는다. 유튜브 댓글로 “요새 24시간 카페가 많이 안 보이던데, 왜 그런지 알아봐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24시간 운영을 하다 평일은 밤12시까지, 주말만 24시간 영업으로 바꾼 프랜차이즈 카페 사장님을 취재해봤다.

프랜차이즈 카페 사장님
"패턴이 바뀌었다고 해야 될까요? 일찍 저녁을 일찍 더 일찍 먹고 술을 빨리 시작하고 빨리 귀가하는 그런 문화로 좀 바뀌었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수요가 점점 줄어들은 거죠. 유흥을 즐기시는 분들이 코로나 후로 그 수가 굉장히 많이 줄었어요."

카페 사장님은 24시간 카페가 사라진 이유로 코로나19 이후 사람들의 습관 변화를 꼽았다. 코로나가 공식적으로 종료된 이후에도 심야 영업을 해봤는데 매출이 더 늘어나는 것도 없어서 24시간 영업을 중단했다고 한다.

주변 상권을 분석했을 때 24시간 카페가 차별화 전략이고 밤10시 이후 카페를 찾는 손님들도 꾸준할 거라고 생각해 그동안 쭉 운영을 했는데 이런 장점들이 이제는 사라져버렸다는 얘기. 프랜차이즈 카페 본사에도 문의해봤는데, 탐앤탐스는 ‘야간시간대 카페 이용 트렌드를 반영해 코로나 전후로 20%정도 24시간 영업을 줄인 상황’이라고 했고, 할리스는 ‘모임, 회식 등 놀이문화의 변화로 야간 이용 고객이 감소하였고 이를 반영해 24시간 매장의 수도 줄어들고 있다’는 답변을 보내왔다.

카페 뿐만 아니라 24시간의 대명사 편의점도, 국밥집도, 목욕탕도 24시 영업이 사라져가는 추세니... 심지어 GS25는 24시간 영업 안 하는 가맹점이 19%나 됐다.

24시간 카페 직원
"다들 24시간 하면 이게 좀 어떻게 보면 이윤이 좀 남아야 되는데 이윤이 남지도 않고... 그리고 그냥 진짜 악으로 깡으로 버티고 하는 거거든요. 진짜 어쩔 수 없이 계속 이어서 일을 하는 거거든요."

치솟는 인건비도 자영업자에겐 부담이다. 보통 24시간 카페에서 밤10시부터 새벽까지 일을 하면 수당이 1.5배인데다 주휴수당까지 포함하면 직원 1명 인건비는 커피 3~4잔 이상은 팔아야 충당이 되는데 그러기 쉽지 않다는 게 사장님의 설명. 알바 사이트에서는 주휴수당을 챙겨주지 않아도 되는 주 15시간 미만 근무 공고가 많은데, 이런 '쪼개기 고용'은 지난 8월 기준 262만명. 1년전보다 12%가량 늘어났다.

프랜차이즈 카페 사장님
"평소 낮에 파는 금액보다도 더 많이 팔아야 저녁을 열 수가 있는 거예요. 수요가 조금이라도 줄고 아예 늘지를 않으면 절대 운영을 할 수가 없죠."

전기요금 인상24시간 영업을 어렵게 만들고 있다. 사장님 설명으로는 24시간 영업을 했던 3년 전과 주말에만 24시간 영업을 하는 요즘 전기요금이 비슷하게 나온다고 한다. 매출이 떨어지는데 고정비는 오르는 상황인거다. 여기에 가스를 쓰는 카페면 부담은 커진다. 한국가스공사와 한국도시가스협회에 따르면, 난방용 가스 도매 요금은 1년 전보다 57.6% 급등했다.

24시간 카페 직원
"저희 카페도 24시간이다 보니까 여름에는 이제 에어컨을 풀로 틀어놓잖아요. 이제 전기료가 진짜 많이 깨지죠."

정리하면 ‘인건비+고정비 상승+손님 감소’ 이 모든 게 합쳐서 24시 카페 운영을 어렵게 한건데, 카공족들의 시기를 탄다는 것도 24시 운영의 고충이다. 홍대에서 24시간 운영하는 카페 직원은 시험기간에는 사람이 많지만 아닐 땐 진짜 없다고 말했다. 대학가 주변에선 영업시간 자체를 ‘학기중’, ‘방학중’으로 나눠서 운영하는 곳도 있다.

24시간 카페 직원
"
이제 대학생분들이 시험을 중간고사 기말고사 보시면 이 때는 사람이 진짜 많은데 또 이제 방학을 하거나 그러면 이제 또 사람이 확 줄게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