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 조국’ 1차전[오후여담]

2024. 9. 23.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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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16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호남에서 야권 내전(內戰)이 불붙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간의 맞대결이다.

혁신당이 전남 곡성·영광군수 재선거를 호남 교두보 확보, 당세 확장의 계기로 설정해 사활을 걸면서다.

조 대표는 19일 영광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조직 세는 못하지만, 여기가 나비효과의 출발점이다. 당선되는 순간 호남 전체에 태풍이 불 것"이라고 호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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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승훈 논설위원

10·16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호남에서 야권 내전(內戰)이 불붙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 간의 맞대결이다. 혁신당이 전남 곡성·영광군수 재선거를 호남 교두보 확보, 당세 확장의 계기로 설정해 사활을 걸면서다. 지난 총선 때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는 조국혁신당)는 벌써 옛말이 됐다. 정부·여당을 향해선 연합전선을 펼치는 두 사람이지만, 언제 그랬냐는 듯하다.

조 대표는 19일 영광군에서 열린 현장 최고위원회의에서 “조직 세는 못하지만, 여기가 나비효과의 출발점이다. 당선되는 순간 호남 전체에 태풍이 불 것”이라고 호언했다. 황운하 원내대표는 “호남에서는 민주당 ‘1당 독점’이다” “독점이 좋은가, 경쟁이 좋은가”라고 했다. ‘비명횡사’한 비명(비이재명)계의 목소리가 혁신당에서 나온다. 조 대표는 월세방을 구해 숙식 선거운동을 하고 있다. 추석 연휴가 낀 5박 6일간 1500㎞를 돌았다고 한다. 혁신당은 총선 때 곡성·영광에서 각각 39.88%, 39.46%의 비례득표율을 기록했다. 호남 전체로는 혁신당(45.6%)이 민주당(38.1%)을 앞섰다.

민주당은 ‘어∼’하는 분위기다. 박지원·정청래 의원 등이 뒤늦게 현지 한 달살이에 들어갔단다. 이 대표도 직접 선거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전략은 다르다. 민주당은 이번 재·보선을 차기 대선과 연계해 ‘진보 분열론’을 펴고 있다. 박 의원은 대놓고 “호남에서 경쟁하면 진보의 분화가 시작된다. 민주당 후보가 당선돼야 이 대표가 대통령 된다”고 했다.

반면, 조 대표는 대선 출마와 관련해 “이 대표에 비해 경륜과 능력이 많이 모자란다”고 몸을 낮추면서, “제가 지난 대선에서 심상정 정의당 후보였다면 완주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이 대표가 패배한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심 후보의 완주를 상기시킨 것이다. ‘진보 분열’ 시각을 차단해야 호남 교두보 확보가 가능하다는 판단일 것이다. 내년 재·보궐선거, 2026년 지방선거 등에서도 맞대결이 불가피하다. 조 대표는 징역 2년을 선고받아 대법원 판결을 남겨놓고 있다. 이 대표는 공직선거법 위반 1심에서 징역 2년을 구형받았다. 호남 정서를 놓고 경쟁하는 두 사람의 정치 행로가 모두 재판 결과에 달려 있다는 게 역설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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