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또 우크라 병원 폭격…“세상에 나온 지 이틀 된 아기가 숨졌다”
러시아군이 우크라이나 남부 자포리자주에 위치한 병원을 폭격해 산부인과 병동에 있던 신생아가 숨졌다고 우크라이나 당국이 23일(현지시간) 밝혔다.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긴급 구조대는 이날 텔레그램을 통해 “밤사이 (자포리자주 남쪽의) 빌니안스크에 있는 병원이 로켓 공격을 받아 2층짜리 산부인과 병동이 파괴됐다”고 전했다. 공격 당시 해당 병동엔 신생아와 어머니, 그리고 의사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구조대는 건물 잔해 속에서 어머니와 의사는 구해냈지만, 겨우 이틀 전에 태어난 아이는 숨을 거뒀다고 밝혔다.
러시아가 개전 이래 우크라이나의 병원을 표적으로 삼은 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 3월엔 마리우폴의 산부인과 병원을 폭격해 어린이 등 3명이 숨졌다. 당시 우크라이나와 서방이 러시아가 잔혹한 전쟁 범죄를 저질렀다며 비난하자 러시아는 해당 병원을 공습한 적이 없으며 언론에 보도된 사진도 조작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날 우크라이나 동북부 하르키우주에서도 러시아군의 공습으로 사망자가 나왔다. 올레그 시네구보우 주지사는 하르키우 지역의 주택과 진료소에 폭탄이 떨어져 민간인 2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그는 “오전 7시40분쯤 쿠피안스크가 포격을 당했다”며 “9층짜리 주택과 진료소가 파괴됐다. 안타깝게도 55세 여성과 68세 남성이 사망했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따르면 지난 2월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이래 우크라이나 의료시설에 대해 총 703건을 공격을 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WHO의 한스 헨리 클루게 유럽지역 국장은 “보건·에너지 인프라에 대한 (러시아의) 공격으로 병원과 의료 시설 수백개가 더는 제대로 가동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유럽연합(EU) 의회는 이날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통과시켰다. 다만 해당 결의안은 법률적 후속 조치가 없어 상징적인 의미를 갖는다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앞서 미국 의회에서도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규정하는 내용의 결의안이 제출됐고, 지난 9월에는 상원에서 같은 내용의 법안도 발의된 바 있다. 하지만 조 바이든 행정부가 이러한 조치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어 미국에서 실제 표결이 이뤄질지는 불투명하다. 미국은 러시아를 테러지원국으로 지정할 경우 러시아와의 교역을 사실상 전면 중단해야 한다.
김혜리 기자 harr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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