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후장대 환율 임팩트] 한화오션, '한화 스타일'로 헤지 전략 변화

최근 미국의 관세 압박으로 환율 변동성이 심화되고 있습니다. 여기에 한국의 기준금리가 계속 낮게 형성되면서 금리 변동성도 커진 상황입니다. 대내외 불확실성과 환율 불안에 노출된 기업별 영향을 점검합니다.

/사진 제공=한화오션

한화오션이 올해 1분기 상선사업 부문에서 환율상승에 따른 300억원 규모의 일회성 이익을 기록했다. 이는 선박을 계약할 당시의 환율과 3월 말 1분기 결산 시점의 환율 차이로 발생한 환차익이다. 환율변동으로 계약 가격이 오르면서 원가를 초과한 데 따른 결과다.

만약 한화오션이 이 계약건에 대해 무조건 달러당 1300원씩 계산해 받기로 환헤지 계약을 체결했다면 300억원의 깜짝 이익은 기대하기 어려웠다. 환율상승기에는 보수적인 환헤지 전략이 오히려 기업 실적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

오락가락 환율에 예측 난항

한화오션은 선박을 인도한 뒤 달러로 대금을 받는다. 선박을 만드는 2~3년 동안 몇 차례 나눠 대금을 수령하고 이를 원화로 환전한다. 환율에 따라 원화로 환산한 계약금은 1000억원이 될 수도, 1300억원이 될 수도 있다.

이 같은 환율변동에 따른 위험을 방어하기 위해 수출 업체들은 미리 환율을 고정하는 파생상품에 가입한다. 이는 현물 시세와 관계없이 사전에 정한 선물 환율로 외화를 환전하는 방식이다.

지난해 말 기준 한화오션은 총 40건의 달러매도 통화선도 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총 17억7350만달러 규모로 향후 받을 대금을 달러당 평균 1219.22원으로 환전하도록 돼 있다. 계약 환율 기준으로 환산하면 만기에 한화오션은 2조1623억원을 수령하게 된다.

하지만 이달 29일 기준 현물 시세는 1438.20원이다. 이는 계약 환율보다 높아 결국 한화오션은 달러당 218.98원의 손실을 본 셈이다. 환율변동 위험을 피하려던 전략이 오히려 손해로 이어진 것이다.

지난 1년간 환율은 1300~1500원을 오르내렸다. 이처럼 환율변동 폭이 클 때 가장 어려운 문제는 선물 환율을 어떻게 책정할지다.

지난해 한화오션의 평균 약정환율은 1219.22원으로 2023년의 1168.59원 보다 50.63원 높게 설정됐다. 그러나 기말 환율인 1470원과는 큰 괴리를 나타냈다. 현물 시세가 비정상적으로 움직이면서 예측성이 떨어진 것이다.

/자료 제공=한화오션

한화그룹 편입 이후 헤지 전략 변화

다만 지난해 환헤지 규모는 예년보다 비교적 축소됐다. 지난해 한화오션의 미화 표시 외화자산에서 부채를 뺀 순노출 규모는 2조8024억원이며, 파생상품 계약 2조1623억원을 감안하면 헤지 비율은 77%로 추산된다. 2023년에는 환 관련 위험노출액 1조3260억원을 초과해 4조186억원 규모의 파생상품 계약을 맺었다. 안전 마진을 확보하기 위해 일부러 더 많이 헤지하는 전략을 편 것이다.

대우조선해양 시절에는 환리스크를 원천 차단하려는 기조가 더 심했다. 2021년 환위험 노출액은 100억원에 그친 반면, 선물환 계약 규모는 6조원이 넘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과거에는 익스포저(위험노출액)의 3분의2에 달하는 파생상품 계약을 맺고 이후에 추가로 더 헤지하는 등 기계적으로 움직였다"고 설명했다.

한화그룹에 편입된 후에는 시황, 헤지 비용 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있다.

이 같은 전략변화로 지난해 통화선도 거래손실은 1991억원으로 전년(2507억원)보다 줄었고, 환헤지를 하지 않았을 경우 발생하는 외화환산이익은 2023년 47억원에서 올해 2444억원으로 급증했다. 또 지난해 통화선도 평가손실이 3124억원 발생했으나 같은 기간 확정계약 평가이익 4520억원으로 이를 상쇄했다.

한화오션 관계자는 "향후에도 시황 및 해외 투자 등을 고려해 적정 수준으로 환헤지 비중을 조절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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