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BMW 전기바이크 CE 02 e파쿠르어 '내 몸처럼 바람을 가른다'
"무려 꼬박 24시간을 걸려 포르투갈로 날아간 이유가 겨우 이 녀석 때문이었어?"
작고 투박한 전기 바이크 한대가 우뚝 서 있다. 이 녀석을 만나기 위해 환승을 거쳐 꼬박 하루를 날아왔다기엔 실소가 터져 나왔다.
생김새가 심상치 않은 이 녀석은 BMW 전기 바이크 'CE 02 e파쿠르어'다. 이름에서 부터 뭔가 도심 골목길을 거침없이 달릴 것 같은 세련미 속에 디테일한 디자인과 기능들이 눈길을 끈다.
사실 CE 02 e파쿠르어는 전기 자전거인듯 바이크인듯, 알쏭달쏭한 것이 생긴 게 중요한 건 아니다. 일단 간단한 조작법을 듣고 올라타 보자. 이건 단순한 이동수단이 아니다. 엔터테인먼트 디바이스의 일종이랄까.
서서히 속도를 내면서 이 녀석의 성격을 간파하기 시작했다. 어허~ 작지만 탄탄함이 온 몸으로 느껴진다. 속도를 끝까지 올려봤다. 당기는 대로 속도를 높인다. 네 바퀴로 따지면 꼬마 포뮬러 카트 같은 느낌이다.
속도를 오르내리고 봉우리를 치달으며 도로를 고루 질주해 본다. 이 녀석, 알고보니 두 바퀴로 타는 즐거움의 최고 레벨을 선사한다. 내 머릿속을 읽는듯 바로 바로 방향전환과 속도 변화를 가져 간다.
아주 쉽고 재빠르다. MZ세대들이 원하는 전기 바이크다. 무엇보다 면허만 있으면 누구나 즐길 수 있는 미니 바이크다. 자동차 면허가 있는 오토바이를 처음 타본 동료 기자들도 금세 적응할 정도다. 짠내 나는 바다 바람과 고즈넉한 유적지 향기를 맡으며 여유까지 생겨난다.
환상의 라이딩 코스는 포르투갈 휴양지 중심의 마리냐 부티크 호텔로부터 인근 해안도로와 유적지 구간 30분 가량 주행하는 구간이다. 제주도와 비슷한 분위기지만 돌 바람 파도의 색감은 완전히 다르다. 여기가 천국이구나 소리가 여기저기서 들린다.
BMW 전기바이크 CE 02 e파쿠르어에 점점 익숙해 지니 핸들링은 점차 경쾌하게 조작이 가능했고, 불편해 보였던 시트는 너무 편하고 미니멀 했다. 자동차에서 느끼던 BMW 특유의 펀드라이빙이 그대로 전기바이크로 접목된 것.
자세히 보면 발판이 앞뒤 2개 있다. 2인 탑승도 가능하다. 브레이크는 앞뒤로 작동하고 ABS가 달린 우측을 많이 써 안전하다. 밟을 수록 즐거우니 어느 새 최고속도 97km까지 올렸다. 엑셀을 놓거나 브레이크를 밟으면 회생제동 에너지로 충전도 된다.
쇽업쇼바는 꽤 높은 둔턱도 스무스하게 소화시킨다. 신나게 즐긴뒤 배터리 충전도 간편하다. 시트 하단에 배터리 2개를 빼서 집 안으로 들여 충전도 가능하다.
BMW 전기바이크 CE 02 e파쿠르어와 함께한 포르투갈의 카스카이스 지역은 천혜 자연의 도시다. 식물원과 19세기 맨션인 몬세라테 궁전, 아름다운 해변을 즐기는데 동반자 'CE 02 e파쿠르어' 바이크 한대면 그 무엇도 필요없다.
BMW 뉴 CE 02는 2개의 48V 1.96kWh 공랭식 리튬 이온 배터리와 전기모터로 55Nm의 토크를 발휘한다. 11kW와 4kW 두 가지 출력 버전으로 출시되는데, 11kW 버전의 경우 정지상태에서 시속 50km까지 3초만에 가속할 수 있다.
1회 충전 시 90km 이상의 주행 거리를 달린다. 충전은 완속 0.9kW 외장 충전기 기본 제공, 1.5kW 급속 충전기도 사용 가능하다. 타이어는 광폭 120/80-14와 150/70-14 사이즈다.
올 상반기 시장에 출시될 예정이며 가격은 7599달러로 알려졌다. 골드 포크와 그래픽, 추가 라이딩 모드, 열선 그립, 스마트폰 홀더, 충전 시간을 5.2시간에서 3.5시간으로 단축하는 급속 충전기 등 다양한 상품이 포함된 '하이라인' 패키지를 선택하면 8475달러에 구매할 수 있다.
/리스본(포르투갈)=지피코리아 김기홍 기자 gpkorea@gpkorea.com, 사진=지피코리아, BMW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