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재의 매일밤 12시]저는 7개월 동안 백수였습니다
[마이데일리 = 최용재 기자]경력 단절.
어떤 분야에서도 치명적일 수 있다. 특히 축구에서는 더욱 그렇다. 축구라는 스포츠는 1주일만 쉬어도, 한 경기만 뛰지 않아도, 경기 감각, 컨디션, 흐름이 끊어지는 매우 예민한 스포츠다.
그런데 무려 '7개월'이나 경력이 단절된 선수가 있다. 7개월 동안 '백수'로 지냈다는 의미다. 소속팀 없이 홀로 훈련했다. 개인 훈련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한계가 있다. 축구는 팀 스포츠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7개월을 백수로 보낸 선수에게 모두가 그랬다. "그의 선수 생명은 끝났다고"고.
하지만 그는 '대반전'을 일궈냈다. 모두의 예상을 비웃듯 부활에 성공했다. 7개월 백수가 다시 최고의 모습으로 등장한 것이다. 정말 대단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가 얼마나 노력했는지, 죽도록 달려들었는지, 그 한계를 극복한 것을 보면 경이로울 정도다.
이스코 이야기다. 스페인 최고의 미드필더로, 또 레알 마드리드 황금기의 주역으로 활약한 슈퍼스타였다.
이런 그에게 시련이 찾아왔다. 지난해 8월 레알 마드리드에서 쫓겨났다. 이후 세비야 유니폼을 입었지만 불화를 겪으며 또 방출됐다. 그리고 그는 그라운드에서 사라졌다. 무려 7개월 동안.
축구계에서 사라질 수 있었던 위기의 순간. 백수 이스코에게 손길을 내민 이가 등장했다. 말라가 시절 은사였던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이 이스코를 불러들였다. 레알 베티스로.
모두가 외면할 때 자신을 믿어준 스승. 이스코는 이 진심에 보답하고 싶었다. 그리고 자신이 죽지 않았다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는 놀라운 모습을 드러냈다. 레알 베티스 이적 후 6경기에서 모두 선발 출전했다. 골도 1골을 신고했다. 7개월 공백이 느껴지지 않을 정도로 최고의 활약으로 팀 중심에 자리를 잡았다. 믿음이 만들어낸 기적이다.
이스코의 사례는 세상의 모든 경력 단절자에게 희망을 안기고 있다. 불가능은 없다. 노력과 믿음이 있으면 7개월 백수도 부활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스코는 지금 행복하다.
"레알 베티스에 입단한 것에 만족한다. 축구를 계속할 수 있어 기쁘다. 또 감독의 환영이 기뻤다. 팬들과 동료들의 환영도 마찬가지였다. 무언가 보여줄 수 있다는 사실에, 팀에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사실에 만족한다. 내가 예상했던 것 보다 더 좋은 경기력이 나왔다. 축구를 하지 않은 시간이 길었다. 그러나 힘이 생겼고, 다시 뛸 수 있게 됐다. 내게 일어난 모든 일에 감사하다. 이제 막 시작했을 뿐이다. 올 시즌 모든 것이 잘 되기를 바란다."
그렇다면 참스승 페예그리니 감독은 어떤 마음일까. 제자에 대한 신뢰의 힘은 크고, 위대했다.
"나는 이스코가 잘하고 있는 것에 전혀 놀라지 않았다. 이건 놀랄 일이 아니다. 이스코가 지금 보여주고 있는 것은, 그가 가지고 있던 수준과 퀄리티다. 이스코가 해낸 일이다. 이스코가 매일 훈련하는 것을 보고, 그가 그런 체력과 경기력을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이스코는 정말, 정말 열심히 훈련했다. 자신에게 많은 것을 요구한다는 점을 알고 있다. 그리고 자신이 충분히 수행할 수 있다고 믿고 있다. 그것을 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하는 선수다. 이스코는 항상 도전을 즐기는 선수다."
[최용재의 매일밤 12시]는 깊은 밤, 잠 못 이루는 축구 팬들을 위해 준비한 잔잔한 칼럼입니다. 머리 아프고, 복잡하고, 진지한 내용은 없습니다. 가볍거나, 웃기거나, 감동적이거나, 때로는 정말 아무 의미 없는 잡담까지, 자기 전 편안하게 시간 때울 수 있는 축구 이야기입니다. 매일밤 12시에 찾아갑니다.
[이스코, 마누엘 페예그리니 감독. 사진 =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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