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저거 자재랑 비품 넘기고 인터넷 등등 명의이전 끝냈고 내일 폐업신고 하러 감.
남은 건 서른이 넘은 나이와 이천이 조금 넘는 대출, 그리고 영업용으로 쓰던 차 한 대. 할부가 반도 안된 차 한 대 남음.
막 엄청 어려워서 접는 건 아니고 영업장이 입찰을 보는 곳인데 이번 입찰이 떨어짐. 다른 곳보다 임대료가 쌌던 곳이라 더 하기엔 무리가 있다 싶어서 접게 됨.
코로나도 겹치고 경기가 나빠지고 등등 악재가 겹쳤다는 걸 핑계 삼아 열심히 하지 못한 거 같아 찝찝한데 되려 후련함.
억지 부리고 자기가 주인인 것처럼 행세하는 손님이랑 마주하지 않는 것만 해도 난 좋다 싶음.
어머니랑 같이 하던 가게인데 어머니가 아지트 삼던 가게를 접게 된 건 조금 아쉬움.
남은 대출이 사채 같은 건 아니고 아는 사람에게 빌리고 은행에 빌린 거라 꾸준히 갚으면 금방일 거임.
대출 없이 사는 게 소박한 목표였는데 인생이란 좀처럼 자기 생각대로 안되는 법이라고 쫄쫄이 발레복 입은 현자가 말했으니 이 또한 그러려니 함.
뭐 대단한 비전을 갖고 새로운 시작을 하려는 건 아니지만 스스로 생활이 바뀐다는 걸 자각해보려고 끄적임.
이제 취직자리를 알아보고 남의 돈을 받는 입장이 되겠지만 가만 생각해보면 손님들 돈도 남의 돈이니 크게 바뀌는 건 없다 싶음.
응원을 바라진 않지만 응원한다면 말리지는 않을 것임.
난 개쩌는 새끼라서 응원하는 보람이 코딱지 만큼은 있을 거라 생각하거든.
근데 이런 글은 어떻게 마무리 해야하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