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총 포커스] 크래프톤, 사외이사 임기 유연성 도입 의미는

사진=크래프톤 홈페이지

크래프톤이 사외이사의 임기를 더 이상 보장하지 않는다. 사외이사 임기를 1년에서 6년까지 개별적으로 달리 시행키로 했다. 달라진 경영 환경에 맞춰 보다 유연하게 이사진을 꾸리기 위한 복안으로 읽힌다. 핵심 지식재산권(IP)인 ‘배틀 그라운드(이하 배그)’ 의존도를 낮춰 다양한 파이프라인과 인공지능(AI) 기술 접목으로 기업 가치를 증대한다는 목표다.

크래프톤은 3월6일 열리는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별로 임기를 독립적으로 정하는 내용의 정관 변경을 추진한다. 기존 3년이던 이사의 임기를 3년 이내로 정하고 주주총회에서 각 이사별로 임기를 따로 정하는 ‘임기유연제’를 시행한다. 3년 임기를 더 이상 보장하지 않는다는 의미다. 변경된 정관은 3월26일부터 적용된다.

크래프톤 이사는 7명이다. 이중 사외이사는 5명이다. 사외이사의 임기 만료일을 보면 여은정 중앙대학교 교수, 이수경 피앤지 인터내셔널 스킨케어 부사장, 백양희 라엘 공동창업자 겸 대표이사의 임기는 2027년 3월30일이다. 이들은 지난 2021년에 신규 선임된 후 2024년 재선임됐다.

2023년에 신규 선임된 정보라 한국신용데이터 고문과 윤구 오토디스크 디지털 앤 이커머스 부사장은 2026년 3월 30일에 임기가 만료된다. 크래프톤은 지난 1년간 이사회를 총 8차례 개최해 42건의 의안을 처리했다. 사외이사들은 모든 의안에 찬성표를 던졌다.

자본시장법 등은 사외이사의 임기를 최대 6년으로 제한하고 있다. 상법은 이사의 임기가 3년을 초과하지 않도록 하지만 주주총회에서 정관을 변경하면 3년을 초과해 임기를 연장할 수 있다. 반대로 주주총회 결의로 3년보다 짧게 정할 수도 있다.

국내 기업 대부분은 정관에서 이사와 사외이사의 임기를 3년으로 하는데, 최근 이사의 임기를 달리 정하는 유연성 제도를 도입하는 기업이 증가하고 있다.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유연하게 대처하기 위한 목적이다. 임기를 보장하지 않고 책임 경영을 강화한다는 의미도 있다.

크래프톤도 경영 전략 변화로 기업가치를 증대하기 위해 임기 유연성을 도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크래프톤은 핵심 IP인 배그로 중국 시장에서 큰 성공을 거뒀으나 원IP 의존도가 높은 점이 리스크로 꼽혔다. 실적 증가에도 기업가치 증대에 어려움을 겪은 이유다.

크래프톤이 2021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던 당시 배그의 매출 비중은 90%를 웃돌았다. 신작을 출시해 리스크 해소에 나서겠다고 약속했지만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 증권가는 주가수익비율(PER)이 20배를 넘어서려면 글로벌 IP가 추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네이버증권에 따르면 크래프톤의 PER은 18.16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PER은 주가를 주당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1주당 수익의 몇 배가 되는지를 나타낸다. 기업가치를 매기는 지표로 PER이 낮으면 주가가 낮게 평가됐다는 의미다.

2021년 8월10일 상장 첫날 크래프톤의 주가는 45만4000원에 장 마감했다. 공모가 49만8000원보다 8.8% 낮은 수치다. 지난해 크래프톤은 연간 매출 2조7098억원, 영업이익 1조1825억원으로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주가는 여전히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크래프톤은 신작 개발 확대와 인공지능(AI) 접목을 통해 2027년까지 몸값을 2배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향후 5년간 신작 제작에 매년 3000억원을 투입한다. 주요 라인업으로는 △인조이 △다크앤다커 모바일 △서브노티카2 △딩컴 투게더 등이 있다. 배그IP와 신작IP의 매출 비중을 6:4로 구성한다는 목표다.

AI 기술을 중심으로 글로벌 게임산업의 미래 혁신을 이루기 위한 계획도 세웠다. 글로벌 기업인 엔비디아, 오픈AI와 지속적이고 긴밀하게 협력해 ‘협동 플레이가 가능한 캐릭터(CPC)' 등 AI 기술 고도화로 새로운 게임성을 글로벌 게임 시장에 선보일 계획이다.

크래프톤 관계자는 "각 이사의 역할을 고려한 전문성과 조직의 안정성을 제고하기 위해 변경을 추진하는 안건"이라고 말했다.

조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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