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뱃살 두둑한 나 어쩌지" 이 암에 치명적…초기 증상도 없다

정심교 기자 2025. 2. 12. 0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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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심교의 내몸읽기] 대장암 막는 생활수칙

대장암은 전 세계적으로 발병률이 빠르게 증가하는 암으로, 특히 최근 한국에서 증가세가 가파르다.

국가암정보센터에 따르면 2022년 기준 남성에게 발병한 암 중 대장암(10만명당 40.1명)이 폐암(38.8명), 위암(37.6명)을 제치고 1위로 올라섰다. 또 대장암은 65세 이상에서 많이 발생한 암 2위(10만명당 190.4명)였을 뿐 아니라, 15~34세에서도 2위 암(10만명당 7.1명)으로 올라서며 '젊은 대장암' 환자도 크게 늘었다.

다행인 건 대장암은 생활습관과 검진만 잘 받아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고, 조기 진단하기만 하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는 것이다. 가천대 길병원 외과 이원석 교수는 "대장암은 다른 암보다 예방을 위한 생활습관 방법이 많이 알려졌다"며 "이들 방법을 잘 실천한다면 대장 건강에 도움 될 뿐 아니라 삶의 질도 높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대장암 예방법 중 널리 알려진 건 ▲균형 잡힌 식단 ▲규칙적인 운동과 체중 관리 ▲금연과 절주 ▲정기적인 대장암 검진 ▲스트레스 관리 ▲충분한 수면 등이다. 이원석 교수는 "'당신이 먹는 게 현재의 당신(What you eat is what you are)'이라는 속담처럼 대장암 예방의 첫걸음은 건강한 식습관"이라고 강조했다.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은 대장 건강을 유지하는 데 필수다. 채소·과일·통곡물은 대장에서 독소를 배출하고 염증을 줄이는 데 탁월하다.

2022년 기준, 한국 남성 암환자 가운데 대장암 환자가 10만명당 40.1명으로 나타나, 일본(3위), 미국(3위), 영국(2위)과 달리 가장 많이 발병하는 암으로 자리잡았다. /자료=국가암정보센터

붉은 육류, 가공육을 너무 자주, 많이 먹으면 대장암 발생 위험이 커진다. 세계보건기구(WHO)는 붉은 육류를 '2군(Group 2A) 발암물질' 즉, 사람에게 발암 가능성이 높은 물질로 분류했다. 이는 붉은 육류 섭취가 대장암 발생과 연관이 있다는 증거로 인용된다. 소시지·베이컨·햄 등 가공육은 '1군(Group 1) 발암물질'로 분류되는데, 대장암과의 연관성이 더 확실히 밝혀져 있다. 이 교수는 "대장암을 막으면서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기 위해서라도 가공육보다 생선·닭고기 등을 대체해 섭취하는 게 좋다"고 권장했다.

유제품·두부·브로콜리 등으로부터 적정량의 칼슘·비타민D를 섭취하면 대장 점막의 건강을 보호하고, 암 발생 위험을 낮춘다.

'운동 부족'과 '비만'은 대장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큰 요인이다. 비만한 사람에게 많이 쌓이는 지방은 대장 점막을 자극하는 담즙산의 분비를 증가시킬 뿐 아니라 장내 세균으로 인해 발암물질로 바뀌어 대장 상피를 비정상적으로 성장하게 한다. 적정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특히 복부 비만은 대장암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 체중 관리를 통해 대장암을 예방할 수 있다. 걷기·달리기·수영 등 유산소 운동을 매일 30분 이상 규칙적으로 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대장암 발생 위험이 유의하게 낮았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흡연·과음 습관도 대장암 발생위험을 높인다. 흡연은 대장 점막을 망가뜨리는 데다, 대장암 유발 물질을 체내 쌓이게 한다. 특히 10년 이상 담배를 피우면 대장암 발생위험이 많이 증가한다고 보고된다. 이원석 교수는 "음주의 경우에도 대장암을 막기 위한 안전한 기준선이 따로 있는 게 아니므로 가급적 피하는 게 좋지만, 꼭 술을 마셔야 한다면 하루 한 잔 이하로 제한하길 바란다"고 조언했다.

대장암은 소리 없이 찾아온다. 대장암 발생 초기에 증상이 거의 없어 조기 발견에 어려움이 많다. 따라서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정기적인 검진을 통해 예방하는 게 핵심이다.

스트레스에 꾸준히 노출되면 면역체계를 무력화하고 염증 반응을 늘려 대장암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평소 스트레스를 완화하기 위해 명상·요가·취미활동을 하고, 하루 7시간 이상 충분한 수면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대장내시경 검사는 '대장암의 씨앗'인 용종(폴립)을 조기에 발견해 없애는 방법으로, 대장암을 직접적으로 예방하는 효과가 크다. 이원석 교수는 "만 50세 이상부터는 1~2년 마다 대변 잠혈 검사나 대장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한다"며 "특히 가족력이 있는 경우, 일반인보다 이른 나이에 검사를 시작해야 한다. 대개는 가족의 대장암 진단 나이보다 10년 더 빨리 대장내시경 검사받는 게 권고된다"고 말했다.

정심교 기자 simkyo@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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