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우 중앙지검장 “미제 사건 털어내라”…부실 처분 증가 우려도

박호현 기자 2026. 3. 30. 1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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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이 신규 사건 착수보다 미제 사건 처분을 최우선 과제로 삼기로 했다.

수년 전 수사에 착수하고도 최종 처분이 이뤄지지 않은 사건이 누적된 상황에서 10월 검찰 폐지 이전까지 미제 사건을 최대한 정리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공정거래조사부 등 일부 부서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부서가 미제 사건 처분에 매달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이 정식 출범하기 전까지 부족한 인력으로 중앙지검 내 기존 사건을 정리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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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검찰 폐지 앞두고 총력
2년새 50% 폭증…1만건 시대 눈앞
검사 이탈로 3~4개 부서 인력 증발
신규 사건 수사 여력 확 줄어들 듯

전국 최대 검찰청인 서울중앙지검이 신규 사건 착수보다 미제 사건 처분을 최우선 과제로 삼기로 했다. 수년 전 수사에 착수하고도 최종 처분이 이뤄지지 않은 사건이 누적된 상황에서 10월 검찰 폐지 이전까지 미제 사건을 최대한 정리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일각에서는 검찰이 미제 사건 해소에 쫓기면서 사건을 파고드는 노력없이 손쉽게 무혐의 처분을 내리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박철우 서울중앙지검장은 최근 일선 부서에 “미제 사건을 최대한 털어내라. 혐의 입증이 어려운 사건은 과감히 무혐의 처분하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 전국 검찰청에 미제 사건이 쌓이는 상황에서 서울중앙지검도 예외가 아닌 만큼 이 같은 지시가 내려진 것으로 전해졌다. 실제로 대검찰청에 따르면 3개월 이상 최종 처분이 이뤄지지 않은 전국 검찰청의 미제 사건은 2024년 6만 4546건에서 지난달 12만 1563건으로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서울중앙지검 역시 같은 기간 6857건에서 9928건으로 45%가량 증가하며 ‘미제 1만 건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검사 이탈에 따른 인력난도 이 같은 지시의 배경으로 꼽힌다. 사직과 휴직, 특검 파견 등이 이어지면서 중앙지검의 검사 인력 부족도 심화하고 있다. 실제 중앙지검 검사 정원은 267명이지만 이달 말 기준 재직 인원은 241명에 그쳤다. 사실상 3~4개 부서가 통째로 비어 있는 것과 비슷한 상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 지검장의 지시와 맞물려 최근 중앙지검은 주요 사건 처분을 잇따라 내놓고 있다. 24일에는 북한에 네 차례 무인기를 보낸 관계자 3명을 기소했다. 다만 경찰이 송치한 혐의 가운데 군사기지 및 군사시설 보호법 위반 부분은 증거 부족을 이유로 혐의없음 처분했다. 25일에는 최정우 전 포스코그룹 회장 등 임직원들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사건에서 피의자 64명 전원을 불기소 처분했다. 이 사건은 2021년 고발된 사안으로 포스코그룹 임원들이 자사주 매수 계획 발표 전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던 사건이다. 중앙지검 관계자는 “포스코 임직원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사건은 공소시효 완성 직전까지 처분이 미뤄졌던 사안”이라고 말했다.

26일에는 대장동 민간업자 천화동인 7호의 실소유주인 전직 기자 배 모 씨를 불구속 기소한 반면 화천대유 대주주 김만배 씨의 형과 누나에 대해서는 불기소 처분했다. 27일에는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13명을 불기소 처분하고 구영배 큐텐 대표 등 8명은 추가 기소했다.

법조계에서는 중앙지검이 최근 주요 사건을 사실상 하루 한 건꼴로 최종 처분하는 것을 이례적으로 보고 있다. 법조계의 한 관계자는 “검사 이탈로 미제가 빠르게 누적되고 있는 데다 이전부터 처분이 미뤄진 사건도 적지 않기 때문일 것”이라며 “10월 검찰 폐지 이후 3개월의 유예기간 동안 기존 사건을 대거 정리해야 하는 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 지검장의 지시에 따라 주요 부서들 역시 신규 사건에 착수하기보다 기존 미제 사건 처분에 인력을 우선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미제 정리 압박까지 커지면서 추가 수사가 필요한 사안까지 상대적으로 손쉬운 무혐의 처분으로 마무리되는 사례가 늘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검찰의 한 관계자는 “공정거래조사부 등 일부 부서를 제외하면 거의 모든 부서가 미제 사건 처분에 매달리고 있는 상황”이라며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이 정식 출범하기 전까지 부족한 인력으로 중앙지검 내 기존 사건을 정리하는 것도 쉽지 않다”고 말했다.

박호현 기자 greenlight@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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