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롤스로이스 사건으로 떠오른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관리 인력 늘려야”

염현아 기자 2024. 12. 4. 1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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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기관 마약류 관리 강화 국회 토론회
의료용 마약류 사용 늘자 오남용 사례도 급증
“정부 가이드라인 마련해 관리 강화해야”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료기관 마약류 관리 강화 토론회에서 패널들이 발언하고 있다./염현아 기자

지난해 배우 유아인이 병원을 돌며 수면제와 프로포폴을 과다 투약한 혐의로 법정 구속된 데 이어, 의료용 마약류를 복용한 뒤 차를 몰다 행인을 치어 숨지게 한 ‘압구정 롤스로이스’ 사건 등이 잇따르면서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문제가 도마에 올랐다.

암 환자의 통증 관리, 무통 분만을 위한 마약 투약 등 마약류 처방이 꼭 필요한 환자들만 처방받을 수 있도록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의약계를 중심으로 커지는 분위기다.

김정태 한국병원약사회장은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료기관 마약류 관리 강화 토론회에서 “의료기관에서 환자 치료를 위한 의료용 마약류 사용은 필수적이며 실제 관리마약성 진통제의 사용이 급증한 만큼, 오남용과 불법투여·유통 등 여러 문제점도 발생했다”며 “이를 막기 위해서는 보다 체계적인 마약류 관리와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의료용 마약류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지정하는 필수의약품 중 하나로, 수술 후 통증, 암·만성 통증 관리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좀비 마약’으로 알려진 펜타닐과 모르핀·옥시코돈 등 마약성 진통제가 대표적이다. 진통 효과는 좋지만 그만큼 중독성, 의존성이 강해 신중히 사용해야 하는 약물이다. 국내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품목 허가한 의료용 마약류는 지난해 기준 향정신성의약품 295종에 달한다.

사용량이 크게 늘면서 마약류 오남용과 불법투여, 임의 폐기·불법유통, 연예인·유명 인사들의 오남용·중독 등 문제도 급증했다. 의료용 마약류 범죄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검찰에 따르면 의료인 마약범죄자 수는 2017년 42명에서 지난해 313명으로 3배 이상 늘었다. 올해는 1~9월 검거된 의료인만 312명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품목 허가한 의료용 마약류 항목./김경임 고려대 약대 교수 제공

이에 정부는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예방을 위해 지난 2018년 5월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NIMS)을 도입했다. 마약류 제조업자·도매상·의사·약사 등 마약류 취급자가 의료용 마약류의 취급정보를 전산 보고하는 시스템이다. 2020년부터는 마약류 처방 단계부터 안전강화 조치를 시행하고 있으며, 올해 6월부터는 의료기관이 마약성 진통제인 펜타닐을 처방하기 전에 환자의 마약류 투약 내역을 반드시 조회하도록 의무화했다.

식약처는 이날 오후 마약류 안전사용을 위한 전문가 협의체 회의를 열고 의료용 마약류 오남용 방지 조치 기준, 의료용 마약류 사전알리미 현황 등을 논의하기도 했다. 사전알리미는 마약류 오남용 조치기준을 벗어나 처방한 의사에게 해당 내용을 서면으로 통지하고 개선 여부를 추적·관리하는 제도다.

이런 조치에도 의약계는 관리 방안이 더욱 강화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마약류관리자 인력 부족을 가장 심각한 문제로 꼽았다.

마약류관리자는 의료기관에 종사하는 약사로, 환자에게 처방되는 마약류를 조제·관리하는 책임을 가진다. 마약 의약품 관리를 비롯해 정부의 NIMS 시스템 관리, 조제·관리, 처방 검토·추적 관리, 환자 모니터링, 적정 사용 교육 등이 주요 업무다. 의사·한의사 등 마약류취급의료업자가 4명 이상 속한 의료기관일 경우 마약류관리자가 필수로 채용해야 한다. 그러나 4인 미만 병·의원급 의료기관의 경우에는 필수가 아닌 권고 수준에 그쳐 마약류 관리 사각지대에 놓일 수밖에 없다.

윤정이 서울성모병원 약제부 조제팀장은 “먀약류 오남용 예방과 적정 사용 관리를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이지만, 병·의원 같은 곳은 인력이 아예 없는 의료기관이 많다”며 “이런 경우에는 병원약사 또는 의사들이 직접 관리해야 하는 만큼, 과중한 업무에 시달리게 된다”고 말했다. 윤 팀장은 “마약류관리자 지정 의료기관의 기준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정부는 국회와 보건복지부 등과 논의해 구체적인 가이드라인 마련을 검토할 방침이다. 김은주 식약처 먀약관리과장은 “마약류 의약품 오남용을 막기 위해 현행 마약류관리법을 강화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며 “국회에서 관련 관련 법안 개정을 검토하고 있는 만큼 식약처도 이에 발맞춰 연구 용역을 의뢰해 빠르게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환자 단체도 참석해 안전한 마약류 의약품 복용을 위한 전문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해달라고 호소했다. 이용우 통증증후군환우회 회장은 “마약류 의약품이 꼭 필요한 환자들이 적정량을 초과해 마약성진통제에 중독되거나 오남용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를 막으려면 환자의 올바른 복용을 위한 전문 교육 인력과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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