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인이 사랑하는 배달음식 피자. 요즘엔 이렇게 얇은 씬도우 피자, 그러니까 씬피자를 먹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바삭한 식감도 좋고, 무엇보다 피자 꽁다리가 없어서 피자는 씬피자만 먹는다는 이들도 꽤 있다. 하지만 두께는 얇은데 값은 그만큼 얇지가 않아서 주문할 때마다 왠지 손해보는 느낌이 들긴 한다. 씬피자는 양이 적은데 왜 싸지는 않은 걸까. 유튜브 댓글로 ‘씬도우 피자는 왜 비싼지 이유를 알아봐달라’는 의뢰가 들어와 취재했다.

사실 같은 질문은 해외에서도 꾸준히 제기됐다. 요약하면 양도 적은데 비싸기까지 하니 이거 ‘호구’ 잡히는 거 아니냐는 그런 의문이다. 이걸 보면 외국이라고 해서 딱히 씬피자가 일반 피자보다 싼 건 아닌 모양이다.

일단 씬피자가 정말 일반 피자보다 비싼지 알아봤다. 도미노피자, 미스터피자, 피자헛, 파파존스까지 4개사 홈페이지에 공개된 가격을 비교해보니 대부분 씬피자와 일반 피자 가격이 같았다. 다만 제공되는 디핑소스가 적거나 토핑이 적어보이는 경우는 있었다. 피자스쿨, 피자알볼로처럼 가성비를 내세우는 피자 프랜차이즈에선 아예 씬도우 메뉴가 없었다.

자료를 뒤져보니 십수년 전에는 가격 차가 있었는데, 그때는 심지어 씬피자가 더 비쌌다. 2000년대 초반엔 씬피자가 일반 피자보다 4000~5000원 비쌌고, 2000년대 후반 리뷰를 보니 1000원쯤 비쌌다고도 한다. 그러니까 그 사이 씬피자가 일반 피자보다는 조금씩 가격이 덜 올라서 지금처럼 둘 가격이 같아진 거다.

수소문을 하다 대형 피자 프랜차이즈 근무 경험이 있는 22년차 셰프와 연락이 닿았는데, 이 셰프의 설명을 요약하자면 씬피자가 비싼 데는 다 이유가 있다고 했다.

첫번째 이유는 재료비 문제인데, 같은 양의 밀가루로 만들 수 있는 씬도우가 일반 도우의 거의 절반 밖에 안된다고 했다.
A레스토랑 셰프
“똑같은 밀가루의 양을 사용을 했을 경우에 씬피자가 훨씬 적은 양의 피자 수가 나오는 거죠. 물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거의 절반 수준이라고 생각하시면 되요. 부풀어지는 양이 그 정도 수준이에요.”

그렇다면 씬도우 양은 왜 줄어드느냐. 바로 반죽 과정의 차이 때문이다.
A레스토랑 셰프
“기본적으로 피자 도우라는 게 그냥 밀가루와 이스트와 물, 다음에 약간의 기름 식용유 이 정도가 끝이에요. (일반)도우 같은 경우엔 물이 들어가고 밀가루와 반죽이 돼서 부푸는 과정을 거치잖아요. 그런데 씬도우 같은 경우에는 물이 거의 안 들어가요. 그냥 단순히 밀가루의 글루텐과 그 이스트의 온도만을 가지고 발효 과정을 거쳐서 이 밀가루들을 합치는 거거든요.”

또 다른 차이점은 발효시간이다.
A레스토랑 셰프
“보통 일반 도우 같은 경우에는 2시간 정도 (발효)하는, 2시간 정도는 했던 걸로 기억은 해요. 근데 씬도우 같은 경우에는 거의 24시간을 한다고 생각하시면 되요.”

그러니까 씬도우가, 재료비는 비싸고 만드는 데 공도 더 많이 든다는 얘기. 과거에 씬피자가 더 비쌌던 이유나, 규모가 작은 피자 프랜차이즈가 씬피자를 메뉴에 못 넣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A레스토랑 셰프
“(과거에는) 씬피자가 그렇게 많이 나가지도 않았어요. 근데 나가지 않게 돼서 도우를 폐기해야 될 상황들이 생기면 그냥 과감히 폐기하면서까지도 계속 메뉴를 가지고 있었던 걸로 기억해요.”

대형 프랜차이즈는 씬도우와 일반 도우의 비용 차이를 수입으로 해결하고 있다. 미국에 본사가 있는 도미노피자에 문의했더니 “오리지널과 나폴리도우는 냉장 저온으로 국내 생산하지만, 씬도우는 수입이라 원가 차이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다만 이 경우에도 가격을 맞출 수 있는 거지 씬도우가 다른 도우보다 싼 건 아니라고 한다.

사실 배달 피자 가격을 향한 소비자들의 불만은 씬피자에 국한된 게 아니다. 최근 국내 피자 값은 감당 못할 정도로 올라있는데 올해 초 미스터피자가 가격을 추가인상하면서 미디움 사이즈는 평균 3만원을 넘었고, 라지 사이즈는 4만원에 육박하고 있다. 오죽하면 ‘피자는 할인행사 때만 먹는 것’이라는 이야기가 퍼져있을 정도다.

배달 피자는 한때 짜장면을 위협한 배달시장 강자였다. 하지만 비싼 가격 때문에 소비자들이 등을 돌리면서 국내 배달 피자 시장 규모는 2017년만 해도 총 2조원 수준이던 게 지난해 1조2000억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씬피자에 대한 소비자들의 오해 역시 피자는 쓸데없이 비싸다는, 배달 피자에 대한 오랜 불신이 쌓인 결과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