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원 빵 하나로 이어진 8년… 이웃과 함께 굽는 精 계속되길"

윤경식 기자 2025. 10. 12.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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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요인터뷰] 김경애 대전 신라방 빵집 대표
기존 이름이었던 ‘신라방’ 이어받아
도넛 11종으로 시작…100종 종류 늘려
브랜드 빵집과 차별화 500원 빵집 운영
코로나 시기에도 단골 꾸준… 입소문 타
가족처럼 손님 챙기는 따뜻한 운영 철학
학생·환자·이웃 맞춤 배려… 정성 응대
작은 정원 조성 목표 ‘동네 사랑방’ 지향
신라방 전경. 사진=조정민 기자
▲ 김경애 신라방 대표. 사진=조정민 기자

[충청투데이 윤경식 기자] 8년 전, 대전 중구 목동의 한 골목에 문을 연 '신라방'은 '빵 1개에 5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과 훌륭한 맛으로 동네 주민들의 사랑을 받아왔다. 주민들의 꾸준한 성원에 신라방은 코로나19와 경기침체의 매서운 바람도 이겨냈다. 저렴하지만 정성이 담긴 맛, 그리고 손님 한 사람 한 사람을 향한 따뜻한 마음은 신라방이 500원 빵집을 유지할 수 있었던 비결이다. 앞으로도 '500원 빵집'을 유지하며 동네주민의 사랑방으로 자리를 지키고 싶다는 것은 신라방의 주인장 김경애 대표의 소망이다. 이에 충청투데이는 단돈 500원의 행복을 전하는 착한 빵집 '신라방'을 운영하는 김경애 대표를 만나 '500원 빵집' 신라방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편집자 주>

-신라방에 대해 소개한다면?

이 자리에서 빵집을 시작한 것은 8년 전이다. 과거에 유성구나 서구에서 빵집을 운영했는데, 지인의 추천으로 이곳에 빵집을 열었다. 처음에는 도넛을 주력으로 조그맣게 운영하다가 빵 종류를 늘려 현재는 약 100종 정도의 제품을 판매하고 있으며 지금도 계속해서 새로운 메뉴를 내놓고 있다. 신라방이라는 이름은 기존에 이 자리에 먼저 운영되고 있던 가게 이름을 그대로 이어받은 것이다. 가게를 준비하며 동네 사람들의 추억 속에 남아 있는 이름을 지키고 싶다는 생각에 상호를 바꾸지 않고 '신라방'이라는 이름을 유지하게 됐다. 덕분에 신라방이라는 이름은 중간에 떡집이 들어서며 이 자리에서 잠시 사라지기도 했지만 다시 빵집이 들어서고 8년 전 우리가 빵집을 이어가면서 40년 째 이 자리에서 이어지고 있다.

-'500원 빵집'을 시작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처음 빵집을 열었을 때는 도넛 11종을 주력으로 작게 장사를 시작했다. 500원 빵집을 시작하게 된 이유는 브랜드 빵집과의 경쟁에서 차별화를 갖기 위해서였다. 사람들이 저렴한 가격으로 여러 생필품을 살 수 있는 다이소를 찾는 것처럼 사람들이 부담 없이 가게에 올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빵을 만드는 기술만큼은 자신이 있었기 때문에 가격이 저렴하다면 사람들이 많이 찾아올 것이라는 생각도 있었다. 가격이 오랫동안 유지되면서 이제는 단골 손님들이 "빵 값을 올려야 하는 거 아니냐"며 걱정해 주시는데 남편이 힘닿는 한 빵값을 500원으로 계속 유지할 생각이다.

-경기침체로 소비자들의 지갑이 닫히면서 500원 빵집 운영에 힘든 점이 많았을 것 같은데?

빵집을 오픈하고 코로나19 등의 위기가 있었지만, 가게 운영에 어려움을 겪은 적은 없었다.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다들 어렵다고 했지만 손님들이 꾸준히 빵집을 찾았다. '1개 5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판매를 하다 보니 가벼운 마음으로 가게를 방문해 주신 것 같다. 저렴한 가격임에도 브랜드 빵집에 뒤지지 않는 맛도 손님들이 계속 빵집을 찾는 이유다. 손님이 많아지면서 다양한 취향을 맞추기 위해 도넛 이외에도 빵 종류를 하나씩 추가했고 매콤고로케가 인기를 끌면서 더 많은 손님들이 가게를 찾았다. 최근에는 저렴하고 맛있는 빵집이라는 것이 SNS나 블로그 등에 알려지면서 일부러 찾아오는 손님들도 많아졌다.

-손님들을 단골로 만드는 비결이 있다면?

가게를 운영하면서 맛있는 빵과 함께 손님들에게 정을 나눠주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다. 가게를 찾은 손님들에게 엄마, 며느리, 딸, 친구처럼 마음을 열고 다가갔고 처음 방문한 손님은 '7살 아이 엄마', '출산을 앞둔 산모' 등의 특징을 달력에 메모했다. 그리고 그 손님이 다시 가게를 찾으면 인사를 건네고 좋은 소식이 있을 경우 선물도 전하며 마음으로 손님과 가까워지려 했다. 하교 후 가게를 찾은 학생들에게는 간식으로 빵을 더 챙겨주고 병원에서 방문한 환자들은 몸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건강한 빵을 권하고 있다. 빵을 제때 소비하지 못할 정도로 많이 사는 경우에는 내가 먼저 손님을 말리기도 한다. 당일 소비하지 못할 경우 빵의 맛이 떨어지고 너무 많이 먹을 경우 건강에도 좋지 않다는 생각에서다. 때문에 "남들은 더 팔려고 욕심부리는데, 사장님은 가져가고 싶은 것도 못 가져가게 한다"는 핀잔을 듣기도 하지만 손님이 빵을 건강하고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권유하는 편이다. 때로는 더 챙겨줘서 남는 게 없을 때도 있지만, "내가 돈을 더 버는 것보다 단골손님이 행복할 수 있다면 좋다"라는 마음으로 오랜 기간 가게를 찾아오는 단골 손님에게는 도넛 하나라도 더 챙겨주려 한다. 이처럼 가게를 찾은 사람들을 단순히 손님으로 대하지 않고 마음을 전하고 정을 나누려 했던 것들이 손님들의 재방문과 오랜 기간 가게를 찾아오는 단골손님으로 이어지게 하는 가장 큰 이유라고 생각한다.

-빵집을 운영하며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저녁이 되면 자율학습이 끝난 고3 학생들이 가게를 찾는데 한 학생이 빵을 사고 친구들은 구경만 하고 있을 때가 있다. 그럴 때면 나는 "너는 돈 주고 샀지만, 아줌마가 쟤네들 그냥 줘서 미안해"라며 빵을 구매하는 친구에게 양해를 구하고 친구들의 빵까지도 챙겨줬다. 이후 어느 날 그 학생들이 가게를 찾아와 "이제 취업해서 서울로 가게 됐어요"라며 감사의 인사를 전했고 나는 "나중에 훌륭하게 되면 꼭 다시 찾아달라"며 빵을 선물을 챙겨줬다. 그리고 그날을 기억하기 위해 학생들과 같이 사진을 찍었다. 내가 나눴던 마음이 다시 돌아오고 아이들과 추억을 기록했던 그 순간이 너무 행복했던 시간으로 기억에 남는다.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무엇인지?

현재 생각 중인 목표는 신라방의 맛있는 빵을 주민들이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카페를 만드는 것이다. 카페를 만든다면 아이들이 읽을 수 있는 책과 장난감을 갖다 놓고 작은 정원을 조성해 손님들이 자연을 즐기며 지인들과 힐링하고 빵과 음료를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꾸밀 생각이다. 그래서 동네 주민과 손님, 누구나 편안한 마음으로 찾아올 수 있는 마치 동네 사랑방과 같은 공간을 만들고 싶다.

윤경식 기자 ksyoon1102@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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