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기관 대상 워케이션 확대
첫 주자 한국동서발전

업무용 노트북을 펼친 자리가 해변과 이어지는 창가라면 어떨까. 도시의 회색 사무실을 벗어나, 푸른 바다와 현지 문화를 곁에 두고 근무할 수 있는 새로운 형태의 일상이 현실이 되고 있다.
최근 몇 년 사이 ‘워케이션’이라는 개념이 민간을 넘어 공공 영역까지 확산되며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국내에서도 이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려는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특히 행정기관과 공기업 등 공공기관 소속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워케이션 지원이 시작되면서,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지역과의 상생 모델로 진화하는 흐름이다.
이와 동시에 지방자치단체들은 관광지로서의 매력을 업무 공간과 결합해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실질적 성과까지 노리고 있다.

최근 한 지자체는 이를 선도적으로 실행에 옮기며 구체적인 사례를 만들고 있다. 근무 공간을 무료로 제공하는 것은 물론, 일정 기간 체류 시 지역 화폐까지 지급해 방문자의 소비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업무 효율성과 휴식, 사회적 책임까지 아우르는 새로운 근무 방식이 과연 어떤 지역에서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고 있는지 관심이 모인다.
이른바 ‘일하는 여행지’로 변신 중인 공공형 워케이션 시범지, 제주도로 떠나보자.
제주도, 워케이션 사업 본격 추진
“일도 하고 지역에 기여도 하는 제주형 워케이션, 출장인데 바다 보면서 회의해요!”

제주도가 중앙부처, 공기업, 준정부기관 등 공공부문 직원을 대상으로 ‘워케이션’(휴가지 원격근무) 사업을 본격 가동한다.
단순한 재택근무가 아닌, 제주라는 지역의 특색을 살린 근무 환경을 제공하면서 동시에 지역경제 활성화와 공공기관의 사회적 책임 이행까지 함께 추진하겠다는 전략이다.
제주도에 따르면 이번 워케이션 사업의 첫 시범 운영 기관으로 한국동서발전이 참여했다. 동서발전 소속 직원 90여 명은 지난 23일부터 제주시 원도심에 마련된 공공형 워케이션 전용 오피스에서 2주간 근무하며 다양한 지역 체험 프로그램에도 함께하고 있다.
단순히 근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제주 현지에서의 생활과 지역사회와의 교류가 가능한 구조로 기획돼 주목된다.

참여자들은 근무 외 시간에 제주 해안을 따라 산책하거나 달리며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 활동에 참여하고, 지역 전통시장도 직접 방문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제주도는 공공기관의 워케이션이 단순한 업무 효율 증대뿐만 아니라 지역 사회에 대한 기여와 환경 보전 활동이라는 공공적 가치까지 담아낼 수 있도록 설계했다.
이번 한국동서발전의 참여를 계기로, 제주도는 워케이션 사업을 다른 공공기관으로까지 적극적으로 확대할 방침이다. 향후 다양한 중앙기관과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유치 활동을 벌이며 제주형 워케이션 모델을 전국에 확산시키겠다는 계획이다.
제주도의 공공기관 워케이션은 도외 공공기관 소속 직원을 대상으로 워케이션 전용 공간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것이 핵심이다. 사무환경을 갖춘 오피스 공간은 기본이고, 업무 연속성과 함께 지역 체험이 가능하도록 편의시설도 마련되어 있다.

또한 제주도는 이 공간을 3일 이상 이용하는 참여자에게는 제주 지역화폐인 ‘탐나는전’을 선착순으로 제공해 체류기간 동안 지역 소비를 유도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실질적인 도움이 되도록 하고 있다.
제주도는 워케이션을 단순한 트렌드가 아닌, 지방자치단체와 공공기관 간의 상생모델로 키우기 위한 전략적 접근을 이어가고 있다. 일과 삶의 균형, 공공의 가치, 지역의 지속가능성이라는 세 가지 축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실행에 나선 셈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