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3세 신중하, 상무 승진…"인사원칙, 임직원과 동일"
교보생명이 최근 정기인사에서 신창재 교보생명 대표이사 겸 이사회 의장의 장남 신중하 씨를 경영임원(상무)으로 승진시켰다고 15일 밝혔다. 신 상무가 교보생명 그룹 계열사에 입사한 지 10년 만이다.
신 신임 상무는 올해 초 경영임원 후보에 선발돼 1년 동안 다른 경영임원 후보와 마찬가지로 디지털 리더십, 경영지식, 인사이트 역량 등을 체계적으로 육성하는 과정을 거쳤다. 같은해 4월부터 그룹경영전략담당 겸 그룹데이터TF장으로 자리를 옮겼고 이번 승진으로 인공지능(AI)활용·VOC데이터담당 겸 그룹경영전략담당 업무를 수행할 예정이다.
보험 업계에서는 오너 3세임에도 오랜 기간에 걸쳐 다양한 실무 경험을 쌓은 후 임원으로 승진한 신 상무를 두고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교보생명은 인사원칙을 중시하는 부친 신 의장의 경영철학이 반영된 결과라는 입장이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이번 인사 역시 일반 임직원과 동일한 인사원칙이 적용됐다"며 "본격적인 경영승계 포석이라기보다 신창재 의장의 인사원칙에 따라 착실하게 경영수업을 받고 있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신 의장은 평소 임직원에게 "경영을 잘할 수 있는 사람이 최고경영자(CEO)를 맡아야 한다"며 "자녀도 경영능력을 갖추고 있으면 후보가 될 수 있지만 충분한 경영능력을 갖추려면 오랜 시간과 다양한 경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한 것으로 전해졌다.
신 상무는 1981년생으로 미국 뉴욕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외국계 투자은행(IB)인 크레디트스위스 서울지점에서 2년여간 근무했다. 2015년 교보생명 관계사인 KCA손해사정에 대리로 입사해 보험 가입부터 보험금 지급까지 보험업과 관련해 전반적인 경험을 쌓았다. 이후 다시 미국 유학길에 올라 컬럼비아대학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마쳤다.
2021년 교보정보통신(현 교보DTS)으로 자리를 옮겨 디지털혁신(DX)신사업팀장으로 일하다 이듬해 5월 교보생명에 차장으로 입사했다. 그룹디지털전환(DT)지원담당, 그룹데이터전략팀장을 맡으며 그룹의 데이터 체계 구축 및 DT 추진 현황을 점검하고 개선방안을 수립함으로써 그룹내 DT 가속화를 지원하는 업무를 수행했다.
그는 교보DTS에서 근무하던 2021년부터 교보DTS의 자회사이자 데이터분석 전문기업인 디플래닉스(Dplanex) 설립을 주도해 3년 동안 그룹 데이터 통합 체계 구축 및 그룹 디지털 전략 수립에 힘썼다. 2022년에는 한국과학기술원(KAIST)과 산학 협력해 미래 보험기술 연구를 위한 전문 연구센터인 'KDK 미래보험 AI연구센터'를 개소했다. 지난해는 그룹 차원의 데이터 질적 확대를 위해 교보그룹 데이터 체계 및 인프라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는 등 데이터와 AI 기반의 디지털 혁신 분야에서 역량을 펼치고 있다.
박준한 기자